월드 오브 투모로우
케리 코란 감독, 쥬드 로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0.
노마드님의 블로그1)에서 감상을 읽고,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영화다. 봤더니, 재밌었다. 엄청나게 재밌다. 그래서 네이버 무비에 가봤더니, 반응이 다들 안 좋더라. 화가 나버렸다. 역시 네이버-_-?


1.
1930년대는 필름 느와르의 태동기였다.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받은 인상 역시 필름 느와르에의 짙은 향수였다. 그 질감까지야 따라갈 수 없겠지만, CG로 구현된 1939년(영화의 배경이 1939년이라고 한다)의 뉴욕은, 문자 그대로 noir의  느낌 그것이었다. 도시에 부유하는 서치 라이트들은 마치 [배트맨]2)의 고담市를 보는 것 같았고.

여기에 마블코믹스 식의 슈퍼영웅(-_-?)이 등장한다. 과연 스카이 캡틴을 슈퍼영웅으로 볼 수 있는지는 조금 의문스럽기도 하다만;; 스카이 캡틴이라는 이름에서부터, 그가 모는 단엽기(單葉機)가 배트맨의 배트카(?)를 연상시킨다는 점 등이 내게는 그렇게 다가왔다.

거대로봇을 포함한 토튼코프의 기계들과 스카이 캡틴이 대결하는 장면은 많은 부분에서 스타워즈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특히 초반부의 단엽기 대 거대로봇 전투신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5]에서 X윙 대 스노우워커3)의 전투신과, 다리를 공격하는 부분 등 매우 흡사하며, 후반부에 등장하는 광선봉 역시 스타워즈의 라이트세이버와 상당히 유사하다. 그야 뭐 라이트세이버가 워낙 유명하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만, 감독은 의도적으로 광선검의 클리셰를 거부하려 하지 않았다는 얘기이다.

그리고 연적이 포함된 주인공들의 알콩달콩하는 로맨스, 엄청난 물량공세를 퍼붓는 악당, 인류와 지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싸움 등 지극히 통속적인(헐리웃적인) 이야기들로 영화는 진행된다. 결국 주인공들이 승리하리란 사실에 한치에 의심도 있을 수 없는, 행복한 이야기.


2.
영화는 이처럼 차용된 이미지와 클리셰, 스테레오타입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유.쾌.하다. 요즘 유행하는 소위 반전이나 색다른 소재 혹은 심금을 울리는 감동만이 영화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지겨우리만큼 통속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진부한 이야기와 이미지들이 환기시키는 과거의 영화들에 대한 기억과 애정은 나로 하여금 이 영화를 미워할 수 없게 만들고 만다. 딱히 영화가 특정 인물이나 영화에 대해 오마주의 입장을 취하는건 아님에도, 이 영화속에는 알게 모르게 그러한 애정이 녹아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주드 로와 기네스 펠트로가 옥신각신 펼치는 애정행각이 느무느무 재밌는거라-_ㅜ)b 거기다 주드 로의 목소리와 그 대사들에, 난 반해버렸다>_< 이완 멕그리거 이후 오랜만에... 남자 배우한테 홀딱 반해버렸다.



그다지 불필요한, 내맘대로 각주

1) http://boulogne.egloos.com/798770/

2) 특히 애니메이션판 배트맨을 본 적이 있다면 공감할거다. 또한 영화 [배트맨]은 로우키와 하이키의 대비라든가 역광 등 필름 느와르적 조명 기법을 잘 활용한 영화다.

3) http://www.asahi-net.or.jp/~CC5N-ITU/star4.html
프라모델 이미지. 한 번 보면 다들 뭔지 알거다. 사실 스카이 캡틴의 단엽기가 건물 틈사이로 90도 회전해서 비행하는 장면마저도 [스타워즈 에피소드 4] 등에서의 X윙의 비행장면을 연상시키키도 한다. X윙은... 다들 어떻게 생겼는지 알죠-_-?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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