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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도둑
클라이브 바커 지음, 소서영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05-3-19 오전 동안.
장편 호러소설이라는 카피가 붙어있긴 하다만, 본격 장르소설로서 호러소설이라고 부르기는 조금 무리인 작품. 비하(?)시켜 말한다면 장편 호러소설이라기보다는 중편 우화 정도 되겠다. 클라이브 바커의 네임 밸류 하나만으로 번역되어 나온 책이라는 사실이 명백한데, 따라서 호러소설로서의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그의 일러스트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메리트이긴 하지만, 오히려 그 사실이 주제의 우화적인 성격과 맞물려, 본작을 일개 동화책 수준으로 전락시키는데에 일조하고 있기도 하다.
너무 나쁜 말만 했나?
사실 [헬레이저]로 클라이브 바커를 기억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핀헤드의 시각적 공포를 지면을 통해 재현한다는 자체가 당연히 무리인 것이다. 그렇다고 주제가 좀 오묘하느냐 하면 그것 또한 아니다. 본작 전체를 알레고리로 받아들일 때, 작품에 차용된 여러 상징들을 연결하여 확대해석할 여지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만, 아무래도 그렇게까지 끙끙 노력해가며 볼만한 작품은 아니라는게 정답인 것 같다.
실용적인 측면에서 볼 때, 삐딱한 십대에게 선물해주기 좋을 책이랄까(그러나 요즘 십대라면 분명 본작을 유치하다고 할 것 같다).
덧:
오타가 상당히 많다(그래서 황금가지 측으로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