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5.5집 - 이수영 Classic
이수영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이수영이라는 사람이 처음 나왔을 때, 아마도 99년말 [아이 빌리브]라는, 청각장애 여자가 나오는 뮤직비디오로 기억에 남아있는 그 노래는, 대략 슬프다는 정도의 느낌뿐이었다. 한국적인 멜로디의 한국적인 발라드. 그녀의 목소리는 투명하고 깨끗한 동시에 나쁘게 말하면 특색없는 흔하디 흔한 음색이었다. 그러다 얼마전 이수영이 무슨 가요대상인지를 탈만큼인지 탈뻔했는지 하여간 '음반이 잘 팔리는' 가수라는 소문을 들었고, 매우 우연히도 그녀의 5.5집을 2,3번 감상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간단히 말해, 데뷔 때와는 아예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지금 그녀의 목소리는 skillful하다. 한국나이로 25살 정도라는 것 같은데, 뭐 사실 그렇게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그래 나도 25다-_-) 그녀는 나이든 티를 내며, 완숙미를 가장하며, 갖가지 기교를 구사하고 있고, 그게 또 그렇게 불쾌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박정현 씨 정도의 '꺾기'류 창법을 떠올려보면 뭐 아직도 비교할 수준은 못 되지만(쟝르 자체가 다르다. 이수영은 '한국적 발라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기본적으로 깨끗한 음색을 바탕으로 갖가지 바이브레이션과 강약조절을 구사하는 그녀의 기교들은 찬사를 보낼만하다.

개인적으로 이 5.5집은 선곡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데, 특히나 '늪'이라든가 '잃어버린 우산' 같은 비교적 최신 '명곡'(역시나 개인적인 기준으로-_-b)을 감히 리메이크할 생각을 했는지 프로듀서의 센스가 영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그래도 조성모의 '잃어버린 우산'보다는 그나마 좀 낫긴 하다만. 또 아무리 이수영의 기교가 뛰어나다고 한들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는 상당히 무리인듯싶다. 반면, 개개의 곡에 있어서 편곡은 상당히 좋다. 특히 '꿈에'는 방송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었던 노래였는데, 개인적으로 '듣기 좋은' 노래였다. 이수영의 보컬도 나름대로 곡의 분위기를 살리려 애를 쓴 흔적이 보인다. 결론은, 발전가능성에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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