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Keith Jarrett - Facing You
키스 자렛 (Keith Jarrett) 연주 / ECM / 2000년 4월
평점 :
품절


1971년에 녹음되어 72년에 나온 이 음반은, 말하자면 뒤에 시작될 키스 자렛(Keith Jarrett)의 즉흥 피아노 솔로 연주의 전조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음반이 나오기 전에도 그가 전혀 유명하지 않았던 건 아니고, 이 음반이 나온 뒤에 특별히 더 유명해진 것도 아니다. 그의 전설이 시작된 건 사실 73년, 75년의 공연 이후라고 볼 수 있으니까.

개인적으로 나는 키스 자렛의 피아노 솔로 외의 음반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 특히 쿼텟으로 낸 음반, 가령 AMG 별 다섯 개(!)를 받은 [The Survivor's Suite](1977) 같은 음반은 딱 한번 듣고 쳐박아둘 정도로 싫어하기까지 한다. 내 취향이 편협해서인지도 모르겠다. 혹은 모르지, 한 40대 쯤 되면 그런 음반이 좋아질지도.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그의 피아노 솔로 음반들을 모으고 있다. 중간중간이 많이 빠져있긴 하지만, 어쨌든 그 목록의 맨 앞에 이 음반이 있었다. 라이브가 아니라 스튜디오 레코딩이라는 점 때문에 "혹시 실망하면 어떡하지"라는 우려를 많이 하면서 구매를 했지만,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26살의 키스 자렛은 다소 감성적이고 다분히 차분하지만, 그럼에도 내가(그리고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했던 '차가운 아름다움'을 여전히(아니 사실은 이미 이때부터) 지니고 있었다.

게다가 후기의 음반을 먼저 들은 나로서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연주에 대충대충 맞춰 미친 사람처럼 흥얼대기'가 이 음반에서도 등장한다는 점이 꽤 마음에 들기도 했다. 사실 스튜디오 레코딩이라 없을 줄 알았다, 정말로.



여기까지 글을 읽었다면, 이미 귀에 들리고 있을 그의 음악에 귀기울여보라. 이것이 26살의 한 남자가 악보 한 장 없이 피아노 앞에 앉아 즉석에서 연주한 음악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있는가? (2007-8-2에 썼던 글. 근데 이 앨범도 즉흥연주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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