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인 코난 1
로버트 E. 하워드 지음,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러브크래프트의 팬이라면 로버트 하워드를 들어보지 않을 수 없었을 터. 바로 그 로버트 하워드의 대표작 야만인 코난 시리즈가 번역되었다기에 기쁜 마음으로 샀다. 사실 코난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국내에서는 인기...는커녕 인지도조차 거의 없는 편이다. 코난 하면 대부분 명탐정 코난이나 미래소년 코난을 떠올리지 않는가(최근 [에이지 오브 코난]이 나오기는 했지만 그 세계관에 몇이나 관심이 있을까). 그러나! 나님은 MBC에서 방영한 애니메이션이나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영화, 그리고 DOS 시절 게임(Virgin작)을 접하며 자란, 은근 정통 코난 매니아라는 사실. 그래서 더욱 반가운 책이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한 책은 표지부터 싼 티가 좔좔… 큰 기대는 안 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읽기 시작했다. 수상한 표지와는 달리 문장은 자연스러웠고, 머릿속에 있는 코난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술술 읽어나갔다. 나중에 보니 역자(이자 베가북스 사장인) 권기대 씨는 3개 외국어를 번역 출판한 기록을 세운 사람이었다. 아마 소싯적에 무협지 좀 읽으셨는지 번역을 참 맛깔스럽게 한다. 예를 들어 이런 문장. "그의 봉두난발 아래 충혈된 두 눈은 새파란 석탄불처럼 이글거렸다." 딱 작풍과 어울리는 번역이다. 서양 번역물에서 '봉두난발' 같은 표현을 보게 될 줄이야.

다만, 디자인이나 편집은 점수를 높게 줄 여지가 없다. 띄어쓰기나 고유명사가 통일되지 않은 부분이 쥰내 많다(심지어 본문에 이탤릭체까지 등장…). 1인 출판사라는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퀄리티가 다소 아쉬웠다. 최초로 로버트 하워드의 코난을 제대로 소개하는 책이라는 데 의의를 둘 수밖에. 이제 로버트 체임버스 소설도 국내에 좀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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