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 대산세계문학총서 41
야샤르 케말 지음, 오은경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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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세계화 시대에, 그야말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르헨티나 사람과도 메시지를 주고받는 시대이지만, 아직도 우리가 놓치는 것들은 많다. 세상 참 좋아졌다 해도, 여전히 터키 영화를 보려면 부산까지 내려가 국제영화제 표를 구해야 하고, 인도 다큐멘터리의 아트시네마 개봉 시기를 놓치면 대전 시네마데크까지 찾아가야만 한다(각각 [시간과 바람]과 [꿈꾸는 카메라]. 개인적인 얘기다). 그리고 터키 소설을 한 편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파묵 정도를 제외하면) 대산문화재단 같은 '용자'를 기다려야만 했다.

수록된 두 편의 소설 모두, 아픈 이야기다. 근세 터키가 배경으로, 불합리한 인습과의 싸움 그리고 외세와의 갈등 같은 요소는 어떻게 보면 제3세계의 보편적인 전근대사와 겹쳐지기도 한다(물론 우리나라도 해당). 페이지는 술술 넘어갔지만, 읽는 내내 마음을 졸였다. 잘 쓴 이야기에 좋은 번역이었다.

해설은 역자 후기로 충분할 듯싶으니 자세한 얘기는 (언제나처럼) 생략. 개인사와 엮어 후기를 쓰는 게 요즘 유행이기라도 한 모양인데, 적어도 이 책의 후기는 유익하기도 유익한 데다, 역자의 진솔함과 성실함이 잘 드러나 존경심마저 들 정도였다. 사족이지만, [사이버*아드] 역자 후기처럼 거부감 드는 글과는 참 딴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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