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프레데터 2
스티븐 홉킨스 감독, 게리 부시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프레데터 2]. 다른 많은 영화들이 그렇듯, 전작에 비해 가혹하리만큼 혹평 받았던 영화다. 사실 나 역시 어렸을 때 티비에서 [프레데터](1987)를 재미있게 보고 비디오로 2탄을 빌려봤지만(단골 비디오 대여점은 18금 비디오도 빌려주곤 했다. 어린 시절의 추억…) 다 보고 나서는 땅을 치고 후회한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에이리언의 두개골이 나온다는 것도 몰랐고. 그러다 20대가 돼서 게임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 시리즈(1999, 2001)에 잠깐 빠진 적이 있는데 그제야 에이리언과 프레데터 사이에 접점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혼자 열광했던 기억도 난다. 열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3탄이 나오지 않았고, 2004년에 나온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는 케이블로 잠깐 봤는데도 너무 형편없었으니까. 하지만 2007년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 2]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잊었던 열정이 되살아났고, 결국 지방까지 내려가 극장에서 보는 데 성공했다 훗.

잡설이 길었는데… 전작 [프레데터]의 강렬한 포스에 비하면 [프레데터 2]는 졸작인 게 사실이다. 누가 뭐래도 이것만은 분명하다. 주인공(해리건)과 주변 인물들(제리, 리오나)은 물론이거니와 프레데터 본인까지도 불쌍할 정도로 우스꽝스럽다. 스토리, 긴장감, 연출, 몰입도 등 모든 면에서 전작에 뒤진다. 전작을 능가하는 건 특수효과 정도랄까. 그럼에도 프레데터 팬들이 [프레데터 2]에 열광하는 이유는 사실 다른 데 있다. 여기부터 미리니름 경고.

바로 에이리언의 두개골과 마지막 장면에 단체-_-로 등장하는 어른(?) 프레데터들 때문이다. 에이리언의 두개골이 암시하는 바는 [에이리언]의 배급사가 폭스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비교적 명확하니 긴 말은 하지 않겠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뭐 프레데터 10마리(명?)에 둘러싸이고도 "다음은 누구야"라고 개그를 치는 해리건은 개인적으로 정말 볼썽사나웠지만 그게 의도대로 초지일관-_-한 캐릭터였다고 받아들이고 대충 넘어가자. 여기서 장로인 듯한 프레데터가 해리건에게 1715년의 권총을 넘겨주는 장면이 그야말로 압권이다. 100분 동안 내내 지겹기만 했던 영화가 갑자기 빛나는 순간이랄까. 동시에 이 장면이 함축하는 온갖 의문과 가설들은 이후 무수한 하위 장르(코믹스. 물론 미국에서의 이야기다)와 팬덤을 일으켰다.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는 듯 갑자기 나타난 10명의 프레데터들, 1715년 권총을 주며 "받아"라고 영어로 말을 하는 프레데터, 그리고 어디론가 떠나는 우주선….

미리니름 끝. 물론 현 시점에서는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 2] 덕분에 모든 의문이 밝혀졌지만, 아직 프레데터 시리즈를 제대로 보지 않은 관객에게는 여전히 충격적이고 당혹스러운 장면이다. 아쉽게도 후반부를 빼면 전혀 추천할 만한 영화는 아니지만, 적어도 [프레데터]를 흥미 있게 봤다면 부디 꾹 참고 끝까지 봐주길 바란다. 에이리언 시리즈의 팬들에게도 적극 추천한다.


덧: 소문은 돌았지만, 정말 블루레이로 나올 줄은 몰랐다. 이걸 폭스가 아직 프레데터를 포기하지는 않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될까. 실제로 게임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의 새 시리즈는 2010년 1월 발매 예정에 있다. 그렇다면 언젠가 스크린에서도 새로운 프레데터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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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i 2009-06-25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보너스. 프레데터의 언어, 문자, 역사를 배워봅시다-_-
http://www.geocities.com/hollywood/highrise/7256/intro.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