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문학사상사 / 1996년 6월
평점 :
절판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 하루키의 수필들을 문학사상사에서 엮어서 낸 책이다. 그의 수필들이 그렇듯이 - 실은 소설도 그렇지만 - 이 책 역시 아주 쉽게 쉽게 읽혀진다. 거기에 빠지지 않고 하루키다운 유머 감각이,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만들곤 했다.

소설에서와 같은 문제의식은 없다.(문제의식이라고 해도, 그것이 전면에 드러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그러나 가볍다고 해서 진지함마저 결여된 것은 아니다. 그의 수필에서는 스스로 말하듯 진솔하고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진다. '어떻게 사는가'와 '어떻게 쓰는가'를 똑같은 명제로 본다면 이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나 역시 그의 수필들을 보면, '나도 저렇게 써야지'라는 생각이 드는 걸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정작 다른 사람들이 보게 될 글을 쓸 때는 나도 모르게 속마음을 감추고, 괜시리 비판적이 되고, 어려운 말들을 늘어놓게 된다.(어쩌면 지금도... -_-;) 솔직할 수 있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루키의 표현으로 그것은 '책임을 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책임을 피하려고 하는 난 역시, 아직도 '어른'이 되기를 두려워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삶을 긍정하므로써 하루키는,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는 어른의 모습을 갖춘다. 그렇다. 즐겁게 살자. 한 번쯤 웃으며 살 수도 있는 거잖아? ^_^

00.12. 9 by f.y.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