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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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깊이있는 성장소설이다. 감동이 아니라 '울림'이 있는 책이다.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사람에게는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하긴 아무리 <어린 왕자>가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는 해도, 진짜 어른이라면 그런 책을 읽으려고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데미안>에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아이가 어른이 되는 모습이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헤세는 내면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그것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우리는 작품 초반에서 우리의 어렸을 때 모습을 발견하고 전율할 것이며, 마침내 작품이 끝날 때에는 알듯 말듯한 의미심장함 앞에서 또 한 번 전율하게 될 것이다.

한편 이 작품은 당시 시대상황과 관련지어서도 살펴볼 수 있다. 1차 세계대전 후 정신적 공황에 방황하던 젊은이들이 물질주의에서 벗어나 내면에 귀를 기울이기를 헤세는 바랬던 것이다. 실제로 이 작품은 당시의 젊은이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조금 교과서적인 이야기.

누구도 언제까지 아이로 남아있을 수만은 없다. 우리는 피터팬이 아니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어른이 되어야 하는가. 그것은 외적 상황들의 변화로부터 동기유발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말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어린 왕자의 말을 떠올리자. 주위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이다.

00.12. 9 by 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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