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알베르 카뮈 전집 2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8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카뮈는 끝까지, 궁극에까지 명철하고자 했다(그는 이성을 결코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이성과 현실과의 모순이 있기 때문에 부조리가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을 일차적으로 예술가로서 이해해달라고 했다. [시지프 신화]에서 부조리의 감정과 부조리의 개념을 구분하는 것이나(쉽게 말하면 [이방인]은 감정, [시지프 신화]는 개념), 이방인의 내용뿐 아니라 서술기법에도 많은 관심('미국소설 기법에서 힌트를 얻고, 실존주의 철학자들의 관심사와 일맥상통하며 누보 로망을 예고하는 작품')을 쏟은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였으리라.

[이방인]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눈 앞에 있는 듯한 여름날의 뜨거운 정경에 대한 묘사였다. 그리고 '태양 때문에'. 실존철학 소설의 (하나의) 교과서로 불리는 이 작품에서 이런 서정성을 느끼는 것은 나만의 잘못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카뮈는 뛰어난 작가다. 물론 동시에 뛰어난 철학자(그는 이렇게 불리는 것을 싫어했지만)이기도 하다. 완전히 그 분위기나 서술방식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결국 같은 내용을 전달하는 [이방인]과 [시지프 신화]를 읽으며 사뭇 카뮈를 존경하게 된다. 2001. 5.22 f.y.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