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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 보낸 한 철 ㅣ 민음사 세계시인선 3
랭보 지음, 김현 옮김 / 민음사 / 1974년 5월
평점 :
절판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책을 사서 읽었다. 그래선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어쩌면 처음부터 메세지는 없었는지도 모른다. 랭보 자신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건지 알고 있었을까? 그리고 그것을 이런 시로 승화시킬 수 있는 감성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그렇다면 그는 정말로 천재다. 몇 번인지도 모를 만큼 이토록 꼬아놓다니.
듣지도 못했던 식물들(서양지치,사출화,메꽃 등)이나 우리말로 번역해도 어려운 단어들은 한층 더 시를 이해하는데 장애물이 되었다. 요컨대 그의 정서에 공감할 수가 없었다는 뜻이다. 그런 주제에 그를 천재라고 칭하는 것은 그에게는 모욕일런지도. 그러나 랭보씨, 우리가 같은 시대, 같은 나라에 살고 있었다 해도 서로 이해할 수 있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겠죠.
어쨌든 천재가 아닌 나로서는 수사적이되 현학적이지는 않은 그의 문장들에서 그의 옅은 향기만을 느낄 수 있었을 뿐이었다. 불어를 모르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사실 번역된 시만큼 애매한 문학도 또 없다. 랭보씨 다시 한 번 미안.
2001. 3. 6 f.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