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가득한 집 1
시노 유키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9년 1월
평점 :
품절


단순한 순정으로 치부하기엔 뭔가 놓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웬만해선 순정을 거의 안 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긴 작품 전체가 전달하려는 메세지는 없는지도 모른다. 어차피 옴니버스니까.

하지만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너무나 공감가는 대사와 상황들이 많다. 엄마 친구(-_-;)가 늘어놓는 불평 -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들에게도 친절하다는 - 을 듣고 있으면, 당연한 얘기인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대사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다. 가끔은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도 있고 말이다. 작가는 내러티브를 섬세하게 풀어서 그려내는 능력이 뛰어난 것 같다.

또 한 가지 이 만화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딸 미키의 행동들이다.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보는 세상. 너무나도 순수했던, 떼묻지 않았던 어린 아이의 마음을 잃어버린 나 같은 사람은(-_-;) 감개무량하게 미키를 볼 수밖에 없었다. [생각하는 개]에서 막내딸 카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런 미키 때문인지 감수성 예민한 엄마도 곧잘 자기 혼자만의 상상의 세계로 날아가버리곤(-_-;;;) 하는데, 이것 또한 재미있고, 가슴에 다가온다. 도대체 우리들은 얼마나 삭막하게 살고 있는 것인가.

하지만 14권이란 분량은 한꺼번에 보기엔 좀 부담스러웠다. 이런 만화는 한 권 한 권 천천히 보는 쪽이 훨씬 더 많이 생각하고 느끼며 볼 수 있는 것 같다. 나도 [행복이 가득한 집]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나이브한 꿈이지만.

2001. 3.31 by f.y.
2006. 1. 1 몇 글자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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