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퍼스 크리퍼스 - 할인행사
빅터 살바 감독, 레이 와이즈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다른 건 다 제쳐놓고 두 주인공들이 워낙 짜증나게 행동하는 바람에 보는 내내 짜증이 났던 영화다. 목숨을 위협하는 괴물 앞에서 공포로 몸이 굳어질 수도 있음은 인정한다. 그런데 그게 1분이 넘어간다면? 아무리 개념없는 주인공이라지만 그렇게 오래 멍하니 괴물을 바라보며 서있을 게 아니라, 몸을 돌려 도망을 가든가, 맞서 싸울 무기를 찾든가, 도움을 청하든가 해야 하는 거 아닐까? 물론 이 모든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후반에 밝혀지긴 하지만, 상식적으로 주인공들에게도 생존본능이라는 게 눈꼽만큼이라도 있다면 일단 시도는 해봐야 할 일 아닌가. 초반에 주인공들끼리 주고받는 대사 중에 이런 게 있다. "공포영화에 보면 바보같은 짓을 하는 놈이 꼭 있지. 그러다 죽는 거 몰라?" 그래, 사실 그게 바로 주인공들이 하는 짓이다. 이것을 감독의 의도적인 위트로 받아들일 수는 있다. 또한 주인공들의 개념이 안드로메다로 관광 떠난 지 삼백년이라는 사실을, 감독은 영화 시작부터 자연스럽게 묘사하고 있는데, 이것을 영화 내내 그들이 취하는 짜증나는 행동들에 대한 설명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제를 인정한다 해도 도저히 이 주인공들에게는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공감하려 해도 전혀 이해가 안 된다. 그래서 도무지 몰입할래야 몰입할 수도 없고 즐길래야 즐길 수도 없고 무서워하려 해도 무서워할 수 없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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