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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헬보이
길레르모 델 토로 감독, 론 펄만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원작 코믹스를 전혀 접한 적은 없었지만, [악마의 등뼈]로부터 시작해서 기예르모 델 토로(발음에 대해선 이견이 분분하지만 일단은 '기예르모' 정도로 타협) 감독의 영화는 거의 다 봐온 만큼 [헬보이]도 늦게나마 감상을 하게 됐다.
시작 장면 자막부터 [De Vermis Mysteriis]가 인용되는 걸 보고 열광했는데(자막에는 'Des Vermis Mysteriis'로 표기됐는데,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어지는 나치군 장면에서는 클라이브 바커 원작의 게임 [제리코]가 강하게 연상되는 등, 완전히 몰입되어 버렸다. 기예르모 감독이 러브크래프트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번 영화에서처럼 직접적인 비주얼을 보여준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어쩌면 이는 코믹스 자체가 크툴루 신화의 영향을 받은 탓이 더 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위대한 옛것들(the Great Old Ones)'의 또하나의 영화화된 이미지인, 영화 후반부의 '오그드루 자하드(Ogdru Jahad)'는 최종 보스(?)치고는 임팩트가 다소 약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허무하게 죽어버리기까지...-_-
잡설이 길었지만; [헬보이]는 아무리 좋게 봐줘도 단순한 히어로물에 불과하다는 결론이다. 비뚤어진 히어로의 이미지는 배트맨에 비하면 새발의 피고, 기예르모 감독이 초기 영화들에서 보여주었던 정치적 메시지 역시 찾아볼 수 없다. 원작이 따로 있는 만큼 이런 불만은 차치하고 영화 자체만 떼어놓고 보더라도 특색없는 히어로물임이 사실이다. 아무리 히어로 자신이 지옥 출신이고 흉하게 생겼다 할지라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곧 2편을 감상할 계획인데-_- 이는 어디까지나 러브크래프트와 기예르모 감독의 팬으로서이지 헬보이의 팬으로서는 아님을 밝힌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