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땅 이방인
로버트 하인라인 지음, 장호연 옮김 / 마티(곤조)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옮긴이의 글(후기가 아니라)은 제목이 '1960년대 미국 히피들이 열광했던 바로 그 소설'인데, 여기서 잠깐만. 당연한 이야기지만 '60년대 히피들이 열광했다는 소설'은 한둘이 아니다. 헤세의 [황야의 이리]나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같은 유명한 소설 외에도 리차드 브라우티건, 올더스 헉슬리, 존 파울즈 등의 작품들이 히피 필독서로 알려졌다. 옮긴이의 글치고는 보도자료에 가까운 인상이랄까... 

내용면에서, 소설은,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다. 일단 분량이 760페이지인데, 이것도 그나마 하인라인이 분량을 줄인 판본이라고 하니 말 다했다. 이 방대한 분량의 소설을 읽으며, 옮긴이의 글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가 많이 떠오르곤 했는데, 어쩌면 하인라인은 초기 SF 황금기를 일군 대표작가이니만큼 장르 소설로서의 SF에 대한 매너리즘에 빠져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인라인은 '고전'으로 남을 SF를 남기고 싶었던 건 아닐까. 아서 C. 클라크가 '스페이스 오디세이' 시리즈로 의도했던 것과 같은 것을 말이다. 실제로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그리고 [빌헬름 마이스터의 방랑시대]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에 공감할 것이다(이 두 권의 책을 다 읽는다는 행위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를 거다. 안 읽어봤으면 말을 마라-_-).

어쨌든; 거의 50년 만에 제대로 나와준 번역이긴 한데 기대를 채워줄 만큼의 SF는 아니었다. 결정적으로 이 소설은 너무나도 '구식'이다. 또한, 괴테에 비하면 고전이 되기엔 너무 가볍고, 이 시대의 SF 독자들이 즐겨 읽기엔 너무 무겁다. 헌책방에 처분할 책 2순위에 올려놨다.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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