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이 글은 알라딘 닉네임 '정서'님의 페이퍼에 달았던 댓글입니다. 그런데 그 댓글을 단 페이퍼가 삭제됐어요(4월 28일 17:54 현재는 수정해서 새로 올리신 것 같습니다). 새움출판사 게시판에는 여전히 그 글이 그대로 존재하기에, 거기에서 가져와 댓글을 페이퍼로 옮깁니다. 

단, 새움 이방인의 책 링크는 걸지 않겠습니다. 걸기 싫어요.


새움 게시판 역자 이정서의 글: http://saeumbook.tistory.com/440



밑에는 내가 쓴(썼던) 댓글:


정서님(알라딘 닉네임이 '정서'이니 .'정서님'이라 호칭하겠습니다.).

 

정서님을 비롯하여 새움출판사의 직원들은 댓글들에 대한 엉뚱하고 어이없는 추측을 전혀 접을 생각이 없으신 듯 보입니다. 새움출판사 게시판에서도 새움의 이방인에 대한 반대댓글을 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타출판사 직원 이라던가 알바라고 싸잡아 말씀하시더니 말이지요. 지금도 '고마해라' 님을 문동의 번역을 맡으신 이기언 교수님이라고 멋대로(그러나 본인은 나름대로 추론하여) 짐작하시네요. 저는 '고마해라'님이 이기언 교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고마해라님은 그보다 이 논쟁에 참여한 독자 라고 보여지는데요. 만약 '고마해라'님이 '이기언 교수님'이 아니시라면, 정서님은 지금 큰 무례를 범하고 계시는 겁니다. 두 분 모두에게 말이지요.


아마도 정서님이 그렇게 추측하게 된 많은 계기는 알라딘에서도, 새움 출판사의 게시판에서도, 82쿡 게시판에서도 새움 출판사의 직원들이 모두 닉네임을 가지고 댓글을 달기 때문에 다른 출판사들의 직원(및 알바)들도 그러할 것이다, 에서 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은 더 위험한 건데요, 말꼬리 잡고 늘어지려는 건 아니고요, 

위 글에서 하신 말씀중 '저것이 정말로 세계적으로 독창적 해석인지 어떤지에 대해서는 그걸 주장하시는 분이 누구냐에 따라 그 발언의 무게가 달라지기 때문' 이라고 하셨는데 말이지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는겁니까? 그래서 '고마해라'님이 고마해라 님이었을 때는 댓글을 무시했고 '이기언 교수님' 이 되는 순간 상대해줄 가치가 생기는겁니까? 고마해라님이 정서님의 번역에 문제를 제기한 '독자'이고 그렇게 '댓글러'가 되는 순간, 그 글은 가치가 없는 게 되는겁니까? 왜 '이기언 교수'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 거기에 '무게'가 실리는걸까요? 왜 독자의 반박에는 무게가 실리지 않는건가요? 정서님은 이번 논쟁에서 수도없이 '이 책은 눈 밝은 독자들이 읽고 평가해줄 것이다' 라고 하셨는데, 가장 의존하는 건 독자라고 말씀하시면서 정작 독자의 의견-그것이 반박일 때-는 그 글에 무게가 실리지 않는건지요? 


이번 논쟁에서 별다섯을 준 알라딘 리뷰중에 '달을 가리킨 손가락을 보고 짖는 꼴'이란 표현을 보았는데요, 제일 처음 로쟈님이 이방인에 대해 쓰신 글을 다시 한 번 잘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정서님. 

그건 정서님이 그토록 부르짖으시던 '번역'에 대한 글이었어요. 다만 정서님이 바라던 것과는 달리 '나는 뱃고동 쪽이다' 라는 글이었죠. 그게 어떻게 정서님과 새움출판사 직원에게는 '상식적이지 못하고 인신공격적인 글'로 읽힐 수 있을까요? 전 제가 잘못읽은걸까, 도대체 여기서 어디 그렇게 읽히는걸까, 네 번이나 로쟈님의 처음 글을 읽었습니다. 


그 뒤의 새움출판사의 대응 때문에 사람들이 손가락을 보고 짖는 겁니다, 정서님. 그 손가락이 그냥 손가락이 아니라서요. 순수하게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아니라, 그 손으로 송곳을 움켜쥐고 있어서요. 너무나 날카로운 송곳을 움켜쥐고 있어서 달을 볼 수가 없는겁니다. 그러면서 달을 보라고 계속 말씀하시고, 달을 보고 얘기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 조차 그 의견이 정서님이 바라던 의견과는 다르기에 출판사 알바로 보고 계세요. 


정서님도 언젠가의 글에서 말씀하셨듯이, 문제에 빠져 있으면 당연히 흥분하게 됩니다. 

그 문제의 중심에서 외곽으로 벗어나, 처음 글부터 다시 읽어보세요. 제일 처음, 로쟈님의 글은, '나는 사이렌보다는 뱃고동 쪽이다' 라는 본인의 번역에 대한 의견을 나타낸 글이었습니다. 


노이즈 마케팅은 출판사 책의 띠지에서 온 게 아닙니다, 정서님. 로쟈님의 첫 글을 읽은 후부터 정서님과 출판사분들의 대응으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본인(과 출판사)의 번역에 대한 '다른 의견'을 수용하지 못하는 데서 온겁니다, 정서님. 다른 분들은, 정서님이 김화영님의 번역에 대하여 틀렸다고 지적했듯, 그렇게 지적을 하고 계신겁니다. 정서님이 본인의 그것을 의견이라 말씀하신다면, 다른 분들도 의견을 표현하고 계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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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4-04-28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정서님과 새움출판사가 조금 걱정되기도 합니다. 책 한 권의 판매도 중요하지만, 반대편의 부정적이 감정도 적지 않조. 노이즈 마케팅이 계획된 것인지 아니면 우발적인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이미지 손상도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탐대실이죠.

그것은 그렇고. 다락방님은 어떻게 이방인을 읽으셨는지 궁금하네요. 제 독후감이 동떨어진 느낌을 받아서요.

다락방 2014-04-28 17:06   좋아요 0 | URL
(비밀댓글이니 닉네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만, 제 댓글은 공개 댓글로 쓰겠습니다.)

제가 요즘에 글을 쓸만한 감정적 상태가 전혀 아니라서 쓰질 못했는데요. 언젠가 이방인에 대해 얘기해야지, 하고 있습니다. 다만, 저는 이방인을 문동의 것으로 읽었어요. 전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고, 뫼르소가 '태양때문에' 살인을 하게 된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뫼르소는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구매자평에서도 이런 글을 읽은것 같은데요.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그가 태양 때문에 쐈다고 한다면, 그건 태양 때문에 쏜 게 맞는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는 어머니의 장례식과 그 후의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도 자신이 느낀바, 생각한 바 그대로를 말하였고, 여자친구에게도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요.

제가 생각하는 뫼르소는 관계를 더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혹은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에 다른 것들을 덮어 씌우거나 거짓을 말하지 않아요. 가장 본능에, 자기 자신에 충실했기 때문에, 자신보다 타인을 더 신경쓰는 세상에서 이방인이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재판과정에서 저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태양 때문에 총을 쐈다는 뫼르소의 말을 모두가 그대로 듣고 생각하려고 하기 보다는, 왜, 어머니 장례식 후의 태도가 이 시점에서 더 문제가 되는걸까. 왜 다들 그걸로 뫼르소를 어떤 인간인지 판단하려 할까, 하고 말이지요. 뫼르소는 사실, 사람들이 겉으로 드러내기 꺼려하는, 그래서 가장 깊은 곳에 숨기고자 하는 모든것을 있는 그대로 내뱉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자신들은 숨기고 사는데 그것을 드러내는 사람을 보는 것을 불편해하니까요.



그리고 새움과 이정서에 대해서라면, 저 역시 그간 몇 번이나 글을 쓰고 싶었지만 쓰지 않았던 게 다소 걱정되는 면이 있는게 사실이었기 때문입니다. 뭔가 악에 받쳐서 대응하는 모습을 보니 한없이 약해져있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저 역시 그들과 반대되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편 그들의 편에서 얘기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있었어요. 다만, 다른 의견을 수용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는 꼭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마립간 2014-04-28 21:06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은 새움 출판사 직원들에게 뭐하고 하려고 걸어 놓았던 것인데, 그냥 말았습니다. 서로 비판만 키우는 것 같아서요.

뫼르소의 솔직성은 저도 인정합니다. 단지 저는 솔직함이 유아적이라는 것이죠. 새움 출판사 '이방인'으로 따로 독후감을 올릴 예정입니다. 다락방님의 의견을 구했던 것은 이 소설을 다른 방향에서 보려고 해서요.

파란놀 2014-04-28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번역을 번역답게 알뜰히 하는 문화가 퍼지면서
번역가끼리 서로 모여서
저마다 번역한 글을 놓고 토론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요.

인터넷으로 '내 번역이 옳다'고 말하지 말고
번역가가 함께 모여서 토론을 하면 될 텐데요...

다락방 2014-04-29 11:22   좋아요 0 | URL
지금 이 논쟁(이라 부를 수 있다면)의 모습은 딱 이겁니다.

"네 번역은 틀렸지. 내가 다 뜯어고쳤어. 이제 내건 정답이야."
그러자 여기저기서 "아니, 네 것도 틀렸어." 라고 말하는거죠. 그러자 "너네들은 상식없이 나를 모함하고 있어!" 라고 대응하는 거죠. '내 번역은 옳다, 이것이 정답이다' 라는 자기 확신이 도를 넘어서면 어떤 모습이 되는지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아무개 2014-04-29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너무 오래된 판본의 이방인을 읽은 터라
저는 지금 딱히 이 논쟁에 할말이 없네요.
아무래도 새움 출판사 본으로 다시 읽어 보긴 해야할듯 하네요.
킁........


다락방 2014-04-29 11:00   좋아요 0 | URL
전 새움출판사 이방인은 표지도 보기 싫어졌어요. -_-
전 문동으로 읽었고 이제 다른 출판사 것으로 다시 읽어보려고요.

자작나무 2014-04-29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에 의해 창조된 인물이 태양 때문에 총을 쐈다고 말한다면, 작품 안에서 그것은 진실이겠지요.
평자들은 때때로 소설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데 소설에서 있었던 일을 현실의 기준으로 설명하고자 하면 대개는 실패합니다.
근데 뫼르소가 총을 쏜 이유는 까뮈도 설명하지 못할 거예요. 만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타당한 이유를 댈 수 있었다면 이 작품의 문학적 생명력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되죠...
근데 요즘 무슨 일이 있나요? 전 내일부터 뉴욕에 좀 다녀올까 해요.

다락방 2014-04-29 11:00   좋아요 0 | URL
오, 자작나무님. 진짜 내일부터 뉴욕가세요? 진짜요? 진짜?

자작나무 2014-04-29 11:40   좋아요 0 | URL
네. 뉴욕의 최신 요리 트렌드를 파악하려구요.

다락방 2014-04-29 11:44   좋아요 0 | URL
아..진짜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뻥이에요 진짜에요? ㅠㅠ
진짜라면 나도 데꾸가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트럴파크가 나를 기다릴텐데...아직 엠파이어 스테이트에서 야경을 보지도 못했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

자작나무 2014-04-29 11:58   좋아요 0 | URL
내일 저녁 6시까지 공항으로 오세요 7시반 비행기예요
요즘에 맨해든은 식상해서 브룩흘린이랑 브롱스 위주로 다니고 있어요
락방님이 같이 가신다면 제 단골인 Peter Luger Steakhouse와 Fette Sau BBQ로 안내하죠

다락방 2014-04-29 12:01   좋아요 0 | URL
내일 갔다가 언제 오는 일정입니까?

자작나무 2014-04-29 12:20   좋아요 0 | URL
5월 7일에 와요

다락방 2014-04-29 12:45   좋아요 0 | URL
부럽습니다. 전 뉴욕에서 살고싶은 사람인데 ㅠㅠ

자작나무 2014-04-29 13:57   좋아요 0 | URL
뉴욕의 어떤 점이 좋으세요?

다락방 2014-04-29 14:07   좋아요 0 | URL
어떤점이 좋은지 모르겠어요. 그냥 좋아요. 센트럴 파크도 좋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좋고. 그냥 좋아요. ㅠㅠ

마립간 2014-04-29 14:14   좋아요 0 | URL
다락방 님, 몇 년 전에 업무차 (뉴저지에 숙박하면서) 뉴욕에 10일 정도 머르는 적이 있었는데, 저는 ... 뉴욕 좋은 것 잘 모르겠던데요.

다락방 2014-04-29 14:21   좋아요 0 | URL
ㅎㅎ 마립간님 저도 이십대 후반에 열흘정도 있었는데요. 가기전에도 물론 좋아서 갔고 가니까 더 좋아지더라고요. 횡단보도도 좋고 지저분한 맨하튼 거리도 좋고. 전 그냥 다 좋더라고요. 뉴욕에서 몇 년 살아보고 싶어요.

아무개 2014-04-29 15:50   좋아요 0 | URL
역시 다락방님의 페이퍼의 백미는
이 산으로 가는 댓글들이 아닐까 싶네요. ㅎㅎㅎ
그나저나 다락방님 자작나무님이 부러워서 뒤로 넘어 가는 소리가 들리는듯 합니다~

다락방 2014-04-29 16:05   좋아요 0 | URL
네 부러워서 쓰러져요. 안그래도 요즘 다 버리고 도망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ㅠㅠ

자작나무 2014-04-30 08:39   좋아요 0 | URL
이 새움 이방인 논란 포스팅의 결론은 <다락방은 뉴욕을 사랑해> 입니다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3년 7월
구판절판


알바 애가 자신의
장래에 대해서
말하는 거야.

그런데 말이지,
미래를 꿈꾸는 건
자유지만
지금 일도 제대로
했으면 좋겠어.


미래의 자신이 진짜고,
지금은 임시라고 생각하는 거네.-34쪽

평상시에는
대충 건너는
횡단보도지만,
아이가 있어서
신호를 지켰다.-43쪽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 하고
여러 가지 모습을 동경하지만
어쩌면 다른 누군가가
나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물론 그런 일은
당연히 없겠지만.-63쪽

좋은 사람 따위보다
미인인 편이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올바른 생각이 아닌가?
눈에 보이지 않는
'되고 싶은 자신' 따위보다
지금은 미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91쪽

향초를 욕조에
띄워보았지만
안정이 되는지
안정이 되지 않는지
알 수 없었다.-114쪽

나카다 매니저에게는
여자로서
선택받지 못했지만
점장은
내가 일하는 모습을
지켜봐주었다.
어느 쪽이
좋으냐고
묻는다면

역시 나카다 매니저의
애인 쪽이 좋지~-119-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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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2014-04-19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도 마스다미리책을 보는군요.

다락방 2014-04-21 08:20   좋아요 0 | URL
주말 잘 보내셨습니까, 자작나무님!

자작나무 2014-04-21 12:42   좋아요 0 | URL
이번 주말엔 내내 일했어요. 락방 님은 뭐하셨나요?

다락방 2014-04-21 12:44   좋아요 0 | URL
저야 일자산에 다녀왔죠. 토요일에도, 일요일에도. ㅎㅎ
 
마당을 나온 암탉 (반양장) - 아동용 사계절 아동문고 40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0년 5월
장바구니담기


"암탉이지만 서로 달라. 그걸 모른단 말이야? 내가 문지기로 살아야 하고, 수탉이 아침을 알리는 게 당연한 것처럼 너는 본래 닭장에서 알을 낳게 되어 있었잖아. 마당이 아니라 바로 닭장에서! 그게 바로 규칙이라고."
"그런 규칙이 싫을 수도 있잖아. 그럴 때는 어떡해?"-54쪽

저수지로 가는 오리들 소리가 들려 왔다. 어제와 달라진 게 없는 듯해도 잎싹에게는 특별한 아침이었다. 들판 구석구석에서는 쉬지 않고 무슨 일이 일어난다. 누가 죽는가 하면, 또 누가 태어나기도 한다. 이별과 만남을 거의 동시에 경험하는 일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까지나 슬퍼할 수만은 없다. -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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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4-18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닭'들이 수없이 등장하는 책을 읽고 있어요.
주인공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다락방 2014-04-18 11:09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이 읽는 닭 책도 슬퍼요? 어휴, 마당을 나온 암탉은 몇 번 저를 울컥하게 하네요. 어휴..

아무개 2014-04-18 12:49   좋아요 0 | URL
네...슬프다고 할수 있죠.
사람손에의해 태어나
가장 작은 공간에서 가장 적게 먹고
최대한의 알과 고기를 만들어야 하는
기계가 된 '닭'들의 이야기니까요....킁!


자작나무 2014-04-19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킨 좀 그만 드세요.

다락방 2014-04-21 08:27   좋아요 0 | URL
그러고보니 치킨 먹은 지 좀 된 것 같네요..
 
녹턴 - 음악과 황혼에 대한 다섯 가지 이야기 민음사 모던 클래식 36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남자작가의 클래식한 작품을 읽고싶다`는 생각에 책장 앞에 섰다가 이 책을 골라들었고, 내 선택은 적절했다. 책장을 넘기며 색소폰 연주를 듣고싶어졌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갈등하고 그리 넉넉하게 살지 못하는 소박한 사람들이 이 책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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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2014-04-22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좋아요! :)

다락방 2014-04-22 14:04   좋아요 0 | URL
아니, 에디님 아니십니까!!!!!!!!!!!!!!!!!!!!!!!!!!!!!!!!!!!!!!(와락-)
 

나의 아버지는 머리카락 색깔 때문인지 나이에 비해 꽤 젊어보이시는 편이다. 머리카락이 숱도 많고 건강하다. 숱도 별로 없고 두피도 건강하지 못한 나로서는 대체 왜 아빠 두피 안닮고 엄마 두피 닮은건가 원망하기도 여러번이었다. 작은아버지 두 분 모두 흰머리가 머리의 절반을 채울 때도 아버지의 머리카락은 건강해서 형제 자매들도 부러워했는데, 이것은 아버지에게 꽤 큰 자부심을 가져다 주었다. 내 머리카락은 남들보다 건강하다, 새까맣다 등의 아버지의 자랑이었고, 그게 자랑이었으므로 그것을 잃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는, 혹여라도 흰머리가 보일라 치면 어김없이 나를 불러 뽑으라 하셨고, 어린 마음에는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도 머리 크면 하기 싫어지는 법, 늙으면 머리 쇠는건 당연한 거라며 나는 언젠가부터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명절때 놀러오는 이모의 어린 딸에게 뽑아달라 했고, 그 아이는 한 개에 오십원~ 이라고 외치며 뽑아댔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아버지도 시간의 흐름을 막을 수가 없었던 터라, 머리카락에 대한 자부심을 꺽어야 한다는 걸 스스로 깨닫게 되셨다. 그래서 이제는 염색을 선택하신 거다. 한계,      를 인정하셨다고 해야할까. 


아버지의 흰머리를 뽑는 게 그렇게나 싫었으면서도 아버지가 흰머리를 못견뎌하는 그 마음만은 이해했다. 본인의 외모에서 모두에게 칭찬을 듣고 인정을 받는 게 그것인데, 그것이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여주는데, 그렇기에 그것을 얼마나 지키고 싶었을까. 그래서 결국 미장원으로 향해 염색을 해달라고 하는 아버지를, 혹은 어머니께 염색을 해달라 부탁하시는 아버지를 보는 것이 씁쓸했지만, 결국은 한계를 인정했다는 사실이 건강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염색을 한다는 것 자체도 언젠가는 포기해야겠지만, '나는 염색할 정도로 흰 머리가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 되는거니까. 


















'미야베 미유키'의 단편집인 《대답은 필요없어》에 실린 단편중 <배신하지 마〉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지 못하는 여자가 나온다. 젊음과 그 젊음으로부터 오는 화려한 아름다움을 자랑으로 삼았던 여자, 그러나 그것이 사라지자 견디기 힘들어했던 여자, 더욱이 옆집에 사는 여자는 여전히 젊고 아름답다는 사실에 화가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 그녀는 자신이 늙어가는 것을 분하게 여긴다. 젊고 아름다운 여자를 보는 것에서 자격지심에 시달린다. 자격지심이란 말 그대로 누군가가 불러 일으킨 것이 아니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데도 스스로 느끼고 마는것이다.


"저, 그 여자애가 밉살스러워서 견딜 수 없었어요. 어떻게 살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크리스마스에 그녀가 누군가에게 무엇을 받았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쓰레기봉투를 뒤진 적도 있어요. 밉살스럽고 샘도 나서 스스로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죠. 왜냐하면 그 여자애는 젊으니까!"

당신도 아직 젊다. 취조하는 형사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웃었다.

"전혀 젊지 않아요. 젊음만으로 좋은 일이 생길 정도는 아니에요. 형사님, 지금 회사에서 저는 이미 아줌마예요. 누구도 돌아보지 않아요. 회사에서도 번화가에서도, 길을 걷고 있어도. 이미 길가에 널린 돌멩이 신세지요. 오우라 씨와 똑같은 옷을 입어도, 어떻게 화장을 해도 그녀에겐 이길 수 없어요. 그런 그녀가 옆에 있어요. 옆에서 살고 있어요. 옛날엔 저도 갖고 있었던 걸 그녀가 지금 전부 갖고 있어요. 그것을 제게 보란 듯 과시하죠. 저는 가만히 보고 있을 수밖에 없구요." (pp.205-206)



자신을 이미 '아줌마'라고 부르며 젊은애에 대한 시기심으로 불타는 이 여자 조차도 나보다 다섯살 이상이나 어리다는 슬픔..은 말하지 않기로 하고. 

그녀가 무너지는 과정에 머리카락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다가 나의 아버지가 생각났던 것.



"긴 머리는 내 마지막 보루예요. 예쁘고, 여자답고, 남자에게 사랑받는 여자의 마지막 증표죠. 젊으면-좀더 젊으면 잘라도 끄떡없어요. 하지만 나는 이미 나이가 들었고. 머리까지 자르면 여자이기를 포기해야 해요. 그 여자애는 그걸 알고 일부러 짧은 커트를 해서 내게 과시한 거야." (p.207)



커트 머리가 여자가 그녀 앞으로 가 과시한 게 아니어도 그녀는 그것을 과시라 느낀다. 긴 머리가 마지막 보루였는데, 그것조차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에 절망하는 그녀. 그녀가 절망한 까닭은 젊은 여자가 자신에게 과시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을 과시로 보는 자신의 나약함 때문이었다. 늙었는데 머리까지 길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한다는 그 절망감, 그것은 외로움으로 부터 왔을것이고, 자기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지 못한 데서 온 것이다.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 이유가 비단 그녀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고 사회로 나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리고 전파를 타는 모든 매체들은 젊고 아름다운 것을 칭송하니까. 자신이 그런 주류에 있었다가 밀려났다는 사실, 그걸 그녀는 견뎌내지 못했다. 


사람은 누구나 무너질 수도 있고 망가질 수도 있다. 그리고 다시 털고 일어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며칠전 출근길에 아침 라디오 방송을 듣는데, '육체가 건강해야 고통을 잘 극복할 수 있다'는 뉘앙스의 말이 나왔다. 정신의 건강은 육체의 건강으로부터, 라는 말이야 불변의 진리이며 아주 오래전부터 누구나 다 알고있는 말이지만, 그 말이  그 순간처럼 내 귀에 쏙- 꽂힌 적은 없었다. 라디오에서는 하나의 에피소드를 만들어 보여주었다.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와 헤어져 슬픈데 그 말을 듣던 상대가 '운동을 하라'고 조언해주는 거였다. 남자는 슬퍼하며 운동이라니 웬말이냐 물었고, 상대는 멘탈이 건강해야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데, 그 멘탈이 건강하려면 육체가 건강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거다. 맞다, 맞구나. 나는 내 정신이 무척 건강한 편에 속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내 건강한 몸으로부터 온 것이겠구나, 했다. 나는 저 단편 <배신하지 마>의 주인공처럼 '마지막 보루'라고 할 만한 신체적 장점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치명적인 약점 또한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나는 머릿결도 나쁘고 두피도 약하며 피부도 엉망인데다 모델과는 거리가 먼 신체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매스컴에서 온갖 미녀들이 성냥개비 같은 몸매를 가지고 왔다리갔다리해도 '그녀들처럼 되고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사람이 초라해지는 건 시간문제다. 내가 나 자신을 초라하게 느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나를 초라하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내가 '초라해 보인'다고 해서 내 자신이 초라한 건 아니다. 단편 <배신하지 마>의 주인공은, 머리를 컷트한 예쁜 여자를 마주쳤을 때 자신의 옷차림 때문에 자신을 초라하게 느꼈다.



"그 여자애, 짧은 커트 머리를 했어요. 그러면서 우쭐거리는 얼굴로 가슴을 펴고 걷고 있었죠. 모델 같은 차림새로, 정말 모델이나 탤런트 같이 보였어요. 그런데 나는 평상복에 편의점 비닐봉투를 들고 있었고. 주말도 다 됐는데."

마주쳐 지나갔을 때 미치에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고 한다.

"무시당한 걸 그때 알았죠. 나를 깔보고 있었어요. 주말인데 어디 갈 곳도 없고, 아무도 초대해 주지 않는 불쌍한 아줌마. 나같이 짧은 커트를 하고 싶어도 이미 그런 모험도 할 수 없는 불쌍한 아줌마는 어디 가? 속으로 그렇게 말하면서 비웃고 있었어요. 확실히 알았죠." (p.206)




물론 나도 저 느낌을 너무나 잘 안다. 우연히 지하철안에서 아는 후배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녀가 그때 얼마나 아름답던지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던 거다. 그녀는 나보다 키가 크고 젊었고 예뻤다. 게다가 샤방샤방한 원피스를 입고 반짝거리는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다. 그 당시의 내 옷차림이 나를 너무 후지다고 느끼게 만들었다. 그녀가 내게 뭐라 한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블라우스가, 치마가, 구두가 엉망인 것 같았고, 이 모두가 엉망이니 나라는 인간 자체가 구리게 느껴지는 거다. 그녀와 우연히 만난 반가움에 몇 마디 인사를 건네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앞으로는 매일매일 찬란하고 이쁘게 하고 다닐거야, 라고 거듭 다짐했던 기억조차 선명하다. 물론 그 다짐이 지켜지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고. 


그러나 평상복, 약속 없는 주말, 편의점 봉투. 그것들이 대체 뭐가 문제란 말인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사발면을 사들고 트레이닝복에 슬리퍼를 질질 끌어신고 감지 않은 머리를 노란 고무줄로 동여매도, 그래도 집에 들어가 콕 박혀서 내가 좋아하고 만족할 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지 않은가. 아마, 거기서 갈리는 것 같다. 저 여자와 나는. 나는 '그렇지만 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며 만족할 만한 시간을 보내지' 로 충분히 행복해할 수 있는 사람이고 단편 속의 저 여자는 '초라하게 보인것'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는 바로 그 차이. 


자신이 만난 화려한 여자가 속이 얼마나 곪아있는 지는 모르는채로 마냥 그녀를 시기했다. 찬란하고 젊은 미모를 과시하듯 뽐내고 다니기 위해서 옆집 여자인 미치에는, 자신이 도무지 갚을 수 없을 정도의 빚을 지고 있었는데. 신용카드를 돌려막기 해가며 빚을 지고 있었고, 부모님 조차도 더이상 그녀의 돈을 갚아주지 않겠다고 이를 악물었는데. 미치에도 역시 '화려해 보이는 것'에 더 많은 중요성을 느꼈기 때문에 안으로는 자꾸 빚을 지고 더이상 안되자 친구의 이름으로 또 신용카드를 만들고...남아있는 건 빚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던 것 같다. 시기와 질투 그리고 분노로 들끓던 여자도, 카드 빚이 어마어마했던 여자도 모두 자신의 행복을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느냐'에 두었다. '내'가 아니라 '타인'이 내 삶의 주요지표가 된다면, 그들이 행복하기는 힘이 들지 않겠는가. 



머리카락을 최후의 보루로 삼을거라면, 나는 그 외에 손톱과 발톱 손목과 발목 귀의 모양새와 목의 단단함까지 모두 보루로 삼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무엇이든 '단 하나'인건 위험하니까. 나의 사랑이란 감정 자체도 한 사람에게만 집중하면, 무너지기가 쉽지 않은가. 그 사람이 없어도 내가 살기 위해서는 내 사랑 역시 여러명의 사람들에게 다양하게 쌓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내 신체중 어느 한 곳의 아름다움으로 버텨낸다면 그것은 얼마나 안타깝고 아슬아슬한가. 엉덩이를, 허벅지를, 종아리를, 겨드랑이를, 심지어는 온 몸의 털까지도 자신의 자랑거리로 삼으면 어떨까. 편의점 봉투를 들고 오는 자신을 초라하게 생각했다면, 집에 돌아와 사발면을 후루룩 맛있게 먹는 자신에게 집중하면 어떨까. 아, 조낸 맛있어 눈물이 난다, 라고 그 순간에 행복해하면 어떨까. 초라한 나 자신이 금세 만족을 느끼는 내자신으로 바뀌어있지 않을까.



뭐, 이렇게 써봤자 나 역시도 허벅지가, 종아리가, 겨드랑이가, 온 몸의 털이 자랑은 아니다. 머리카락도 손목도 발목도 마찬가지. 





같이 일하는 동료가 그만뒀다. 갑작스런 일이어서 지난 목요일 멘붕이 찾아왔고, 그 일이 당분간 모두 내 일이 된다는 사실에 앞으로의 내 직장생활이 걱정되고 두려워졌다. 그외에도 그 안에 숨은 사정들 때문에 혼자 있을 때마다 힘들어서 눈물이 자꾸 비져나오는 상황. 얼마나 힘들까, 언제까지 힘들어야 하나, 답답해하며 퇴근을 했다. 내 소식을 듣고 아빠는 집에 돌아온 내게 기운내라며 밥을 퍼주셨고 국을 데워 덜어주셨다. 남동생은 회식으로 늦게 돌아오고 엄마는 여동생 집에 가있는터라 밥 먹는 식구는 우리 둘 뿐이었고, 그래, 거기까진 괜찮았다. 그런데 밥을 다 먹어갈 때쯤, 아빠가 내게 그러셨다.



"설거지는 니가 해."



아놔. 진짜 폭발할 뻔 했다. 설거지는 물론 내가 하려고 했다. 설마 아빠랑 나랑 둘 뿐이데 내가 아빠한테 하라고 할까. 게다가 나를 위로한다며 밥과 국을 퍼준 게 아니라, 저렇게 말하는 순간 '차리는 건 내가 했으니 치우는 건 니가 해' 가 되어버리는 게 아닌가. 아빠는 늘 이런 식이었다. 다같이 술상이라도 봐서 놀다가 치울 때가 되면 


"락방이가 치우느라 고생하겠구나"


해버리시는 거다. 당연히 치울건데 저렇게 말해버리는 순간 그 맥빠지는 느낌이라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 나는 한 번도 아빠한테 상 치우라고 한 적이 없는데, 대체 왜 저럴까. 왜 늘 해왔는데도, 설거지며 빨래며 밥하는 거며 청소하는 것까지, 엄마가 안계실 때는 동생과 내가 다 해왔는데, 물론 아빠도 그중에 어떤 것들을 하시기 때문에 우리는 엄마가 며칠 집을 비워도 문제없이 지내오고 있는데, 대체 뭐가 그렇게 걱정이 되서 미리 저렇게 초를 치는 말을 하는걸까. 다 할테니까 미리 말하지 말라고 몇 번 소리 높여 얘기해보기도 했지만 절대 고쳐지지 않는다. 왜 화를 내냐는 식이다. 아..나는 요즘 아빠를 미워하는 시기인가 보다. 



대꾸해봤자 싸움만 될 게 뻔하므로 묵묵히 설거지를 마치고 가방을 챙겨 '운동갔다올게'라고 말한 뒤 집을 나와버렸다. 그길로 헬쓰장에 가서 런닝 머신 위에서 걸었다. 우울하고 짜증날 때는 나는 운동 대신 가만히 있기를 선택하는 사람인데, 그러고 싶었는데, 편해야 할 집이 불편한 장소가 되어버려서 도무지 그 안에서 아빠랑 둘이 있을 수가 없었다. 아홉시를 넘기면 아빠는 주무신다. 런닝 머신위에서 좀 걷다가 샤워를 하고 돌아가자, 라고 마음먹었고 그렇게 했다. 



나는 설거지를 싫어한다. 아주 많이 싫어한다. 끔찍하게 싫어한다. 할 때마다 우울에 시달린다. 그래서 '설거지는 니가 해' 이 말에 더 폭발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위에 말했다시피 아빠를 미워하는 시기인가보다. 그래서인지 요즘 독립에의 생각이 자꾸 치밀어 오른다. 나가살까, 혼자살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거다. 돈이 없다..에서 늘 막히지만 설사 대출을 받아 독립해서 나온다 해도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이 나의 독립을 막는데, 그런것들도 어떻게든 다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되어버리는 찰나, 참, 독립하면 매 끼니의 설거지가 내꺼잖아? 하는데 생각이 미쳤다. 


씨발설거지..


어떡하지?


오늘 출근길 내내 설거지에 대한 생각에 시달렸다. 지구를 위해 뭔가 한 가지를 더 하기로 하고 독립한 뒤의 내 끼니는 모조리 다 일회용품으로 해결할까? 밥도 반찬도 일회용 접시, 물도 일회용 컵, 술도 안주도 모두 일회용 용기에...하아- 그렇지만 지구를 위해 뭘 한 가지를 더 해야할지 생각도 안날뿐더러, 일회용 그릇들을 써대는 것이 맛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면에서 끔찍하게 느껴진다. 나는 와인이 와인잔에 마셔야 더 맛있다는 걸 안다. 소주는 소주잔에 맥주는 맥주컵에. 스테이크는 넓다란 접시에 담긴 게 맛있다는 걸 안다. 그릇에 욕심이 있는 부류의 사람은 아니지만, 제대로 된 그릇이 음식의 맛을 한층 업그레이드 해준다는 걸 알고, 그래서 집에서 와인을 마실 때도 굳이 와인잔에 마시는 거다. 그 맛을 설거지 때문에 포기할 수 있을까?



없.다.



그렇다면 설거지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없.다.



그렇다면 어쩌지?




일전에 타부서 차장님이 '해결해야 겠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 이라며 다른 직원들 앞에서 나를 추켜세워 준 적이 있었더랬다. 그런 나는 역시 방법을 찾아냈다. 


결혼. 그래 결혼을 하자. 



결혼해서 설거지는 남편의 몫으로 하자. 대신 설거지로 인해 남편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와 함께사는 게 기분 좋지 않을테니 설거지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남자를 골라서 설거지를 하라고 하자. 그리고 이왕 사는거 즐겁게 먹고 마시며 사는거다. 술도 맛있게 먹고 고기도 맛있게 먹고, 제대로 된 그릇에 제대로 먹고, 그리고 설거지는 남편아, 니가 해. 이렇게 즐겁게 사는 거다. 그러면 되지 않을까. 물론 남편이 설거지를 하는 대신 나도 뭔가를 해야겠지. 지금 당장은 하고 싶은 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지만, 뭐 쇼부를 칠 수도 있는거 아닐까. 아니다. 쇼부고 뭐고 다 떠나서, 나한테 홀라당 빠지면 나는 아무것도 안해도 되지 않을까. '설거지를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없다면 나는 결혼을 생각하지 못하겠는걸?' 이라는 나의 말에 기쁜 마음으로 그것은 자신의 몫이라며 나설 수 있는 남자랑 결혼을 해야겠다. 아,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도 한 채 얻으라고 해야겠다.  한강이 안보인다면 울산 앞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아파트라도..아, 그 아파트는 가급적이면 욕실이 두 개이면 좋겠고, 욕실 하나에는 드레스룸과 연결이 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꼬박꼬박 고액의 월급이 입금되는 남자면 더 좋겠다. 팔 다리에 적당히 모양 좋은 근육이 자리 잡아 있다면 좋겠다. 설거지를 할 때도 근육들의 움직임이 보이면 좋으니까. 키도 좀 크면 좋겠다. 웃는 모습이 브래드 피트를 연상시켰으면 좋겠다. 스테이크를 잘 굽는 남자였으면 좋겠다. 잘 굽고 설거지도 잘하는 그런 남자..



음...

그냥 내 성격을 개조하는 게 더 빠른가..Orz



오늘이 아직 반나절 밖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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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4-14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저...식기세척기라는 편리한 물건이 있습니다만..
설겆이를 싫어하지 않을 만한 남자를 만나는것 보다
식기 세척기 한대 놓고 편히 사는것이 더 나을듯 ^^::

2.혹시 '그런 남자'라는 노래 들어 보셨나요?
들어보세요...왜 식기 세척기를 사야하는지 알수 있을껍니다....


3.여름같은 봄날입니다.
더워서 사무실 창문과 문을 활짝 열어 놓았더니
시원한 바람과 함께 폭풍 미세먼지가 쿨럭쿨럭~


다락방 2014-04-14 13:28   좋아요 0 | URL
1. 저 지금 완전 뒤통수 맞은 것 같아요 아무개님. 식기세척기...왜 생각을 못했죠? 헐. 결혼할 필요가 절대 없네요. 식기세척기의 존재를 저는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요. 멘붕오네요. ㅎㅎㅎㅎㅎ

2. 누구의 '그런 남자' 란 말이죠? 설거지를 못하는 바보같은 남자가 나오나요?

3. 여름같은 봄날인지 겨울같은 봄날인지 나가보질 않아 알 수가 없네요. 사무실에 콕 처박혀 있었더니.. ㅠㅠ

아무개 2014-04-14 14:41   좋아요 0 | URL
어쩌고 저쩌고 이렇게 저렇게 좋은 남자....
그런 남자가 왜.... 널 만나냐? ...이런 가사의 노래였어요.
검색이 안되는 관계로다가 가수가 누군지는 모르겠으요.
우야둥.
식기 세척기가 있으니
기운내요!!!!!! ^0^

Forgettable. 2014-04-14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남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터지는 노래임.. 하지만 슬픔 ㅠㅠㅠ

아 어제 만난 남자가 자기는 전업주부가 체질에 맞는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설거지하고 청소돌리고 요리하는 게 너무 좋다고 하심. 그런거 할 때 자긴 가장 행복하다고 ㅋㅋㅋㅋㅋ 그래서 제가 조언을 해주었어요. 좋아하는 일을 "일"로 만들면 오히려 힘들 수가 있다고 ㅋㅋㅋ 이렇게 싫어하는 일을 하는 걸 합리화.....;;

여튼 전 더 나이들기 전에 머리를 길러보려고 지금 꾹 참고 있는데, 잘라야 젊은 건가. 싶기도 하고. 혼란스러움..

다락방 2014-04-14 17:21   좋아요 0 | URL
저도 머리가 좀 길어 어깨에 닿고 목이 답답해서 이걸 더 잘라버릴까 아님 웨이브를 넣을까 하다가...걍 질끈 동여매고 있습니다. 역시 머리는 묶는게 진리 -_-

전 남자가 설거지하고 청소기 돌리고 이런거 즐거워하면서 전업주부 하는것도 좋고 그런 남자가 저한테 어울린다고도 생각은 하는데, 어처구니없게도 말이죠, 양복입고 각 잡힌 남자를 보면 반해가지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래서 한 여자에 두 남자는 있어야 되는 것 같아요. -0-

blanca 2014-04-14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설거지!!! 저도 진짜 싫어요. 그래서 식기세척기도 고민했었는데 어차피 애벌세척이 필요하다는 얘기에... 그래서 저는 커다란 반찬나눔접시를 준비했어요. ㅋ

다락방 2014-04-14 17:22   좋아요 0 | URL
아, 그러고보니 집에도 식기세척기 있는데 엄마가 그거 몇 번 써보시더니 걍 설거지 직접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당연히 식기 세척기=안쓰는 거 라는 생각이 들었나봐요. 머릿속에서 존재를 지웠음.

아..설거지 너무 싫어요 진짜 싫어요. 전 집에서 제가 밥 차려 먹을때는 설거지를 가급적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답니다. 이를테면 국그릇에 국을 담고 그거 그대로 들고가 거기다 밥 말기...같은걸 실천함으로 해서 말이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밥그릇 하나 세이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조기후 2014-04-14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전 설거지를 무척 좋아하는데요, ㅎㅎ 더러운 그릇들이 많을수록 얼른 이것들을 깨끗하게 만들어줘야겠다는 의지가 불타 오릅니다. 그래서 친구네 놀러가도 설거지는 제가 해요 ㅎㅎㅎ

다락방 2014-04-14 17:23   좋아요 0 | URL
전 개수대에 설거지 거리가 있고, 그걸 보는 순간 가슴이 답답해져요. 미쳐버릴 것 같은 기분..보자마자 한숨부터 나오고 우울해져서...하아- 설거지 해야해..라고 울것 같은 기분이 되어가지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설거지를 좋아하는 건조기후님이라니, 아, 우리는 이렇게나 다르군요! 그래도 싫어하는 제가 있고 좋아하는 건조기후님이 있어 다행이에요. 세상 모두가 싫어해봐요..세상은 지금보다 한층 더 더러워졌을 거에요. ㅠㅠ

레와 2014-04-14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시간 남았어요!!!!!!!!


책상밑에 [658,우연히]가 있는데, 305페이지를 읽었는데, 보스는 오늘따라 자리를 지키고 있고..
하아.............................................

다락방 2014-04-14 17:24   좋아요 0 | URL
하여간..자리를 지키는 보스들이 문제야. 너무 싫어.. -0-
658,우연히 라면 독서에 다시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될겁니다! >.<

moonnight 2014-04-14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와 결혼해 주세요. ^^; 저는 설거지를 아주아주 좋아하거든요. +_+;;;;; 스폰지에 거품을 풍풍 내서 더러워진 그릇을 쓱싹쓱싹 닦고 깨끗이 헹구어서 그릇 건조대에 착착. 생각만 해도 개운해지는 느낌이에요. +_+;;;;;;;;;;;;;;; 다락방님과 소주 맥주 와인 차례로 마시고(물론 여러가지 맛있는 안주들과! 메뉴의 선택은 다락방님께 맡길께요! ) 설거지는 제가 도맡는 행복한 상상을 해 봅니다. 호호 ^^

다락방 2014-04-14 17:26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진심입니다! 우리 함께 살아요!! >.<
멋져, 문나잇님. 잘 먹고 잘 마시고 설거지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니. 근사해요! ♡ 하트뿅뿅뿅이에요~

자작나무 2014-04-14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인지 모르지만 저 역시 설거지를 좋아합니다. 전 밥을 먹자마자 즉시 설거지를 해요.
그런데 밥도 직접 하죠.
스테이크도 직접 굽고.
그러고보니 뭐든지 직접하네요. 월급은 별로 없는데. 킁킁.

다락방 2014-04-14 17:27   좋아요 0 | URL
우연인지 몰라도 니가 눈물 흘릴 때마다 하늘에선 비가 내렸어~

라고 노래를 부르는 저는 뭘까요..순수 또라이인가.. 여튼,

설거지를 좋아하신다니.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월급이 별로 없다니.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빵터졌네요. ㅋㅋㅋㅋㅋ

네꼬 2014-04-15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거지 좋아하고 식기세척기 있는 권위자로서 (응?) 한마디 하겠어요. 식기세척기가 있어도, 넣는 게 일입니다. 그리고 관건은 큰 그릇과 냄비 등이므로 작은 것보단 큰 거 있는 게 좋은데, 큰 식기세척기를 채우려면 혼자 한 끼 먹는 걸론 어림도 없을 거예요. (내 건 작은 세척기.) 그러니까 설거지를... 합시다. 대신 설거지 한 번 할 때마다 보상을 걸어요. 와인 한 잔, 이런 식으로. 또는 다락님은 문나잇님과 결혼합니다.

다락방 2014-04-15 11:55   좋아요 0 | URL
큰 식기세척지를 채우기 위해 혼자 한 끼 먹는 걸로 어림도 없을 것 같진 않은데요, 제 경우엔 말이죠.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와인 한 잔, 이런 식으로 보상하면 또 설거지 거리가 나오잖아요. ㅠㅠ 역시 결론은...문나잇님과 결혼하는 것 뿐이로군요! >.<

관찰자 2014-04-15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을 읽고, 이어 댓글까지 읽으니 이 페이퍼의 논조는 단연컨대 '설거지'인듯 싶네요.낄낄.
자존감이 초특급 울트라로 낮은 저 여자 이야기를 읽으니,
지금은 이름이 가물가물하지만 미미여사의 <솔로몬의 위증>에 나왔던 여선생의 옆집사는 여자가 생각나네요.
암튼,
자존감 낮은 사람들은 상대하기 어려워요.ㅠㅠ

참고로 저는 남이 볼때는 우아(?)한 커피숍을 하고 있지만,
설거지는 정말 백만번. 끙.

그래도 다락방님은 가족을 위한 설거지이니 마음 푸세요.ㅠㅠ

다락방 2014-04-16 18:01   좋아요 0 | URL
자존감 낮은 사람들을 상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계속 해오고 있었는데,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는 사람들 역시 상대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최근 새움의 이방인 논쟁을 보면서 말이지요. '번역에는 하나의 정답만이 있다', '내가 한 번역만이 옳다'는 데에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습니다. 번역에 대한 오류를 지적하는 글은 눈과 귀를 막고 그 오류를 지적하는 사람을 상식없고 이성 없는 사람으로 몰아부치다니..이 세상에 가장 잘난건 나다! 라는 것 역시 상대하기 무척 어렵네요. 그건그렇고,


저는 오늘 사무실에서 커피를 마신 컵을 씻었거든요. 어제도, 엊그제도. 그런데 그것이 그렇게 싫다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거에요. 업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그래서 사무실에서의 청소나 설거지는 스트레스 없이 묵묵히 받아들이는 걸까요? 그런데 왜 집에서는 도무지 못하겠는걸까요? 하아-
관찰자님, 저는 설거지가 용납이 안돼요. (응?) ㅎㅎㅎㅎㅎ

비연 2014-04-15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그런 결론을 내리곤 해요. 결혼을 하자. 결혼을 해서 다 줘버리자..ㅎㅎㅎㅎ

다락방 2014-04-16 18:02   좋아요 1 | URL
역시 결혼이 답인겁니까? 이제부터라도 좀 생각해볼까요? ㅎㅎㅎㅎㅎ

단발머리 2014-04-16 0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답은 필요없어> 이야기를 내가 얼마나 진지하게 읽어 내려갔는지, 다락방님 모를거예요.
요즘에.... 부쩍 늙어간다는 생각에 얼마나 우울했던지.
간만에 한 파마는 완전 이상하게 나오고, 살은 찌고, 피부는 울긋불긋, 눈에는 염증...
그래, 늙었어.... 젊음이 부러워. 아하, 하면서 읽고 있었는데, 설겆이ㅋㅎㅎ

설겆이 좋아하는지는 결혼전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저희 신랑은 설겆이 두번 시키니까(하지도 않더니만), 식기세척기 사왔더라구요. 그 때가 십수년 전이라 식기세척기라는 말 자체가 생소할 때인데, 거금을 들여서.. 키햐..
결혼 전에 물어보세요.

"설겆이를 좋아하세요?" ㅋ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4-04-16 18:03   좋아요 1 | URL
당연히 결혼전에 물어봐야죠. 그리고 확답을 받아야죠. 설거지를 좋아하며 반드시 설거지는 자기가 하겠다는 강한 다짐 말입니다. 그러지 않을거라면 저는 결혼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요즘에 저도 부쩍이나 '아, 나잇살 이라는 게 이런거구나...'하고 깨닫고 있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자유 2014-04-19 17: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본문을...끝까지 다 읽었을 땐 왜 식기세척기를 못 떠올리나...답 달아드릴까...하다가.
이어진 댓글+답글에..하.하.하.
1. 식기세척기 애벌세척은, 흐르는 물에 건더기 쓸려보내면 되는 정도이고
2. 그런남자. 예, 저도 동감~!! ㅎㅎ
3. 설거지를 하겠다는 남자가 아니라, 집안밖 모든 일에 대해서 스스로 '알아서' 할 일이지 네일내일 쓸데없이 나눌 것들이 아님을 알고 실천하려 '노력하는' 남자를 고르시옵고...
역시 '그런남자'랑 '그런녀자'가 되도록 노력하시면 되시는 것이옵고...
4. 나잇살..허.허.허...그 연세들에 나잇살 운운...

...아줌마한복판...이라고, 로긴 안 하고 댓글 달았다가 <- 알라딘서재관리 안 하니까 ^^
로긴하고 옮겨 달아요~~ <- 로긴안한상태프로필사진칸이...맘에안들어서. ^^

다락방 2014-04-21 09:08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자유님.

흐르는 물에 건더기 쓸려보내면 되는 정도라니, 흐음, 그렇다면 설거지는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될 수도 있겠군요. 요즘 독립에의 욕망이 커지는지라 설거지 해결이 정말 중요해요.
그리고 자유님..하하하하하하하하.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이 말은 꼭 해야겠는데요 ㅠㅠ 저 나이 아주 많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잇살을 퐉퐉 느끼는, 그런 나이인 겁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주현 2014-04-25 14: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식기세척기는 구조가 간단한 식기는 그나마 잘 닦이는데, 조금만 틈이 있는 반찬통이나, 말라붙은 고추가루, 약간 큰 냄비들, 컵입구에 묻은 립스틱 자국같은 것들은 따로 처리해야돼서...두번 일을 시킵니다. 주부들은 거의 있어도 안 쓴다고 봐야죠. 적은 양도 일단 한번 가동하면 40분에서 한시간은 돌려야 하고, 더운 물 쓰니까 습기잘차고, 여름엔 바퀴벌레도 한번씩 나오고...식기세척기 빌트인 된 아파트, 싫어합니다. 아주 조금의 도움은 받을 수 있겠죠.

다락방 2014-04-24 12:53   좋아요 1 | URL
그래서 저희 엄마도 식기세척기를 안쓰시는가봐요. 역시 식기세척기는 답이 아니네요. 흐음- 무엇보다 바퀴벌레라뇨! 아이쿠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