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구하는 경제학 - 경제학 고전에 공동체의 행복을 묻다
조형근.김종배 지음 / 반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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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시절 이야기를 하시니까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생각나는데요. 베블런이 10대 중반 농장에서 자라던 시절에 동네 친구인 여자아이와 함께 소떼를 돌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황소 한 마리와 암소 한 마리가 갑자기 격렬한 사랑을 나누는 광경을 보고 마음이 뜨거워졌나 봅니다. 그래서 옆에 있던 동네 여자친구에게 ˝저걸 보니 한번 해보고 싶어지지 않니?˝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여자친구가 ˝하고 싶으면 해. 저거 너희 집 소잖아.˝ 라고 대답했다고 하네요. 이게 좌절이라면 좌절인데, 이런 실패를 겪으면서 후에 반성하고 분발해서 여성편력을 쌓아가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소스타인 베블런, p,340)



저기서 오는 좌절(?)과 여성편력이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자친구의 말이 사이다 ㅋㅋㅋㅋㅋ

"하고 싶으면 해. 저거 너희 집 소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가 찬미한 돈벌이는 쾌락과 현실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돈벌이였습니다. 그래서 케인스는 버는 만큼 엄청나게 썼습니다. 반면 혐오한 돈벌이는 소유물로서 돈을 사랑하는 행위였습니다. 축적을 위한 축적, 돈을 벌기 위한 돈벌이는 "구역질나는 병적 상태"이고, "범죄적 성향과 질환의 성격을 보여주기 때문에 정신병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라고까지 주장했습니다. 역작 [고용, 이자,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의 마지막 대목에서는 소유물로서 돈을 사랑하는 계급인 금리생활자들을 안락사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개인의 저축이나 기업의 현금 보유, 긴축정책 ㄸ위를 매우 비판적으로 바라본 것입니다. 케인스는 오로지 버는 데만 집착하는 경제활동을 오늘의 즐거움을 희생해서 내일의 풍요를 기약한다는 피가학적, 마조히즘적 정신병에 비유했습니다. 그 결과 경제가 파괴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오늘을 즐기고 삶의 창조성과 쾌락을 마음껏 누리기 위해 경제생활을 할 때 비로소 우리는 경제와 삶,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가요, 매력적이지 않나요? (존 메이너드 케인스, p.220)

다른 친구들은 평화주의 관점에서 전쟁을 반대했다고 해요. 즉 이 전쟁은 제국주의 전쟁이고 여기 나가서 목숨을 버려봐야 아무런 애국적 가치도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반면 케인스는, 자신의 병역 거부와 평화 주의가 아니라 자유주의에 기반한 행동임을 상당히 강조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어떤 개인도 근본적으로 전쟁에 함전하지 않을 권리가 있으며, 이에 대해서 이유를 물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반전 평화주의 보다는 양심의 자유를 강조한 거라 할 수 있죠. (존 메이너드 케인스,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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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6-06-15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 나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대의 여자아이에게서 이런 센스라니^^
훌륭해요, 진짜~~~

다락방 2016-06-15 09:41   좋아요 0 | URL
짱이죠! 써먹고 싶은데 써먹을 일이 없을 것 같아요. 남자랑 둘이 소 교미하는 일을 볼 일이 없을테니. ㅋㅋㅋ

단발머리 2016-06-15 09:43   좋아요 0 | URL
예전에 사자들이 사랑하는 거 tv에서 봤는데.. 그러게요. 소는 아무래도 보기 어려울듯해요.
날이 꾸물꾸물한데 아침부터 Hot!!! ㅋㅎ

다락방 2016-06-15 09:45   좋아요 0 | URL
저는 십년쯤 전인가 여자셋 남자둘이 서울대공원 갔다가 곰들이 사랑하는 거 직접 봤어요. 아 진짜 멘붕이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6-06-15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하철에서 빵터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6-06-15 09:4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읽다가 웃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16-06-15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이네요ㅎㅎ
재미있는 부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ㅋ

다락방 2016-06-15 15:29   좋아요 0 | URL
재밌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랙겟타 2016-06-22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베블런 부분에 이런부분도 있었나요? ㅎㅎㅎ저 이거 팟캐스트를 재밌게 들어서 책으로도 읽었었는데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네요ㅎㅎㅎ

다락방 2016-06-22 08:24   좋아요 1 | URL
사람이 참 독서를 해도 말이지요, 자기가 관심 있는 것만 눈에 띄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