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 부부가 1박2일로 외출을 한 주말이었다. 둘째 조카가 블루베리를 먹고 있었는데, 내가 '이제 그만 먹어야 될 것 같아' 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는 나로부터 등을 돌려 블루베리를 계속 먹었다. 나는 차마 더 말리지 못하고 등 돌린 아이의 뒷모습이 너무나 예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진을 찍었다. 발바닥도 예쁘고, 오물오물, 블루베리 씹는 것도 너무 예쁘고, 내가 사진을 찍으니 돌아보며 웃어준 것도 너무 예쁘다.
신기하다.
등을 돌린다는 것은 차갑고 슬프게 느껴지는 행동인데,
최근에 나로부터 뒤로 돌아 등을 보여줬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나는,
이토록 예쁘고 사랑스럽거나 듬직하고 안정감을 느끼거나 했다.
어떤 등은 내내 기억에 남는가보다. 아름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