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에 한 남자를 만나러 가면서 나윤선의 시디를 준비했었다. 그에게 그 앨범을 선물하기 위해 가방 속에 넣어가긴 했지만 정작 만나서는 주지 않는 쪽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 내가 좋아하던 앨범인데, 시디를 이성에게 선물하는 것이 뭔가 은밀하게 느껴졌기에, 그가 내 마음을 오해할 것 같아서. 그러나 이야기가 깊어가고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수록 그에게 줘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생겨났고, 결국 그가 나를 위해 준비해온 선물이라며 시디 한 장을 내밀었을 때, 아, 나도 줄 수 밖에 없겠네, 하면서 나윤선의 시디를 내밀었던 것이다. 나는 「그리고 별이 되다」를 들려주고 싶어 그에게 그 시디를 줬던걸까, 그런데 그는 내게 「천사」가 좋다고 답했던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어제, 이 앨범을 들었다.
「surf」와 「coffee or tea」가 특히 좋은데, 오늘 아침에는 「coffee or tea」를 내내 반복해 들으면서 몇 해전의 그를 떠올렸다. 앨범의 타이틀인 '노마디즘'과도 그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그를 언제고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이 앨범을 내밀고 싶다고 생각했다. 포스트잇을 살짝 붙여주고 싶다. 아니, 쪽지에 메모를 적어 접어줘도 좋을테고. 거기엔 이렇게 쓸 것이다.
나는 coffee or tea 가 좋았어요.
그 다음날 혹은 며칠 뒤, 그로부터 어떤 답이 올지를 기다리고 싶다. 그가 방 안에 혼자 있을 때, 그가 여행중일 때, 그 모든 시간에 이 앨범이 함께한다면 좋을것 같다.
Would you like some coffee of some tea? oh
수줍어 말 못했지만
And if you want somebody just like me, oh
모처럼 용기내봐요
그거 아나요 매일 당신이
날 바라보며 가슴이
너무나 두근거리는걸요
So if you want some coffee or some tea, oh
오늘 날씨 한번 끝내줘요
But if you want somebody just like me, oh
날 좋아할지 자신없어요
좀 더 솔직할 수 없나요
알아버렸어요 당신도
매일매일 날 보러 왔잖아요
But I keep, I keep falling
and I keep, I keep. oh
yeah, I keep. I keep falling for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