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연애할 때 - 칼럼니스트 임경선의 엄마-딸-나의 이야기
임경선 지음 / 마음산책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에세이를 읽는 자세란건 따로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나는 이 책의 책장을 덮으며 했다. 다른 이들의 리뷰를 살펴보니 절망스럽기까지 했다. 나는 이 책이 재미없었다. 엄마가 딸에게 기대하고 바라는것은 사람마다 다른것처럼, 살아가는 방식 또한 그러하다. 이 책속에서의 엄마가 딸에 대해 품는 감정과 기대는 설사 내 생각과 다르다고 해도 받아들일수 있었지만, 그녀의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시선에는 당혹스러울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쌀국수 집에서 옆 테이블에 앉은 식구들을 보며 그녀가 갖는 혼자만의 생각은 나를 질리게 했다. 

'나름 '청담동 며느리' 스타일의 그녀는 세련되고 옅은 화장에 명품 옷과 가방, 자연스러운 듯 상당히 매만진 머리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드는, 한국 최고 여배우의 '내추럴 본 미모' 옆에서 가면이 벗겨지듯 노골적으로 주눅 들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p.181)

독자인 나와 어느 정도 사고방식이 비슷해야 에세이를 잘 읽을 수 있는걸까? 아니면 에세이를 읽는 내가 지나치게 고집스런 성향을 가지고 있는걸까? 대화를 나눈것도 아니면서 옆테이블 사람의 심리까지 추측하는 글을 읽는건 내게는 좀처럼 유쾌하지 못한 일이고, 그것을 감싸줄 정도로 어떤 다른 장점들이 터져 나오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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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out 2012-08-21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 에세이는 거의 본능적인거 같긴 해요.

다락방 2012-08-21 08:36   좋아요 0 | URL
네, 그런것 같아요, 드림아웃님. 저랑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지만, 그 '다른 생각'에 저자가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면 그때부터는 독자인 저와는 어긋나게 되어버리는 것 같아요.

2012-08-21 0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21 0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2-08-21 08:39   좋아요 0 | URL
한국어 없어서 지금 절망하고 돌아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2-08-21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2-08-21 11:19   좋아요 0 | URL
네. 식당에 여배우가 온거에요. 여배우 테이블, 본인 테이블, 그 사이 테이블에 앉은 다른 가족. 그런데 그 다른 여자를 보고 여배우 때문에 주눅 들었다고 써놨더라구요. 그걸 보는데 확 마음이 상했어요. 얘기를 나눈 상대가 아닌데 표정만 보고 그게 배우때문에 주눅이 들은건지 어떻게 확신하지? 하고요. 청담동 며느리 스타일, 이라고 쓴것도 뭐랄까, 틀에 갇혀있는걸로 보였다고 해야하나. 뭔가 실제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일치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누구나 그게 일치하긴 힘들겠지만, 저 장면에서 심하게 인상이 써지더라구요.

레와 2012-08-21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질투? 열등감? 책을 안읽어봐서 단정하기 어렵고.

다른 이야기.
매번 '아름다운'이라는 말을 글마다 넣는 사람의 글은 본인글이 아름답지 못함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으니깐 다른 사람에게 아름다움을 구걸하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스쳐지나가네요.

다락방 2012-08-21 10:1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난 에세이 읽고 만족하게 되는 일이 별로 없는것 같아요. 그러면 안읽으면 될텐데 그래도 자꾸 읽고 마음에 드는거 만나고 싶고 그래요.

아름다운 마음씨에 관련된건 패쓰. 그건 지긋지긋하네요. -_-

테레사 2012-08-21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도 그래요..에세이가 마음에 들었던 경우는 거의 없었던 듯...평전도 ....

다락방 2012-08-21 10:51   좋아요 0 | URL
'좋아하지 않는 장르'라고 말하기엔 서운한, 다른 뭔가가 있는것 같아요. 저도 에세이가 좋았던 적이 거의 없어요.

라로 2012-08-21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읽다 말았어요. 저처럼 에세이 좋아하는 사람이!! ㅎㅎㅎ
모처럼 다락방님과 느낌이 맞았네요, ㅋㅎㅎㅎㅎ
이 책에 대한 소개 글에 '남다른'이라는 묘사가 하도 많아서 전혀 관심 없는 사람이었는데 샀거든요.
그런데 읽다 말다니, 이 책을 포함해서 읽다 만 책이 벌써 5권이 되어요. 오와~~

다락방 2012-08-21 11:34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 읽으면서 나비님 생각 했거든요. 에세이 좋아하시니까 이 책도 좋아하시겠지, 하고 막연하게요. 저도 중간까지 읽다가 그만 읽을까 하고 덮었더랬어요. 아니다, 그래도 읽어보자, 하고 끝까지 읽었는데, 그나마 끝까지 읽어서 별이 세 개는 나왔어요. 중간에 제가 읽은데까지만 읽고 말았으면 별 두개 주려고 했었거든요.

읽다 만 책은 저는 엄청나게 많아요, 나비님.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 책들을 제가 다시 시도하게 될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죠, 팔아버릴까요? 후...orz

프레이야 2012-08-21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지 않는 책이 있는 건 당연하고 옳지요.
다락방님의 솔직한 리뷰에 추천!

다락방 2012-08-21 17:52   좋아요 0 | URL
맞지 않는 책이 있는건 당연한데 전 유독 에세이에서 그 증상이 심한것 같아요. 후..

mira 2012-08-21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와 맞지 않는 에세이를 읽으면 짜증이 확 나더라구요. 읽다만 책도 많고 나름 죄책감이 들어서 다읽어야하나 망설이고 있었는데 다들 그러시다니 ㅎㅎ

다락방 2012-08-22 09:32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요. 뭔가 위로가 되지 않나요? ㅎㅎ 뭐, 나만 그런것도 아닌데, 하면서 말이지요. ㅋㅋㅋㅋㅋ

에세이를 재미있게 읽기 위해서는 저는 어느정도 사고방식이 비슷해야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최근에 목수정과 임경선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하게됐어요. 둘 다 저랑은 어긋나는 에세이들이라서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