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키시리즈 6권을 읽고있다. 5권인줄 알았는데 책 뒷날개를 보니 6권이더라. 이 책을 시리즈 나올때마다 번번이 읽는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가장 큰 이유는 수키가 듣게되는 남자들의 달콤한 멘트 때문이다. 세상에, 작가인 샬레인 해리스는 정말로 이 책속의 모든 말들을 들어본건지, -그렇다면 그녀에겐 남자란 남자는 모두 빨아들이는 치명적인 매력이 있는거다- 아니면 상상인건지, -그렇다면 그녀의 상상력은 로맨틱한것으로는 최고봉이다- 알 수가 없지만 멘트들이 나를 기절시키기에 충분하다. 이번 책도 읽으면서 아주 그냥.. 훅간다. 다른 로맨스 소설에서 남자들의 멘트를 읽으면 사실 오글거리거나 거북하거나 하기 쉽상이었는데 왜 수키시리즈의 모든 멘트들은 그냥 흘려 넘기기가 어려울까. 

자, 퀸. 퀸은 민머리의 키크고 건장한 남자다. 그는 수키가 일하는 바(bar)로 수키를 찾아온다. 그전에 그들은 한번 만난적이 있었다. 이 바에 온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 수키에게, 그는 당신을 만나러 왔다고 말한다.  

그는 눈을 감고 나를 빨아들일 듯이 깊은숨을 들이켰다.
「이제 나는 칠흑같이 어두운 방에서도 당신을 알아볼 겁니다.」
(p.34) 

아이쿠야. 칠흑같이 어두운 방에서도 나를 알아볼 수 있다니, 오와, 정말? 진짜? 그게 가능해? 그런데 나는 자신이 없네요. 칠흑같이 어두운 방에서도 당신을 알아볼 자신이 없다. 사실 이런말을 듣는다면 멍때리고 그의 눈을 보다가 정신이 나가버리겠지만, 나는 다시 고개를 세차게 흔들고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하며 그에게 말할것 같다. 

뻥치지마. 

하하. 

이제 퀸(다시 말하지만 남자다. 퀸, 이라고 여자가 아니다)은 수키에게 애인이 있는지를 묻는다. 

「당신은 얼마 동안 알시드와 데이트를 했죠.」
(중략)
「그럼 그는 당신의 애인이 아닌가요?」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럼 당신은 사귀는 사람이 없나요?」
「네」 
「내가 감정 상하게 할 사람은 없는 건가요?」
「난 그런 말은 하지 않았어요.」
(중략)
「감정 상한 전 남자 친구 몇 명 정도는 제가 다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나랑 사귈래요?」
(p.41) 

아, 멋져! 전 남자 친구 몇 명 정도는 제가 다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 남자 친구 몇 명 정도는 제가 다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다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 멋져. 자기가 다룰 수 있대! 꺅 >.< 응, 당신이 다루도록 해요. 감정 상할 전 남자 친구 따위, 없지만. 아무려면 어때요. 당신이 다 다루시구랴. 히융.  

퀸과 수키는 데이트를 한다. 얼레리꼴레리~ 데이트로 함께 공연을 보고 나오는 길에 위험을 느낀다. 민머리의 키크고 건장한 퀸. 그는 바다 하리 같이 생긴걸까, 나는 잠깐 생각한다. 

그는 방해받지 않고 움직일 수 있도록 양복 코트 단추를 왼손으로 풀었다. 그는 손가락을 구부려 주먹을 쥐었다. 강력한 보호본능을 가진 남자였기 때문에, 그는 나보다 먼저 내 앞으로 나갔다. (p.134) 

아우 ㅠㅠ 강력한 보호본능 ㅠㅠ 코트 단추를 왼손으로 풀고, 손가락을 구부려 주먹을 쥐다니. 나는 자꾸만 바다 하리를 생각한다. 나보다 먼저 내 앞으로 나가다니, 아 멋져 ㅠㅠ 강력한 보호본능을 가진 남자는 진짜 짱 멋진 것 같다. 코트의 단추를 한 손으로 풀고, 손가락을 구부려 주먹을 쥐고, 강력한 보호본능 ㅠㅠ 아 멋져 ㅠㅠ 

 

우울한 밤과 아침을 보내는 중인 수키, 혼자 베란다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퀸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안녕, 예쁜이」
맞은편에서 따뜻한 목소리가 말했다.
「퀸이군요.」
나는 너무 기쁜 티를 내지 않으려 하면서 말했다. 내가 감정적으로 이 사람한테 많은 것을 쏟아부어서가 아니라, 지금 당장 내게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기뻤다. 그리고 퀸은 강력하면서도 매력적이었다.
「뭐 하고 있었어요?」
「아, 가운 차림으로 앞 베란다에 앉아서 커피 마시고 있었어요.」
「그곳에 가서 당신과 커피 한 잔 같이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흐으으음. 한가한 소원일까, 아니면 진지하게 <오라고 해줘>일까.
「주전자에 커피는 많아요.」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난 댈러스에 있어요, 아니면 그곳으로 번개같이 갈 텐데.」
그가 말했다. 김빠져라.
(pp.175-176) 

아놔. 이자식. 올것도 아니면서 말을 왜 이따위로 하고 난리야. 주전자에 커피가 많다는 사소한 말을 하기 위해서 머리 싸맸구먼, 아놔 이자식. 댈러스에 가있고 난리야. 그래도 퀸이라면, 번개같이 올 그런 사람일거다. 지금 댈러스라서 못오는거지, 댈러스가 아니라면 정말 번개같이 와 줄 그런 남자일거다. 뭐, 댈러스에 있다고 하니까 김이 빠지긴 했지만. 아 자식. 진짜.  

아니 그런데, 안녕, 예쁜이 라니. 예쁜이는 원서에 뭐라고 써져있지? 예쁜이, 라니. 그런 말 들으면 기분이 어떤가? 좋을까? 나쁠까? 잠깐 상상해보자. 누군가 나에게 예쁜이라고 하는걸. 

음. 

음. 

음. 

음. 

잘 상상이 안되는데?  

 

아직 절반정도 밖에 못읽었다. 나머지 절반에는 어떤 달콤한 말들이 적혀 있을까? 읽으면서 몸이나 베베 꼬아야겠다.

 


댓글(25) 먼댓글(1)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로맨스 소설을 추천해 달라는데...
    from 엄마는 독서중 2011-01-08 12:41 
    로맨스 소설을 추천해 달라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내 서재 카테고리만 봐도 내가 로맨스 소설과 친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텐데...  저한테 어쩌란 말입니까?^^  지금 딱 떠오르는 건, 불혹이 된 분들만 읽으라고 강력추천하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요. 요건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봤는데, 그래도 주옥같은 글발에 반해 복사해서 노트에 붙여 뒀어요. 왜냐면 언젠가 써 먹을 수 있을까 해서~ ㅋㅋㅋ
 
 
무스탕 2011-01-07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06, 총 114444

일단 이거 먼저 잡아놓고.. ^^

다락방 2011-01-07 15:08   좋아요 0 | URL
앗 저는 숫자4가 참 좋아요. 히히히히히

무스탕 2011-01-07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누가 저보고 '안녕, 예쁜이' 라고 불러주면 전 당장 그에게 달려가 꽃이 되겠어요 :)
그에게 과거 몇 명의 여자친구가 있었다면 전 차라리 모르는게 나을것 같아요. 그저 막연히 있었겠지.. 해야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으면 부르르~~ 떨것 같아요.

다락방 2011-01-07 15:54   좋아요 0 | URL
전 어떤 기분을 느껴야될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 진짜 들어봐야 알 것 같은데, 제가 앞으로도 그런말을 들을일은 없을것 같아요. 누가 감히 저에게 '예쁜이' 라고 하겠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 아마 아무도 그렇게 말하지 못할것 같은데요.
저도 그의 과거의 여자친구에 대해 알고싶지 않아요. 아는 순간 화르르 질투가 생기더라구요. 그의 과거와 싸워봤자 이길수도 없는데 말예요.

레와 2011-01-07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그냥, 오늘 118, 총 114456 방문 잡아 놓고 싶었어요.^^;;

이번에 또 새로운 남자친구 등장이네요, 수키는 좋겠다. 부럽잖아~ 아흥!

다락방 2011-01-07 16:44   좋아요 0 | URL
아주 그냥 난리가 났습니다, 레와님. 이 뱀파이어 저 뱀파이어 저 늑대인간 이 변신인간 ㅎㅎ 인기폭발 수키네요. 부럽습니다. ㅎㅎ 게다가 남자들이 어쩜 다들 그렇게도 멋진지! 멋진 남자 하나 만나기도 힘든 이 세상에 수키는 책 한권 바뀔때마다 만나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치니 2011-01-07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 안녕 예쁜이,가 뭐에요 뭐야뭐야뭐야! 영어로 어떻게 적혀 있던지, 안녕 예쁜이는 다락방님이 설명한 그 모든 퀸의 멋진 면모를 부숴버리고 맙니다. 아아아아아.

다락방 2011-01-07 17:49   좋아요 0 | URL
웃기죠? 저도 막 상상해 보는데 상상이 안돼요. 예쁜이라고 말하면 정말 좋아해야할지 짜증내야할지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 예쁜이라니, 진짜 웃기죠? ㅋㅋㅋㅋㅋ 근데 이게 막연하게 상상하면 웃긴데 만약 누군가 정말 그렇게 말해준다면 어떻게 느끼게 될지 모르겠어요. 아 진짜 상상안돼요, 예쁜이는. ㅋㅋㅋㅋㅋ 이건 말하기에도 오글거려요. 안녕 예쁜이 ㅋㅋㅋㅋㅋ

... 2011-01-07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그만 빨려 들어가세요! 이러다 아주 책 한 권을 다 옮겨놓겠어요!!!

다락방 2011-01-09 21:30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다 읽었습니다. 로맨스 소설을 읽어도 생각이 많아져서 큰일이에요, 브론테님. 어휴.

카스피 2011-01-07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말하지만 남자다. 퀸, 이라고 여자가 아니다.ㅎㅎ 맞는 말이지요.제가 아는 퀸중에 가장 유명한 퀸은 바로 앨러리 퀸이랍니다^^

다락방 2011-01-09 21:30   좋아요 0 | URL
아, 앨러니 퀸을 잊고 있었네요. 그러고보니 안소니 퀸도 있었지요! 다들 남자였네요! 하핫

비로그인 2011-01-07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이 책은 원서로 읽어도 좋겠군요. 영어의 벽을 넘어 술술 읽힐 것만 같아요. ㅎㅎ

금요일 저녁이에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1-01-09 21:31   좋아요 0 | URL
앗, 그러게요. 저 대화부분은 원서로 좀 보고 싶네요. 따라해보게 말입니다. ㅎㅎ

순오기 2011-01-08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나한테 로맨스 소설을 추천해달라는 메일이 왔는데~~~~~~
로맨스든 뭐든 소설은 다락방님이 타의추종을 불허할 분이라서 먼댓글로 연결해도 괜찮겠죠?
내가 읽은 로맨스 소설이라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밖에 생각나지 않아요.ㅜㅜ
나는, 다락방님 페이퍼 자체가 로맨스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해피 뉴 이어~~~~ 다락방님!^^

다락방 2011-01-09 21:31   좋아요 0 | URL
앗, 순오기님, 페이퍼 읽었습니다. 제가 그 밑에 가서 로맨스 소설 몇권 더 추천해드릴게요.
:)

순오기 2011-01-10 21:56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로설 추천해주셔서 고마워요.
저한테 메일보냈던 분이 서재에 와서 확인하고 댓글을 남겼네요~~~~ ^^

2011-01-08 1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9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10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10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산사춘 2011-01-17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으니 갑자기 배가 고파서 저도 베베 꼬여요.
몰아서 읽고 추천하는 다락방표 글 맛!(때문에 배고파요.)

다락방 2011-01-17 09:14   좋아요 0 | URL
앗 저도 배가고파요, 이 댓글 읽으니까요.
동료가 준 리얼초코케익을 먹어야겠어요. 초코가 가득가득 초코 투성이에요! 므흐흐흐흐

산사춘 2011-01-18 16:30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그런 거 마이 먹으면........... 저처럼 예뻐져요.

다락방 2011-01-18 16:34   좋아요 0 | URL
점심엔 보쌈정식을 먹었습니다! 움화화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