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브론테님의 페이퍼에서 이 책을 알게 되어 읽었다. (아, 난 정말 브론테님 참말로 좋아해요!)
젊은 시절, 첫눈에 반해 사랑을 하고 결혼에 이르고 그 완벽할 줄로만 알았던 결혼이 순간순간 짜증으로 변하고.
정말이지 폴린은 좋은 사람이었다. 그건 마이클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둘이 함께 사는 게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p.230)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처음 부모가 된 사람들은 자기 자식이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아기인 줄 안다. 다른 아기들은 태어난 적도 없고, 온 세상이 수세기 동안 그 아기의 탄생을 숨죽여 기다려온 줄 안다.(p.278)
폴린과 마이클이 만나서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이들어 죽을때까지 살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책은 단순히 메리지만이 아마추어는 아니라고 말해준다. 한 두번 하는 것이 아닌 늘상 살아가는 삶 자체도 우리에겐 아마추어가 아닌가.
이 책은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와
『레볼루셔너리 로드 』
사이쯤에 위치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좀 진지한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을 했고, 또 그래서 내 맘대로 캐스팅을 해보았다.
일단 순간적으로 사랑에 빠지고 충동적으로 전쟁에 참가하지만 다른 병사가 '실수로 쏜' 총알을 맞고 다리를 절게 되는 마이클 역에는 (내가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제임스 맥어보이'가 어떨까 싶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90343103461501.jpg)
어쩐지 사랑에 잘 빠질 것 같고 어쩐지 우유부단할 것 같고 어쩐지 커다란 야망은 가지고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순전히 개인적인 시각.
눈이 번쩍 뜨일만큼 미인이지만, 지나치리만큼 섬세하고 말이 많으며 언제나 행복하고 싶어하는 폴린 역에는 '레이첼 맥아담스'가 어떨까.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90343103461503.jpg)
제대하는 마이클에게 단숨에 뛰어가 안기는 역을 그녀만큼 잘 할 수 있는 여자가 있을까. 그러나 좀 더 나이 많은 폴린의 역할을, 조금씩 신경질적이 되어가는 여자를 그녀가 연기할 수 있을까?
가끔 좋은 책을 읽을 때는 아, 이건 누가 좋아하겠구나, 아 이건 누구한테 추천해줘야지, 하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Jude님이 떠올랐다. Jude님이 읽는다면 참 좋아할 만한 책이다 싶었다. 사실은, 좀더 솔직해지자면, Jude님 말고는 다른 사람은 떠오르질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