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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ah Jones - Not Too Late
노라 존스 (Norah Jones) 노래 / 이엠아이(EMI)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누구에게나 고통과 불면의 밤은 찾아온다.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지 않기를 바라는 날들도 찾아온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눈을 뜨자마자 와락 외로움이 밀려오기도 하고, 내가 이대로 영영 외롭게 지내진 않을까 두려움이 밀려오기도 한다. 친구로부터 상처를 받는 날들도 있고 연인과 이별하는 아픔을 겪는 날들도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리멸렬함을 느끼는 날들도 찾아오고, 직장에서 일에 치여 터벅터벅 퇴근길을 맞이하는 저녁들도 찾아온다.
그럴때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치유법을 찾아내어 그 고통을 극복하려고 한다. 극복하지 않고는 이 치열한 삶들을 견뎌낼 수가 없다. 누구는 술을 마시고 누구는 맛있는 걸 먹는다. 누구는 친구와 수다를 떨고 누구는 거울을 보며 울고 누구는 잠을 잔다. 나 역시 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유쾌하지 못한 감정들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때때로 나는 치유하기 위해 음악을 듣는다. 아니, 그보다는 음악을 듣다보면 치유가 된다는 것이 맞겠다.
내가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였다면, 내가 나를 치유하기 위해서였다면 노라 존스의 앨범은 정말이지 탁월한 선택이었다. 나이보다 훨씬 더 들어보이는 성숙한 그녀의 보이스가 조용히 방안에 울려 퍼지면, 마음이 가라앉는다. 나는 조금 진정하게 되고, 나는 조금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 편안함이 찾아오고 사실은 이 감정들 따위, 금방 지나가 버릴거라는 안도감마저 찾아온다. 그녀의 음악에 어떤 절정과 희열은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음악을 반복해서 듣는것이 부담스럽지 않을 수 있다. 서른이 넘은 여자는, 절정과 희열 보다는 편안함을 찾는 걸까. 그녀의 시디를 며칠째 걸어놓고 도무지 뺄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음악이 때때로 나를 치유한다고 믿고, 음악이 때때로 나를 고통과 불면의 밤에서 빠져나오게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이 노라 존스의 노래들이라면 조금 더 치유가 쉬워진다. 잠들기 전에도 나는 그녀를 들었고, 일어나서도 나는 그녀를 들었다. 조금 더 편안해진 마음으로 또 하루를 맞는다. 어쩌면 다음에 어김없이 찾아오게 될 또다른 고통에 대해서도 나는 대응할 수 있을것이다. 나보다 어린 그녀의 나보다 성숙한 목소리가 고맙다.
별을 하나 뺀 것은,
그러나 그녀의 앨범의 노래들을 내가 따로 구분해 낼 수 없기 때문. 2번트랙이나 13번 트랙이나 그노래가 그노래 같다. (이건 혹, 내가 나이들은 탓인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