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8]권을 읽었다. 하.. 아직 8권 초반인데, 이번달 안에 다 읽을 수 있을 것인가.. 급한 마음으로 핸드폰을 이용해 전자책으로 읽었다.
















출근길 말고는 좀처럼 읽을 시간이 없어서 출근길에 가급적 많이 읽자! 하고는 열차 타자마자 읽어서 양재역 이라는 방송 듣고 내리자, 고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그제야 지하철 안에 무려 두 명이나!! 종이책 읽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아.. 한 권은 제목도 밨는데 까먹었네. 하여간 여자 사람1인, 남자 사람 1인이 각자의 자리에서 종이책을 읽고 있었다. 오!!


정말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었다.


보통 외국으로 여행을 가면, 특히 유럽으로 가면, 대중교통 안에서 책읽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보게 된다. 기차 안에서 책 읽는 사람들 많아서 나도 덩달아 책을 꺼내게 되는데, 한국 지하철 안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분명 드물지만 책 읽는 사람이 있어서 내가 그걸로 단편 소설을 쓰기도 했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전철에서책읽는사람 인가, 해시태그도 돌고 그랬었는데, 하여간 최근엔 진짜 못봤단 말이지. 그런데 오늘, 무려 두 명씩이나 본거다!


민음사 빵 책갈피 주는 것도 사람들이 달려들었는데, 어쩌면 책이 인기 아이템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인스타그램에 책 읽고 영상 올리는 사람들이 되게 많은거다. 그들이 추천하는책은 어쩐지 내 취향도 아니고 딱히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지만(흐음, 저걸 그런 취지로 추천한다면, 책 좀 더 읽어봐야 되는거 아닌가), 그래도 그들이 그렇게 되게 힙하게 책을 소개하고 추천하면, 누군가는 따라 읽지 않겠나. 게다가 책 읽는게 일종의 다꾸(?) 처럼 어떤 이벤트가 된 것 같다. 덕지덕지 포스트잇 붙이고 밑줄 긋고 메모하는 것 자체를 하나의 영상으로 만들어서 올린걸 보면, 아마도 그걸 따라하고 싶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그냥 나를 비롯한 알라디너들이 하고 있었던 것들인데, 나를 비롯한 알라디너들은 ㅋㅋ 영상을 안올렸고, 요즘 사람들은 올린다는게 차이라면 차이겠다. 아니, 그들중에 어떤 사람들은 오랜 알라디너일 수도 있겠지. 하여간 외국사람들이 책 읽고도 추천하거나, 울거나, 자신의 배우자에게 감상을 들려주거나, 하루에 몇 장씩 읽는 챌린지를 하거나 하는 영상들이 계속 올라오는 걸 보면, 어쩌면 책이 유행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참에, 이런 글을 보았다. <시사인 988호> 에 실린, '이명익 기자'의 글이다. 출근길에 스마트폰을 보다가 내릴 역을 지나친 적 있다는 이명익 기자는 이렇게 썼다.



출근 시간도 문제였지만 기본적 일상조차 놓쳐가는 나에 대한 자책이 더 컸다. 그 후 새롭게 한 결심이 스마트폰 대신 책 읽기 였다. 그렇게 시작한 책 읽기는 일상에 많은 변화를 줬다. 조금씩 커가는 아이에게 "아빠가 책에서 보니까"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고, 매번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한강을 바라보는 여유도 생겼다. 그래서 혹여 저와 같은 고민에 빠진 분이 있다면 지하철 책 읽기를 권유해본다. -<시사인 988호>, 프리스타일, 이명익 기자, p.70














음, 나조차도 가끔, 아주 가끔은 전자책으로 책을 읽고 또 많은 사람들이 전자책으로 책을 읽지만, 그리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활자보다 영상에 빠져있지만,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책은 끝까지 남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최후까지 남는건 종이책일 것 같다.



시사인을 뒤에서부터 읽는데, 그러다가 '김부열 교수'를 알게 됐다. 시사인의 장점중 하나가, 나랑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는거다. 이번 김부열 교수는 [가난한 나라를 돕는 이유]를 썼다고 하는데, 그는 대학시절 전공을 바꾼 적이 있고, 그게 이 기사의 도입부다.


김부열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는 학부 시절에 학사경고를 두 차례 받았다. 공대에 입학했는데, '회로 만들고 코딩하는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았다. 전원이 4인1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대학이었는데, 밤새 게임을 하고도 코딩을 기가 막히게 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적성에 맞는 공부가 있구나'싶었다. 학사경고 3회면 퇴학인데, 세 번째에는 그 기준을 간신히 넘겼다. -시사인 988호, 켤쳐앤라이프, 차형석 기자, p.54



아 이 부분도 너무 재미있지 않나! (아마도 공부를 잘해서)공대에 입학한 것 같은데, 막상 가보니 적성에 맞지 않아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도 못하고 잘하지도 못하고, 그런데 노는 것 같은 다른 애는 척척 해내는 걸 보면서 타인의 재능을 느끼는 것 말이다. 나는 사람들이 이렇게 자기 나름의 생각을 하고, 각성을 하고, 그리고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게 진짜 너무너무 좋다. 김부열 교수는 그 뒤로 그라민 은행에 관한 영상을 보고 관심이 생겨, 대학 3학년 때 경제학으로 전공을 바꾸었다고 한다. 그리고 공부가 즐거워졌다고. 지금은 가난한 나라를 돕고 싶어, 그에 대해 연구하고 행동하고 또 학생들을 가르치는가 보았다. 그 교수가 써낸 책이 이것이다.
















음, 사람들은, 자신이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타당한 이유를 갖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보다는 자기 합리화가 더 맞는 말이겠다. 이를테면, 내가 오래전에 유니세프에 기부한다고 했을 때, 되게 많이 들었던 말들 중 하나가, '우리나라에도 불쌍한 아이들 많은데 우리나라 애들부터 도와야 하지 않냐'는 거였다. 그렇다고 그렇게 말하는 이들이 대한민국 아이를 돕는 기부를 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김부열 교수는 개발학자이고, '개발 경제학' 에 대하여, '어떤 사회는 풍요롭고 어떤 사회는 왜 계속 가난한지를 탐구하는 학문' 이라고 했다. 나도 이런게 궁금하다. 그건 개인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왜 어떤 사람은 노동 없이 좋은 집에 살고 왜 어떤 사람은 끊임없이 노동을 해도 방한칸에서 여러 식구가 모여사는가. 이건 대체 왜 그런가 하는 것. 작게는 개인에서 크게는 국가까지, 이런걸 연구하고 그리고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해서 어떻게든 바꿔보려고 하는거, 너무 좋지 않나. 


이런 사례를 보자.


한 프랑스 개발경제학자는 말라리아 모기장 연구로 유명해졌다. 제프리 색스 교수가 말라리아 모기장을 무료로 나눠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이 그렇게 하면 그물로 쓰고 낭비한다며 돈을 받고 나눠주어야 한다고 반론해 논쟁이 격화됐다. 그 프랑스 학자가 현장 연구로 모기장을 공짜로 주는 것뿐만 아니라 돈까지 주며 보급하는 게 사회적으로 이익임을 밝혀 경제학의 최고 저널에 발표해 논쟁이 종료됐다. 그 여성 학자가 만삭이었는데, 말라리아 이험이 있는 곳에서 연구를 했다. -시사인 988호, 켤쳐앤라이프, 차형석 기자, p.55


가난한 사람을 돕는데 굳이 그것이 우리의 이익이기도 하다.. 까지 가야하는건지 모르겠지만, 꼭 그래야 도울 이유가 생기는건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이런 연구를 한다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될것이다. 사람들은 이익을 좋아하니까. 김부열 교수는 빈곤 문제와 사회연대경제에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 나는 빈곤문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을 존경하고, 그들이 하는 말을 좀 열심히 들어볼 셈이다. 



책 사겠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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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9-15 1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하철에서 가끔 책 읽는 사람 보면(저조차도 전철에서는 종이책 읽지 않아요. 전자책은 가끔 보지만... 그마저도 하지 않고 보통은 멍 때리면서 음악 듣는 편) 일단 저는 그 책이 관심이 가서 무슨 책인지 알아맞혀보려고 애를 쓰는데 (표지만 보고도) 거의 맞힙니다. 희귀한 책 읽는 경우는 드물더라고요. 그래도 그런 사람조차 참 귀하게 여겨지고. ㅋㅋㅋ

기부 안 하는 사람들이 꼭 말이 많더라고요.
유니세프나 플랜코리아 같은 데 하면 ˝우리나라 애들부터 챙겨라˝ 운운.
카라나 케어 고보협 같은 데 하면 ˝사람부터 챙겨라˝ 운운. ㅋㅋㅋㅋ
이눔들아! 잔소리 그만하고 너부터 해라!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6-09-15 14:22   좋아요 0 | URL
와 표지만 보고도 거의 맞힌다고요? 와우!

잠자냥 2026-09-15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설마...
9월 안에...
13권까지 다 읽는 거예요??????????????????

독서괭 2026-09-15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하철이 진짜 책 읽기에 최고인데.. 그리고 카페.. 그리고 역시 종이책이 최고죠. 누가 뭐래도! 아이들에게 엄마가 읽은 소설에 이런 사람이 나오는데~ 하고 얘기하는 것도 재밌더라고요. 꼭 지식이 아니더라도. 세상엔 이런 사람도 있다 이런 삶도 있다 이런 거요. 다락방님 다음 책탑이 기대되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