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엔 안산 여동생집에 갔다.

가기전에 나는 조카들을 주기 위해서 잠봉뵈르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아뿔싸.. 급하게 만들고 포장해 가느라 사진을 안찍었네. ㅋㅋ 처음엔 재료를 다 여동생 집으로 배달시켜 여동생 집에서 만들어줄까 했으나, 그러면 깔끔한 여동생 부부의 부엌을 내가 난장판으로 만들 것 같아서, 깔끔하게 만들어가자, 하고 만들어 포장해간 것. 잠봉과 버터 치즈를 주문해놓고 오전에 바게트를 사왔다. 엄마 아빠를 위해서는 크로아상으로 만들었다. 아무튼 서둘러 만들고 포장해서 알라딘 보냉백에 넣어가지고 안산으로 출발했다. 

남동생이 나를 픽업하러 와서 남동생 차를 타고 가다가 출출한 우리는 의왕휴게소에 들렀다. 남동생은 의왕휴게소 김치우동이 맛있다고 했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메뉴가 좀 바뀌어서 김치우동이 사라진 상태였다. 라면 먹어야지, 하고 남동생도 라면 나도 라면을 주문했다. 점심은 뜻밖에 라면.



라면을 다 먹고 우리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사서 잠봉뵈르 샌드위치도 먹었다. 맛있었다. ㅋㅋ 남동생도 맛있다고 했다. 


안산에 도착해 내가 준비해온 잠봉뵈르 샌드위치를 내밀었다. 제부는 어쩐지 안먹는다고 할 것 같았는데 맛있다고 잘먹었다. 여동생 식구들 모두 맛있게 잘먹었고 조카2는 이거 샌드위치 이름이 뭐야? 물어서 '잠봉뵈르 샌드위치!' 말해주었다. 나는 루꼴라를 넣었는데 여동생은 루꼴라 향이 너무 강하게 느껴져서 루꼴라 없이 먹어보고 싶다며 자기가 재료 사서 만들어 보겠노라 했다. 나는 루꼴라 없이 먹어도 맛있지만 루꼴라가 들어간게 루꼴라의 씁쓸한 맛 때문에 조화가 잘 이루어지는 것 같아 좋다고 했다. 여동생은 컬리앱을 열었고 거기서 나는 내가 산 재료가 어떤건지 담아주었다. 다들 맛있게 먹었지만 반응이 요란하진 않아? 그러자 남동생이 여동생 식구들한테


"빨리 맛있다고 호들갑좀 떨어줘!!"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호들갑 좀 떨어라!!


저녁엔 여동생네 식구들과 다같이 냉삼을 먹으러 갔다. 오랜만에 먹는 냉삼 너무 맛있어서 나는 호들갑을 떨었다. 아 진짜 너무 맛있다 정말 맛있네 좋은 식사다 이러면서 ㅋㅋ 아니 이정도의 반응은 해줘야 하는거 아닙니까? ㅋㅋㅋ 


아, 근데 이번에 갔는데 그 사이에 타미 키가 자라서.. 나보다 커졌다. 분명 지난번까지는 내가 약간 컸었는데.. 이렇게 금세 나보다 커지다니... 타미는 넘나 씐나하며 이모 키가 몇이지? 물었다.


160.3


타미는 소리지르며 확실히 나는 160 넘었네!! 이러면서 좋아했다. 여동생은 그런 내게 "언니 키 줄은 거 아니야?" 하고 나는 그럴 지도 몰라.. 했다. 나이 들면 키 좀 줄지 않아요? 이번에 걸을 때는 타미가 나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걸었다. 나는 타미의 허리를 잡고.. 제부도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제 이모한테 어깨동무 하고 걷네!" 했다.  그래, 무럭무럭 자라라 나의 조카들아...



어제 저녁은 지난번에 여유있게 사두었던 연잎삼겹살을 준비했고 그걸로 부족해서 아란치니를 준비했다. 아란치니가 너무 먹고 싶어서 사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어제 꺼내서 오븐에 데운 것. 마침 스파게티 소스도 있었다.


쨘-



토마토소스에 빠뜨려버렷!



아니 근데... 느끼하다. 토마토소스랑 같이 먹어도 느끼해. 연잎삼겹살에 새우젓과 함께 파김치 먹었고 그리고 아란치니 먹는데 허해.. 하아- 이 느끼함은 함께 마시는 와인이 잡아주질 못하네? 와인으로 못잡는 느끼함, 밥으로 잡자! 나는 밥통에 가 밥을 꺼내가지고 왔고 ㅋㅋㅋ 된장찌개를 데워왔으며 김치를 꺼내왔다. 어휴 이제야 좀 살 것 같네. 그렇게 배가 터졌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을 샀다.




하아- 이게 뭐냐 진짜. 나 뭐한거냐. 어떡하죠.. 이렇게나 한 번에 많이 사서.. ㅠㅠ

















[하녀]의 책띠지에는 '젠더화된 빈곤, 배제와 낙인의 문법' 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이런건 또 읽어봐야 되지 않겠는가. 딱히 그 안에 내가 모르는 새로운 내용이 있는건 아닐지라도 말이다.


[금지된 장난]은 사서 읽었고, 으.. 영화가 있다면 보고 싶지 않은 책이다. 무서워.. 이거 약간 일본 영화 <링> 생각난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은 우양산 받기 위해 선택한 '살까말까살까말까' 하다가 산 책.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은 아마 대학때 읽었던 것 같다. 대략적인 내용만 어렴풋하게 기억에 남아있고 이게 아마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걸로 알고 있다. 최진실 주연이었던 것 같은데... 잊고 살던 책인데 얼마전에 친구랑 대화하다가 친구가 이 책에 대한 얘기를 했다. 어떻게 그렇게 대화가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먼 미래를 다루는 듄이 가부장제를 버리지 못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친구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에는 '나는 여자들이 그렇게 남자들에게 당했으면서도 여전히 남자들에게 환상을 품는 것이 정말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라는 구절이 나와 대학 신입생 시절 읽었는데도 여전히 기억난다고 했다. 92년에 어떻게 이런 내용을 적을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하는거다. 나는 거기에 대응하는 [여자는 인질이다]의 인용문을 얘기해줬다. '여자는 남자가 보호해준다는 데에 감격해서 애초에 보호가 필요한 이유가 남자의 폭력때문이라는 점을 잊는다' 고. 친구는 당장 이 책을 사서 읽겠다고 했고 나는 양귀자의 책에 그런 문장이 있단 말인가, 하고 헐레벌떡 샀다. 오만년만에 다시 읽어볼까, 하고.


[나이트비치]는 '카프카적 변신' 이라는 용어가 눈에 띄는데 엄마가 개..로 변한대요. 궁금하지 않은가!!

















[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 만화책의 주인공은 초등학교 4학년생들이다.

인상적인 건 급식 시간에 김치를 잘 먹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에게 한 선생님이 '한국사람 다 됐네'라고 하자 주인공이 '저 친구는 한국에서 태어났는데 왜 저렇게 말하는거지?' 생각하고, 다음날 급식 시간에 베트남 음식이 나오고 선생님이 드시는 걸 보고서는 '베트남 음식 잘 드시네요 베트남 사람 다 되셨어요' 한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은 교회 여자들을 소재로 한 단편소설집인데 너무 흥미롭지 않은가요... 언제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책 소개중에는 '길지 않은 분량 안에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기독교 신앙의 교차성 문제를 밀도 있게 담아' 냈다고 되어있다.  궁금해..


















[무정형의 삶]은 김민철의 신간이다.

김민철의 책을 전에 읽어보았지만 딱히 나에게 인상적인 작가는 아니어서 이 책도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책이었는데 아니 표지가 너무 예쁘지 않나요? 표지가 너무 싱그러워서 한 번 볼까, 게다가 파리라니. 하고 샀다. 그런데 이 책을 사는 과정에서 알라딘에서는 '이 책을 본 사람이 이 책도 봤습니다' 하고 여러개 책 띄워주는 거기에서 [나의 파란, 나폴리]가 보이더라. 응? 나폴리가 파래? 하고 같이 샀다. (왜죠..)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는 지난번 가을씨랑 술 마실 때 가을 씨가 '오션 브엉'을 언급해 담아두었던 책이고, 어디 한 번 읽어보자 하고 이번에 샀다.



e 에게 책탑 사진 보여주니 열여섯권이나 사셨네요, 한다. 어?? 내가?? 이게 열여섯권이나 돼?? 하고 세어보니 정말 열여섯권 이더라. 흐음.. 너무 많이 샀네.. 흐음.. 한주에 열여섯권 읽지도 못하는데 열여섯권을 사버리면 도대체 어쩌자는건가. 이래가지고 자꾸 공간이 좁아지고 창고같이 되잖아. 그래서 내가 이번주 아니 이번달에는 책을 그만 사기로 결심했다. 7월에 책 더이상 안살거다. 7월은 이제 책구매 끝났다. 


여러분, 다음주랑 다다음주는 책탑 사진 없어요. 미리 공지합니다. 책탑 사진 7월엔 이게 끝이야, 이게 전부야. 책탑 사진은 8월에 만나요!!! (불끈!!)



사둔책 열심히 읽는 7월로 만들자. 어휴.. 이게 뭔짓이여. 한 주에 열여섯권 이라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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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4-07-15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군요! 벌써 조카 타미가 다락방님보다 키가 크다고요? 와, 그런데 이번에 꼬마 조카는 안 만난 건가요? 나 가끔 그 말 자꾸 생각나서...˝나, 고모 좋은데...˝ 혼자 막 웃어요. 그리고 저 양귀자 소설 저도 샀어요. ㅋㅋㅋ 양귀자 소설 다시 읽으니 왜 이리 좋아요? <모순>도 샀어요. 요새 다 역주행 중이더라고요. 이후 글을 안 쓰셔서 너무 궁금해요. 다락방님, 즐거운 한 주 출발하세요!

다락방 2024-07-15 10:04   좋아요 2 | URL
저 일요일인 어제 잠깐 아가 조카 보러 갔었어요. 여동생이랑 같이 갔었어요. 책 잔뜩 가지고 갔는데 읽어달라 그래서 몇 권 읽어줬고요 갑자기 다다다닥 뛰어서 제 방에 가더니 책을 한아름 들고 나오더라고요. 그리고서는 저에게 ˝이거 다 고모가 사준 거˝ 하더라고요. 아 너무 귀여워요. 제가 사준 책이 뭔지 다 기억하더라고요!! 그리고 저에게 ˝고모 같이 놀자.˝ 해서 여동생이 그거 보고 ˝언니는 친구구나?˝ 하고 빵터졌어요. ㅋㅋ 같이 하마 이빨 닦기 하면서 놀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7-15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주 많이 사셨네요. 다음주는 안 사신다니 그럼 2주치! 하지만 그 다음주에도 7월은 있습니다...

저 얼마 전 <모순> 읽었는데 거기도 (물론 모순이 더 뒤 작품이지만) 꽤 그 시대에 파격적일 것 같은 문장들이 있더라고요.

<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 궁금하네요. 단발머리님은 어찌 읽으시려나...

다락방 2024-07-15 10:05   좋아요 1 | URL
다음주도 안사고 그 다음주도 안사고 7월은 계속 안살겁니다. 그것이 저의 현재 다짐입니다. 너무 많이 샀어요. ㅠㅠ
안그래도 모순도 살까, 하고 있어요. 위에 블랑카 님도 그렇고 갑자기 양귀자 바람이네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7-15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아이스아케리카노는 뭐지 신메뉴인가! 하다가 아 아메리카노의 오타겠구나.. 깨달음의 순간 ㅋㅋㅋ
역시 누나가 원하는 바를 바로 캐치하는 남동생분 ㅎㅎ
타미조카는 그렇게 많이 컸군요. 다락방님은 다락방의미친여자 같은 책 짊어지고 다니느라 키가 조금 줄어드셨을 수도..
어마어마한 책탑이 역시 출판계의 빛과 소금님 답습니다! ㅎㅎ 이어폰 고민만 하다 못사고 그돈은 책으로 ㅋㅋㅋ

다락방 2024-07-15 10:58   좋아요 2 | URL
독서괭 님 댓글 보고 얼른 가서 아메리카노로 수정했습니다. ㅋㅋㅋㅋ 감사해요!!
맞아요, 저는 키가 조금 줄어들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건강검진 할 때 보면 어떤때는 더 작게 나오고 어떤 때는 또 다시 원래대로 나오고 그러더라고요? 자세의 문제일 수도 있고... 그러나 타미가 키가 자라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저는 출판계의 빛과 소금이 되려고 했던건 아니었는데 왜 이어폰은 못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은 또 잔뜩 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증맬루 이런 저 때문에 미치겠어요!! ㅠㅠ

잠자냥 2024-07-15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뭐야 책을 16권+2권 더 사서 18권이나 샀어?!
진짜 재벌 다락방!!!! 그만 사~!!
다음주랑 다다음주에 안 사는지 꼭 지켜본다!!!

근데 다락방 님 느끼한 거 일부러 먹는 거죠? 느끼하다고 라면하고 밥통의 밥 꼭 먹을 생각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2권에 속하는 책 잘 읽을게요! 커피도 잘 마셨삼!!!! 센스쟁이~!!
근데 프레첼 그거 어떻게 한 봉지 혼자 다 까서 한 번에 다 먹어요?
전 집사2랑 먹어도 다 못 먹고 반봉지 그대로 남았.........

다락방 2024-07-15 14:56   좋아요 0 | URL
저 지금 장바구니에 또 책 담아놔서 ‘이것까지만 사고 그만살까‘ 이러면서 이를 악물고 있어요. 아 너무 힘들다. 왜 이어폰은 사는게 힘들고 책은 안사는게 힘든걸까요? 재벌의 삶도 그렇게 쉽지만은 않아요..

프레첼 맥주랑 먹었어요? 그거 맥주랑 먹으면 정말 순삭인데요? 아... 나는 지금 냉삼을 먹고싶어요............ 하아-

아고라편집부 2024-07-15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분들은 다락방 님 같은 이모가 있어서 참 좋을 것 같아요.

다락방 2024-07-16 07:41   좋아요 0 | URL
으하하 좋아해야 할텐데요. 후훗. 저는 조카들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치니 2024-09-05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무정형의 삶을 읽고나서 페이퍼 보이길래 전에 읽었지만 이 글을 다시 읽다가...‘나이트 비치‘ 부분에서 오오 했습니다.
오늘 마침 블스에서 동명의 영화 트레일러를 봤거든요. 내용을 보니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 같은데, 트레일러만 봐도 왕 기대가 됩니다! 혹시 책 읽으셨다면 이 책 읽기 추천하시고 싶으신지 궁금해요. 영화는 분명 흥미로울 듯 한데, 책을 읽고 영화를 볼지 거꾸로 할지 ... 약간 까리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