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데비 텅하고 친구하기 싫다고 써놓고서, 저녁 내내 다시 생각했다. 싫어하는 작품들에 대해 얘기하노라면 그러고보니 '친구하기 싫은 타입' 이란 평을 자꾸 하는데, 그렇다면 나는 친구하고 싶은 타입은 없는건가, 하는 생각 때문에. 그러자 이내 수키 생각이 났다. '친구하고 싶다'라는 감상을 잘 갖진 않는데, 그건 아마도 내가 딱히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니어서인것 같고, 그렇지만 너무너무 좋은 캐릭터는 있기 때문이다. 수키 시리즈의 수키가 그랬다면-요건 언제 한 번 따로 페이퍼를 써보자고 이천년전부터 생각중이다, 칠천년 됐는지도 모르겠다-, 이사벨 아옌데 소설속 등장인물들도 다 너무 좋다. 그러니까 단점을 가진 사기꾼이어도 캐릭터가 생생하다. 이렇게 캐릭터를 잘 만들어두면 그 캐릭터 자체도 매력적이지만, 그 캐릭터를 만들어낸 작가도 좋다. 이사벨 아옌데의 작품은 에세이로 처음 만났었고, 그 에세이 좋았지만 그렇다고해서 '이사벨 아옌데 너무 호감이야 책도 다 읽자!' 이렇게 되진 않았었는데, 지난번에 친애하는 알라디너로부터 선물받은 《세피아빛 초상》을 읽고 이사벨 아옌데 다 읽겠다!! 막 이렇게 되었었다. 아무튼 그래서 내가 지금 이사벨 아옌데의 《운명의 딸》을 읽고 있다는 말씀. 그리고 내가 작품속 캐릭터를 맨날 싫어하는 건 아니라는 걸 꼭 좀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답니다. 아니, 많답니다? 심지어 작품 속 캐릭터랑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그래요. 잭 리처.. ♡


《운명의 딸》의 '미스 로즈'에게 어느날 아기가 도착한다. 누가 집앞에 두고간건데, 노처녀 미스 로즈는 이 아이에게 '엘리사'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자기가 키우기로 한다. 로즈는 노처녀라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기 쉬운 입장이지만, 그러나 그녀에게는 경제적으로 아주 여유로운 첫째 오빠와, 항해가 직업인 둘째 오빠가 있다. 이 오빠들이 경제적으로 지원해주고 또 결혼 안한 오빠들이니만큼 교양있게 사교활동을 하며 이 집안은 별 문제없이 오히려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 집에 엘리사가 똭 나타났고 큰오빠는 반대했지만 로즈는 키우고 싶어했던 것. 엘리사에게 좋은 교육을 받게 하고 좋은 옷을 입히면서 딸처럼 교육시키고 로즈는 특히 항해후 돌아오는 존 삼촌을 좋아하면서 무럭무럭 자란다. 게다가 이 집에는 집안일을 봐주는 아주머니도 계신데, 그 아주머니도 엘리사를 딸처럼 보듬어주고 지원해준다.


미스 로즈는 노처녀이지만 그렇다고 사랑을 모르는 게 아니다. 젊은 시절 누구보다 뜨거운 사랑을 했고 그러나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했다. 남자 알고보니 유부남이었던 사연...그러나 그 시절을 후회하지 않고, 그 시절의 뜨거운 육체적 사랑의 기억은 그녀에게 여전히 남아 있다. 싱글인 그녀에게 가끔 뜨거운 사랑을 고백해오는 남자들이 있지만 로즈는 흥, 콧방귀를 뀌며 다 거절한다. 나는 싱글로 자유롭게 살테다! 그녀는 사랑을 알았지만, 그러나 결혼의 속성을 잘 알고 있었으며 결혼하면 여자가 살게 될 삶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너무 웃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제이컵 토드가 미스 로즈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수줍게나마 감히 표현할 때까지는 다시 몇 주가 더 흘러야 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그가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을 때 미스 로즈는 못 들은 척했다. 그렇지만 그가 쉽게 굴복하지 않고 집요하게 나오자 미스 로즈도 따끔한 말로 그에게 응답했다.

"결혼해서 딱 하나 좋은 것은 과부가 될 수 있다는 거예요."

"남편이 아무리 멍청해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나아요."

그가 평소의 활달한 유머 감각을 잃지 않고 대답했다.

"하지만 내 경우는 아니에요. 남편은 걸림돌만 될 뿐이에요. 남편이 줄 게 뭐가 있겠어요? 나한테는 이미 다 있어요." -p.59~60



아 너무 좋다. ㅋㅋㅋ 너무 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 결혼해서 좋은 건 과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 샤라라랑~ 아 너무 빵터졌네. 게다가 남편이 나한테 뭘 줄 수 있겠니? 나한테 이미 다 있는데! 하며 다가오는 남자를 뻥 차버리는 거 너무 내 타입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재미있어..


아무튼 이 로즈가 엘리사가 자라면서 엘리사의 신랑감을 물색하기로 한다. 자신이야 지원해줄 수 있는 오빠들이 있었지만 엘리사라고 하면 출신도 불분명한데다 지원해줄 사람이 없는 거다. 엘리사가 편하게 살기 위해서, 제대로 자립하기 위해서는 좋은 혼처를 찾아 결혼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 미스 로즈는 결혼 자체가 싫어서 자신도 안하고 있지만, 그러나 엘리사의 경우에는 결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최선을 다해 엘리사를 좋은 신부로 만들기로 한다.



미스 로즈도 결혼이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내는 자식이나 하인보다 더 권리가 없는 남편의 소유물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재산도 없이 혼자 사는 여자는 더 불리했다. 결혼한 여자는, 남편만 잘 요리하면, 적어도 남편 하나만은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었다. 그리고 운이 좋아 일찍 과부가 된다면 ……. -p.82



아 너무 웃겨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얘는 나처럼 오빠들 있는 거 아니라 혼자 사는거 불리하지, 그래서 부자 남편 좋은 남편 찾아줘야 해, 그렇게 남편 주무르고 살면 좋지만 제일 좋은 건 남편 일찍 죽는 거 이런 로즈의 사고가 나는 너무 재미있는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사벨 아옌데 만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래서 로즈가 이 남자 저 남자 막 찾아보는데, 똭 적합한 남자가 있어. 귀족답게 생겼는데 무엇보다 해군에서도 장래가 촉망되는 청년이래. 진짜 너무 좋은 거다.



미스 로즈의 관점에서는 오랜 시간 항해를 한다는 것 자체가 결혼할 여자에게는 가장 큰 장점처럼 보였다. -p.11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 생각에 둘째 오빠가 반대한다. 그 남자 바보똥개멍충이라고. 그러자 로즈가 말한다.



"남편은 모두 지겨운 사람들이에요, 존. 제정신이 박힌 여자 중에 재미있으려고 결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다 먹고 살려고 결혼하는 거지." -p.115


아, 시대적 배경이 1843년~1848년 임을 밝혀두는 걸 깜빡했네. 아 미스 로즈 만세다. 아무튼,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엘리사가 사랑에 빠진다. 누구랑? 큰삼촌 회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랑!! 아아, 인생이여, 사랑이여, 그리고 소녀의 미래여… 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소녀여… 어리석은 사랑에 빠지면 안돼… 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 아무튼 엘리사는 한 남자를 보고 격렬한 사랑에 빠져 그 남자 생각만 한다. 아직 그 남자의 이름도 모르는데 그를 처음 보았을 때의 그 강렬한 마음이 막 미치겠어. 고통스러워. 사랑의 열병을 앓는다. 말 그대로 앓는다.



엘리사는 일주일 내내, 호아킨을 다시 보게 될 때까지는 마마 프레시아의 신기한 약초들이나 독일 약제사의 살구 술에 절인 비소 가루가 모두 속수무책일 정도로 심한 복통을 앓았다. 몸무게가 줄면서 멧비둘기 뼈처럼 뼈가 앙상하게 드러났다. 놀란 마마 프레시이가 바닷바람이 불면 엘리사가 수평선 너머로 날아갈지도 모른다며 창문들을 죄다 닫고 다닐 정도였다. -p.126



대학시절, 다른 대학에 간 고등학교 동창을 가끔 만났었는데, 어느날엔가는 어떤 남자선배가 너무 좋아 그 남자선배가 있는 동아리에 들어갔다고 했다. 짝사랑중이라고 했다. 그런데 몇개월도 안돼 다시 만났을 때 이 친구가 완전 홀쭉해져있는 거다. 그 선배에게 여자 친구가 있었다는 거다. 그걸 알고 너무 힘들어서 살이 쏙 빠져 내 앞에 나타난 거였다.


몇번 언급했지만, 할리퀼 로맨스 중에 <개구리의 연가>라는 작품이 있는데 동화작가이며 아버지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을 돕기도 하는 여주인공이 남자주인공과 다투고 이별하고 몹시 괴로워했다. 우리의 남주인공은 아무래도 이 여자를 잊을 수가 없어 그녀가 일하는 병원에 나타났는데, 그녀를 보고 하는 첫마디가


"대체 왜이렇게 빨랫줄처럼 빼빼 마른거요?" 였다.



나도 사랑을 여러번 했고, 그러니 당연히 이별도 여러번 했다.

어떤 사랑은 사랑부터 아팠고 어떤 이별은 다른 이별보다 더 아팠다. 어떤 이별은 너무 아파서 한달 내내 혼자이면 울기도 했더랬다. 그런데 그 시간들동안 나는 한 번도 홀쭉해진 적이 없다. 몸무게가 줄면서 뼈가 앙상하게 드러나는 일은 없었고, 수평선 너머로 날아갈 걱정 같은 건 내 것이 아니었다. 빨랫줄처럼 빼빼 마르는게 다 뭐람. 뱅크도 '며칠 사이 야윈 널 달래고' 라고 노래하지 않나. 노랫속 여자는 사랑을 잃어서 며칠 사이 야위었다는데. 나는 왜 지난 몇 번의 사랑 그리고 또 몇 번의 눈물… 같은게 있었어도 왜  왜 야위질 못해? 그런 장면 나도 한 번 연출해보고 싶다. 헤어진 남자 오랜만에 우연히 마주쳤는데


"너 왜이렇게 빨랫줄처럼 빼빼 말랐어?"


이런거 들어보고 싶다. 그런데 인생에서 말라본 적도 없고 앞으로 마를 계획도 없는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쉬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늘 아침에도 황태찜 겁나 배터지게 밥이랑 먹고 왔어.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난 틀렸어. 나는 마른 쪽으로는 너무 재능이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엘리사는 사랑에 빠지고 고통스러워 야위었어요


다락방은 야윈 적이 없어요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내일 구워 먹을라고 갈비도 주문해 두었거든요. 껄껄.



미스 로즈는 엘리사가 사랑에 빠졌다는 걸 알게 되고, 그리고 그 상대도 알게 된다. 남루한 청년. 



그렇지만 그녀 또한 그 청년이 위험스러우리만치 매력적임을 느꼈으며, 그의 첫인상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물론 처음에는 그의 누더기 옷과 침울한 표정이 한눈에 들어왔지만, 두 번만 바라보아도 슬픈 시인의 비극적인 영혼이 느껴지는 청년이었다. -p.152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싫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슬픈 시인…비극적 영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세상에 저런 남자한테 매력을 느끼는 여자들이 많다는 건 알지만, 그러니까 에곤 실레의 그림 같은 그런 이미지, 병약한 이미지에, 소년같은 이미지에 매력을 느끼는 여자들이 많다는 거 알지만, 진짜 나는 아니다. 세상에 곰같은 덩치의 곰같은 성질에 매력을 느끼는 여자들이 많다는 것도 알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루 나는 아니다. 나는 병약한 이미지, 비극적 영혼, 슬픈 시인…진짜 딱 질색팔색이고요. 그건 여자든 남자든 진짜 질색 팔색. 비극적 영혼… 으 소름 ㅋㅋㅋㅋㅋㅋㅋㅋ훠이 훠이~ 물렀거랏~~ 저는 제이슨 스타뎀을 좋아합니다. 내 이상형입니다. 뽝뽝 다 죽여버렷! 불의를 저지르는 너를 정의의 이름으로 용서치 않겠다. 얍! 막 이러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까불지맛. 다 꺼졋! 그렇지만 약자에겐 한없이 다정한 사람. 아가야 안다쳤니? 이런거 하는 사람. 잭 리처 좋아합니다. 세상에, 비극적 영혼이라니…으 나한테 비극 묻히지마라


엘리사는 사랑에 빠졌고, 그녀가 먼저 남자에게 쪽지를 건넴으로써 이 혼자 애태우던 열정을 관계로 발전시킨다. 그리고 여차저차 이러저러해가지고 요로케 조로케 되는데, 그래서 어떻게 되냐면, 이렇게 된다.



그녀는 지금까지 알고 있던 세상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갔으며, 앞으로 다가올 미지의 세상으로 가차없이 한 발 한 발 내딛게 되었다. 엘리사는 이제 앞으로 펼쳐질 역사에서 자기가 주인공인 동시에 화자(話者)가 되리라는 확신을 가졌다. -p.227



아니, 진짜 너무 좋지 않나. 열여섯의 엘리사가 자신이 원해서 어떤 관계속으로 빠져들었고 그리고 선택을 내리고 그리고 깨닫는다. 내가 화자가 될것이라는 것을. 크- 너무 좋지 않나 진짜. 너무 좋다. 이사벨 아옌데 만세만세 만만세다. 이야기로도 재미있고 캐릭터도 너무 좋다. 이사벨 아옌데 진짜 너무 천재되는 것 같다. 크- 



오늘 아침 내 책상 상태가 너무 엉망이라 사진 찍어 동생들과의 단톡방에 보냈다.


"내 책상 정리해주면 오백원!"


ㅋㅋㅋㅋㅋㅋㅋ 여동생 빵터지고 남동생은


"뭐 깨끗한데?"


이래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남동생에게 말했다.


"넌 역시 내 영혼의 쌍둥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동생도 진짜 나랑 너무 성격이 똑같아가지고 ㅋㅋ 자기 책상은 내 책상보다 더 지저분하단다. 쓰레기도 많다고. 커피 마시고 컵도 안치운단다. ㅋㅋ 그래서 내가 "넌 뭐든 안치우잖아" 했더니 남동생은 "크게 불편하지 않아." 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답했다.



"나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리된 책상으로 살고 싶다면 결혼 밖에는 답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왜 지저분한 책상만 보면 결혼을 하고 싶을까. 정리정돈 잘하는 사람하고, 그런데 내꺼 정리정돈 해주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는 사람하고 결혼하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갖고 싶은 건, 뭘까? 남편 … 아니면 … ??


이사벨 아엔데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 읽고 싶은데 정신차려보니 벌써 4월 7일이고, 이제 슬슬 

《행복의 약속》을 읽어야하지 않나.. 싶다. 킁킁.



금요일이라 너무 씐난다! 

엘리사는 그 남자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아예 염두에 두지도 않았다. 그런 엄청난 사랑이 자기의 혼만 빼놓았을 리 없다고 단순히 생각했던 것이다. 그녀의 논리로는 그 도시 어느 곳에선가 그도 마찬가지로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을 게 틀림없었다. - P154

이제는 품격 높은 시에서 여자를 표현하기 위해 눈앞에 여자를 둘 필요가 없었다. 기억만으로도 충분했다.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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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자 2023-04-07 0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극적 영혼이라니.
할 일 잘하고, 밥도 잘 먹고,
징징거리지 않는 인간이 제일이지.

너무 동감한 나머지 좋아요 10개 누르고 싶은 아침입니다!

다락방 2023-04-07 10:36   좋아요 1 | URL
비극적 영혼이라니, 저는 그렇게 판단된 순간 냅다 도망칠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랑은 무슨 사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4-07 09: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사두기만 했는데 옮겨주신 문장 보니 정말 또 재미난 필이 마구 느껴지네요.
요즘 집어든 책마다 재미가 없어서 심드렁했는데, 이 책으로 갈아탈까 싶어집니다.
그나저나 아침부터 황태찜.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주 생각 안 나던가요? ㅋㅋㅋㅋㅋ

다락방님에게 필요한 것은 청소 잘하는 근육남 잭 리처- 청소할 때 윗도리는 벗고 하라고 하세요....

다락방 2023-04-07 10:36   좋아요 3 | URL
내 머릿속에 이미 상체 헐벗은 남성이 청소중 …

햇살과함께 2023-04-07 1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너무 재밌을 거 같아요! 영혼의 집 밖에 안 읽었는데 이 책도 얼릉 읽고 싶네요!!
뱅크! 가질 수 없는 너! 20대 노래방 애창곡이었는데 ㅋㅋㅋ 갖고 싶은 너는 없었지만...

다락방 2023-04-07 14:23   좋아요 2 | URL
맞아요. 이 노래는 노래방애창곡 이죠! 며칠 사위 야윈 널 달래고호~ 집으로 돌아오면서~~ ㅋ ㅑ- 역시 노래는 그시절 노래가 좋아요. 가슴 절절하지 않습니까. 이 노래랑 컬트의 <너를 품에 안으면>이 같이 힛뚜였죠 힛뚜다 힛뚜~ ㅋ ㅑ ~

이사벨 아옌데의 <운명의 딸> 적극 추천합니다!!

책읽는나무 2023-04-07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다락방님은 소설 문장 문장마다 재미 요소를 찾아 잘근잘근 맛나게 씹어 드시는 것 같아요. 잘 씹어 삼켜 심장 속에 저장해 버리는 듯한....ㅋㅋㅋ
맛깔나게 읽히니 저도 이 소설 꼭 읽고 싶네요^^
뱅크의 전설적인 노래! 저도 넘 좋아했던^^..제 친구들 ‘가질 수 없는 너‘ 라고 하면 지금도 쓰러지거든요ㅋㅋㅋ
아..그렇군요! 거기에도 ‘며칠사이 야윈 널~‘
가사가 있었군요ㅋㅋㅋ 그렇게 슬펐던 노래가 왜 갑자기...명랑 코믹 장르의 노래로 느껴지죠? 이젠 지나가다 이 노래 들음 ˝너 왜 이렇게 빨랫줄처럼 빼빼 말랐어?˝ 이 말이 자꾸 떠오를 것 같네요. 아...나 이젠 이 노래 들음 계속 웃겠네???ㅋㅋㅋ
갑자기 생각 났는데요. 지금의 남편이랑 연애시절 우리 헤어지자!!!! 그러곤 전화 끊고 한 두 시간 지났나? 배가 고파서 밥 먹고 있는데 남편 전화가 다시 왔었거든요. 안 먹은 척 했는데 목소리가 밥 먹은 목소리가 나왔던지 바로 알아채곤...(그 시절 이름이 뜨는 핸드폰만 있었어도 전화 안받는 건데, 집 전화라...ㅜㅜ)
암튼 그 후, 어떻게 애인이랑 헤어진 마당에 밥을 먹을 수 있느냐고 정말 넌 대단한 여자라고!!
몇 번이나 놀려먹더군요.
헤어져도 배는 당연히 고프던데...그래서 애인과 헤어져도 빨랫줄이 되지 못한다는 말씀에 대공감 합니다^^

다락방 2023-04-07 15:11   좋아요 2 | URL
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 읽어서 너무 기분이 좋아요! 이제 1권 다 읽어가는데 주말동안 2권까지 다 읽었으면 좋겠어요. 후훗. 읽을게 너무 많네요.
방금 도서관에서 신청한 도서 들어왔다고 빌려가라는데 제가 신청한 기억은 나는데 뭘 신청한지를 몰라가지고 검색해봤더니 <톨레도의 유대여인> 희망도서로 신청했었네요. 이거 4만원이 넘는 책이어서 ㅋㅋ 이것도 빌리러 가야되고. 아무튼 제가 책이 또 많이 오기도 했고. 너무 많이 쌓아뒀는데 그래도 책이 재미있으면 너무 좋아요!

저도 한 이십년전 연애에서 헤어졌다 얼마 안가 다시 만난 애인이

˝너 나랑 헤어져서 힘들었다며 왜 살쪘어?˝

이래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놈을 죽일까 살릴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장 최근의 연애에서는 라면 끓였는데 애인이 전화해서 ˝아 라면 불어...˝하고 제가 좀 짜증을 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애인이 대충격을 먹었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전.. 야위기는 틀렸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빨랫줄은 무슨 빨랫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전 .. 안돼요. 오늘 저녁은 감자탕 먹을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