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먼저 읽은 친구의 조언에 따라 <해제>를 먼저 읽기로 했다. 오늘은 해제와 서론까지만 읽자, 라고 계획하고 옮긴이 서문-해제-서론 을 읽는데, 서론을 읽다가 '옴팔레'를 만난다.
헤라클레스가 옴팔레 Omphale의 발치에서 털실을 잣다가 욕정에 사로잡힌다. 그런데 어째서 옴팔레는 헤라클레스에 대해 지속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했을까? -서론, p.32
그리고 옮긴이의 주석에서 옴팔레에 대한 이런 구절을 볼 수 있다.
*리디아 왕국의 여왕. 헤라클레스가 옴팔레의 발치에서 털실 짓는 것을 돕다가 욕정에 사로잡혀 그녀와 결혼한다. 여자가 남자에게 위력을 보였다는 데 이 전설의 의의가 있다. -p.32 , 옮긴이의 주석 15
나는 내가 가진 [그리스로마신화사전]을 꺼내와 옴팔레를 찾는다. 언젠가는 이 사전의 어디를 펼쳐도 내가 찾은 흔적들이 빽빽해질날이 오겠지 생각하지만 현실은 색만 바랜채로 책장에 장식용으로 꽂아두고 있는 상태. 그런데 옴팔레를 찾았더니 내가 이미 찾아 놓은 흔적이 보인다. 색연필로 동그라미와 밑줄을 그었어. 아, 나는 옴팔레? 하고 갸웃하였는데, 제2의 성 재독이니만큼 지난번에도 옴팔레가 궁금해서 찾아보았었나 보구나. 그런데 기억이 1도 안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자, 옴팔레가 '여자가 남자에게 위력을 보였다는 의의'를 가졌다니, 어디 한 번 옴팔레를 옮겨오겠다.
옴팔레 Omphale 헤라클레스와 옴팔레에 관한 전설의 가장 흔한 형태에 따르면, 옴팔레는 이아르다노스(혹은 이아르다네스) 왕의 딸로 리디아의 여왕이며 헤라클레스는 그녀의 집노예였다(그가 노예가 되었던 이유에 관해서는 헤라클레스). 본래 옴팔레의 신화는 옴팔레가 옴팔리온 시의 명조로 등장하는 에페이로스 지방의 전설이었던 듯하다. 그러나 곧 그 신화는리디아 지방으로 옮겨 동방적인 색채를 띠게되었으며, 헬레니즘 시대의 시인 및 예술가들은그것을 많이 활용했다. 위에 언급한 가계 외에, 어떤 저자들에 따르면 옴팔레는 트몰로스 왕의딸 혹은 과부로, 그에게서 왕국을 물려받았다고한다. 그녀는 자신의 새로운 노예에게 자신의 왕국에서 강도와 괴물들을 몰아내 달라면서, 일련의 과제들을 내주었다. 그리하여 헤라클레스는 케르코페스 실레우스 등과 싸웠고, 옴팔레의 땅을 짓밟는 이토네스 족과 전쟁을 벌였다. 그는그들의 근거지인 도시를 탈취하여 파괴했으며 그 주민들을 노예로 끌고 왔다. 옴팔레는 자기노예의 공적에 감탄하여 그의 부모가 누구인지 알게 된 후에는 그에게 자유를 돌려주고 그와 결혼했다. 그녀는 그에게 라몬이라는 아들을 낳아 주었다. 이상이 디오도로스가 전하는 역사적 전설이다. 반면 <소설적> 이설에 의하면, 옴팔레는 처음부터 헤라클레스를 사랑했으며, 그가 노예였던 시절은 편안하게 지나갔다. 옴팔레는 그의 사자 가죽을 쓰고 몽둥이를 휘둘렀고, 반대로 헤라클레스는 리디아의 긴 옷을 입고여왕의 발치에서 삼을 자았다. 그 시절이 지나자 헤라클레스는 리디아를 떠나 그리스로 돌아가서 여러 가지 공적을 세운 뒤 죽었다. - P354
음.. 여자가 남자에게 위력을 보였다고 해서 뭔가 대단한 내용일 줄 알았는데 딱히 뭐.. 그런데 헤라클레스에게 강도와 괴물들을 몰아내달라고 했다니 흐음 좋군. 헤라클레스 정도라면 강도 다 때려잡을 것 같아서 모든 여성들의 집마다 헤라클레스를 보디가드로 고용하고 싶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고용한 보디가드 헤라클레스를 그렇다면 전적으로 믿을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일 것이다. 헤라를레스도 옴팔레랑 결혼했다잖아?
으앗 시간이 벌써 아홉시가 다 되었네. 오늘 아무것도 한 게 없건만.. ㅠㅠ
그래도 제2의 성 시작했다. 이건 너무 두꺼워서 괜히 미뤘다가 이번달 안에 못읽을 것 같아서. 부지런히 읽도록 하겠다!!
덧. 나뭇잎처럼 님의 영어본 발췌 (https://blog.aladin.co.kr/leaf94/12995801) 를 보고 나도 영어본도 사기로 결심했다. 엣헴- 책 사는 결심은 누구보다 빠른 편.
어떤 남자들은 여성의 경쟁에 대해 불안해한다. 며칠전한 남학생이 『에브도라탱Hebdo-Latin」지에 "의사나 변호사 지위를 차지하는 모든 여학생은 우리 자리를 훔치는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이 남학생은 이 세계에서 자기 권리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았다. 여기에는 경제적 이해관계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억압자들에게 보장하는 이익 중에는 그들 가운데 가장 비천한자도 자기를 우월하게 느낀다는 것이 있다. 미국 남부의 한 ‘가난한 백인‘은 자신이 더러운 검둥이‘는 아니라는 사실에 위안을 받는다. 가장 부유한 백인들은 이런 오만함을 교묘하게 이용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남자들 가운데 가장 보잘것없는 자가 여자들 앞에서 반신半神처럼 행동한다. 몽테를랑의 경우에 남자들 사이에서보다 여자들(게다가 의도적으로 선택한) 앞에서 남자 역할을 해야만 할 때 자신을 영웅으로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쉬웠다. - P37
내가 이 사례를 강조한 것은 남자의 단순함이 어이없기 때문이다. 남자들은여성의 이타성異他性에서 이득을 취하는 보다 더 교묘한 다른 방식을 많이 가지고 있다. 열등감으로 고통받는 모든 남자에게 그런 것들은 기적의 약이다. 자신의 남성성에 대해 불안해하는 남자는 누구보다도 더 여자에게 교만하거나 공격적이거나 경멸적이다. 동류들에게 주눅 들지 않는 남자들은 여자를 동류로 인정할 채비가 훨씬 더 갖춰져 있다. 그렇지만 이 남자들조차도 여자, 즉 타자의 신화를 많은 이유를 대며 귀중하게 여긴다. - P38
무한히 열린 미래를 향하여 자신을 확장하는 길 외에는 현 존재를 정당화시킬 다른 방도는 없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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