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진짜 너무너무 좋다. 너무 좋다. 아직 맨 앞 단편 <단속>만 읽었는데도 너무 좋아서, 그거 한 편 읽고 책장을 덮고, 아 너무 좋네, 하고 그 여운을 즐겼다.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였다. <단속>은 잭 케니슨의 이야기였다. 일흔넷, 잭 케니슨의 이야기. 8개월 전에 아내가 죽고, 위스키를 마시러 다른 동네로 가고, 과속으로 경찰에게 걸리고, 그리고 얼마전에 알게 된 올리브 키터리지를 다시 만나고 싶어하는 마음이 담긴 단편. 동성애자인 딸에 대한 혐오감을 느꼈던 사람, 바람을 피웠던 사람, 그리고 아내가 죽은 뒤에야 아내의 바람도 뒤늦게 알게된 사람. 아내와 자신의 결혼이 둘 모두에게 연인과 헤어진 후 욱해서 이루어진 거라고 말하는 잭 케니슨이 여기에 있다. 배가 아주 많이 나와 버린 사람. 이 대단할 것 없는 이야기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문장으로 아름다운 소설이 된다. 작가가 가진 가장 중요한 능력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앞서 문장을 만드는 능력이 아닐까. 진짜 너무 좋아서 미칠 것 같다.



두 시간 뒤 잭은 딸에게서 연락이 왔기를 바라며, 또한 올리브 키터리지가 그의 인생에 다시 나타났기를 바라며 이메일을 확인했다. -p.33


위의 문장을 읽을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올리브의 무지개처럼! 이 생각났다.






Hellish days. Jack Kennison didn't call, and she didn't call him.

She thought he'd probably found someone else to listen to his sorrows.

And then―like a rainbow―Jack Kennison called. 













아니, 내가 올리브 키터리지로 쓴 페이퍼가 열다섯 개나 되는데, 저 문장은 어째서 원서에서 옮겨온 것밖에 없는 것이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돌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어로 옮겨오고 싶은데 책이.. 하아- 미쳤어. 왜 원서에서 가져온 것밖에 없어.



올리브 키터리지 읽으면서 잭 케니슨의 전화를 기다리지만 전화가 오지 않아 지옥같은 날이라고, 그런데 전화가 와서 마치 무지개 같았다고 한 거 보고, 원서에서는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까 싶어서 내가 원서를 사서 저 부분만 뒤졌더랬다. 그런데 오늘 아침 잭 케니슨이 '올리브 키터리지가 그의 인생에 다시 나타났기를 바'란다고 하는 문장을 읽자마자 올리브가 잭의 연락을 기다렸던 그 날들이 떠오르면서, 결국 무지개가 떴던 것처럼, 저 문장은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까 너무 궁금해지는 거다. 저 문장 어디쯤에 그러니까 again 이 나올까? 나는 그렇게 원서를 사기로 한다. 샤라라랑-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소설 천재다 진짜 ㅠㅠ 너무 좋으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어젯밤에 조금 읽은 쏠랄과 아리안 이야기도 해야 되는데 길어질 것 같으니까 나중에 따로 페이퍼 쓰는 걸로 하자. 쏠랄과 아리안... 이토록 사랑하는 두 남녀...아리안은 남편을 버리고 쏠랄은 직장을 버리고 이 둘만 사랑하기 위해 살지만..... 인생은 혼자 사는 게 아니여......................아 이러다 또 길어질라. 그만하자.


책 또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달 이제 중순인데 미치게 책을 사고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돌았...





아, 《다시, 올리브》읽으면서 진짜 앞에 거 하나 읽었는데 심장이 폭발할 것처럼 좋다. 너무 좋다. 엉엉 ㅠㅠㅠㅠㅠ 쏠랄하고 아리안 만나야 되는데 미안해 ㅠㅠ  다시 올리브 너무 좋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녹차 카스테라랑 저지방 우유 먹어야지. 카스테라엔 우유가 좋습니다. 근데 나는 우유 못먹어서 저지방이나 무지방 먹어야 돼. 그것도 완전히 편하진 않지만. 그래도 카스테라는 우유니까... 움화화화홧.






잭은 올리브가 그와 만남을 가지기 시작하자마자 들려준 아버지 이야기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가 서른 살 때 자살했다. 부엌에서 자신을 총으로 쏘았다. 아마 그게 지금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틀림없다. - P20

결국 잭은 종이를 꺼내 펜으로 썼다. 올리브 키터리지,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혹 당신이 전화해주거나 이메일을 보내거나 나를 보러 와줄 수 있다면 아주 기쁠 거예요.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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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0-11-19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이 선물해주신 <올리브 키터리지>부터 읽어야 하는데... *발동동*
이번에 두 권 모두 몰아읽겠습니다!!!!!!!

다락방 2020-11-19 09:42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 제가 오늘 아침에 <다시, 올리브> 도 보냈는데 못받으셨나요? (초롱초롱)

잠자냥 2020-11-19 09:51   좋아요 1 | URL
아니 이런 아침 6시 27분이면 저는 꿈나라를 헤매고 있을 때였는데...ㅠㅠ
지금 메일 확인했어요. 아니 이런 천사 같은 사람이 다 있나 ㅠㅠㅠㅠ
복 받아요. 복 받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0-11-19 09:54   좋아요 1 | URL
근데 다락방 님 (알라딘만) 3개월 순수구매액 71만원 넘었는데 괜찮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11-19 09:57   좋아요 2 | URL
- 잠자냥 님의 올리브는 제가 책임집니다!! ㅋㅋㅋㅋㅋ

- 지금 보니, 720,970원 이네요. 어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제와 뭘 어쩌겠습니까. 이미 벌어진 일인데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blanca 2020-11-19 1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어겐> 진짜 너무너무너무 좋죠! 저는 마지막 장 덮고 너무 좋아서 발을 굴렀어요. 원서도 어렵지 않게 너무 잘 표현되어 있어요. 소장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아마, <올리브 키터리지>를 다락방님 페이퍼 읽고 제가 읽었을 걸요. 그런데 위의 댓글 읽으니 책값 ㅋㅋㅋ 다락방님 짱.


다락방 2020-11-19 12:14   좋아요 1 | URL
저 이 페이퍼 쓰자마자 원서를 질러버렸답니다? 저는 원서를 읽을 수는 없지만 어떤 문장들은 찾아보고 싶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꼭!! 필요해요!! ㅋㅋㅋㅋㅋ
저 아직 <단속> 한 편만 읽었는데 너무 좋아요, 너무, 너무. 벅찰만큼 좋아요. 하루에 한 편씩만 읽어야되는건 아닐까 싶을만큼 좋아요. 엉엉 ㅠㅠ

책값은 네, 뭐.... 네, 뭐.... 그렇습니다. 킁킁.

수이 2020-11-19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서 구입 짝짝짝!!! 저도 얼른 이사 마치고 읽어야겠어요!

다락방 2020-11-19 17:46   좋아요 0 | URL
원서 읽을 건 아니지만 ㅋㅋㅋㅋㅋㅋㅋ 찾아보고 싶은 문장을 찾아보기 위해 샀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올리브 키터리지는 그냥 갖고 싶어요!! >.<

scott 2020-11-19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올리브 전도사 ^.~

다락방 2020-11-20 07:46   좋아요 0 | URL
오늘 출근길에도 읽으면서 왔는데 진짜 너무 좋아요. 올리브가 잭의 손님방에서 잤어요!!

han22598 2020-11-20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글을 보고도 올리브를 안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ㅎㅎㅎㅎ 저도 같이 열광하고 싶어요!!!

다락방 2020-11-20 07:47   좋아요 0 | URL
한님, 저는 이 올리브의 이야기가 너무 좋아서 미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님도 꼭 읽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