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겉모습만 보고 알 수 없듯이 책 역시 그렇다. 이 책을 선택할 때는 '우물에 던져진 아기를 목격한 소녀'에 대한 문구가 눈에 띄었는데, 그렇다고 그것 때문에 이 책을 고른건 아니었다. 다만, 그런 이야기겠구나, 라고 추측한 것.
아마도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하면서, 어떤 이유인지, 여성작가 특별 기획물을 보내주었더랬다. 그중에 진 필립스가 소개되어져 있었고 이 책 역시 흥미롭게 소개된 바, 오오, 내가 읽은 이름인데... 하며 검색해보니 《밤의 동물원》그 작가였다. 오, 그렇다면 어디 한 번 읽어볼까, 그런데 좀 싫어, 우물에 빠진 아기라니, 우물에 던진 아기라니... 하지만 읽자, 펼쳤고, 당연히 소개된대로 한 여자가 우물에 아기를 던지는 것을 목격하는 소녀가 나오지만, 아직까지는 그것 때문에 우울한 분위기로 진행되진 않는다. 그보다는 사이좋은 한 가족이 나온다. 딸 둘과 아들 하나, 그리고 엄마 아빠. 이 다섯 가족이 사이좋게 사는 모습.
소설이든 책이든 영화든 우리는 화목한 가족보다는 그렇지 않은 가족을 더 자주 목격하게 된다. 나름나름으로 불행함이야 왜 없겠느냐마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사랑하고, 부모끼리 부모와 자식끼리 형제들끼리 다정한 가족을 보는 것은, 그러고보면 참 오랜만이란 생각이 든다. 누구도 누구를 미워하지 않고 누구도 누구에게 상처 주지 않으며 누구도 누구에게 폭력을 쓰지 않는다. 아직 96쪽이니 더 읽어봐야겠지만, 아직까지는 출생의 비밀도 불륜도 가정폭력도 없다. 그걸 인지한 순간 세상의 아주 많은 이야기들이 상처를 주고 받는 가족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외롭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가족 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진 필립스는, 앞으로 남은 부분에서도 그러길 바라지만, 아직까지는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가족에게 고통을 주지 않았다.
《우물과 탄광》은 진 필립스의 데뷔작, 첫 장편이다. 나는 작가의 첫작품이니만큼, 어떤 서투름을 내가 당연히 안고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서투르다면, 그걸 내가 안고가야지. 첫장편이라잖아, 하고 넓은 마음으로 수용할 자세를 똭- 갖추고 읽기 시작했는데,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아아, 내가 편견을 가졌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준비된 작가였구나, 첫 장편이라고 서투를거란 생각을 나는 왜 쓸데없이 했을까. 바부팅...
리타는 가족들 중 가장 먼저 일어나 가족들이 먹을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 남편이 먼저 일어나는데, 아이들이 깨기전까지의 그 잠깐의 시간동안 남편과 단둘이 식탁에 마주앉는 시간을 좋아한다. 그녀는 아침 식사를 하러 오는 남편을 위해 빵을 만든다. 빵반죽 만드는 건 오랜시간 반복해온 일이라 5분만에 끝난단다. 대박...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다 먹었다고 말했지만, 사실 저기에 숨겨둔 꿀을 꺼내 남편에게 준다. 남편은 아내가 만든 빵에 꿀을 발라 먹는데, 아 글쎄!
나는 오븐에서 다 구워진 빵을 꺼내 그중 두 조각을 포크로 찍어 그의 접시 위에 올려주었다. 그는 접시에 꿀을 듬뿍 떨어트리고 그 위에 버터를 으깼다. 그리고 황금빛으로 섞인 꿀과 버터를 포크로 떠 반으로 가른 빵 한쪽에 골고루 발랐다. 그동안 나는 아이들의 접시를 꺼내 식탁에 올려놓고, 다른 접시 하나에 나머지 빵을 담아 식탁 한가운데에 놓은 뒤 식지 않도록 그 위에 수건을 덮었다.
"나랑 같이 먹으려던 거 아니었어?"
"아이들하고 먹을게요."
드디어 수탉이 울기 시작했고, 앨버트는 두번째 빵 위에 꿀이 아닌 사탕수수 시럽을 발라 게걸스레 먹어치웠다. 꿀은 몇 주간 더 두고 먹으려고 남기고 싶은 모양이었다. (p.41)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너무 대환장하게 아름다운 아침식사 시간이다........................................갓 구워진 빵은 얼마나 따뜻할까. 사실 거기에 딱히 꿀을 발라 먹고 싶진 않은데, 그 따뜻한 빵에 꿀을 듬to the뿍 떨어뜨리고 버터를 으깼다니......................아 너무 궁금하잖아. 그건 얼마나 맛있을까? 게다가 그걸 커피랑 먹는다고? 대박.............................나는 아침은 밥rice 으로 먹는 사람이지만, 아아, 저런 아침도 한번쯤이라면 또 이벤트 삼아 먹어볼 수 있지. 빵을 구워서 뜨거울 때 버터 쳐발쳐발하고 그 위에 딸기쨈 쳐발쳐발해서 한 입 가득 베어물고 입 안에서 섞이는 빵과 버터와 딸기쨈의 맛을 느끼다가 뜨거운 아메리카노 후후 불어 마시면 으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지상 낙원이다.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내가 그렇게 먹고 있을 때 공기 중에는 갓 구워진 빵냄새와, 오븐의 열기와, 딸기쨈의 달콤한 향기와 커피향이 떠돌겠지. 우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울고 싶을 정도로 너무 좋은 풍경이다. 그래, 결심했어! 독립하면 내가 내 손으로 빵을 구워 아침을 해먹겠어. 뽜샤-!
라고 쓰는 순간 다 귀찮아진다...언제 밀가루랑 우유랑 버터랑 섞어서 반죽하고 오븐에 넣고..그럼 나더러 몇시에 일어나라는거야... 흐음.. 하루에 세끼를 다 먹을 생각을 하니까 벅차지. 두 끼로 줄이면 또 가능할지 몰라. 늦잠 자고 일어나서 콧노래 흥얼거리며 빵을 굽고 커피를 내리고 눈누난나 구워진 빵에 버터 쳐발쳐발 하고 딸기쨈 푹 떠서 쳐발쳐발 하면 또 .. 괜찮네. 그런데 매일 이렇게 살 순 없어. 나는 밥과 김치 또 너무 좋아해. 그러니까 일어나서 빵 구워서 버터쳐발쳐발 모닝은 일주일에 한두번으로 하면 나름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 수 있겠다. 그래, 그렇게 사는거야. 뽜이팅!!
어제는 .. 사실... 갈비를 먹고 싶었는데... 아니야 제발 이러지마....하고 엄마에게 나의 고민-갈비를 먹을까말까-을 얘기하니, 엄마가 동태찌개 끓여줄까? 하셔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웅웅!! 해서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집에 가자마자 가방 던지고 샤워 한 다음에 소주 꺼내가지고-누구나 냉장고에 소주는 늘 준비되어 있는 거잖아요- 엄마랑 수다수다 하면서 먹었다. 그런데 먹다보니 소주가 부족한거라..뭔가 간단하게 좀 더 마시고 싶어서, 와인 냉장고 가서 와인도 꺼내와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또 한잔씩 따라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치즈도 잘라가지고 또 먹었는데..............이 얘길 왜했지? 아 맞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는 무척 육체가 피곤한 상태였다. 음주후의 피곤과 금요일의 피곤이 겹쳐서 피곤한 상태였는데, 그래도 정신과 마음만은 기뻤어 왜냐하면 금요일이잖아? 그렇게 발걸음도 가벼웁게 눈누난나 출근하는데, 며칠전 친구의 추천으로 들었던 노래 가사가 뜬금없이 퍼뜩 떠오르면서 나의 감성은 아아, 이 아침을 촉촉히 적셔버리는데... 그 노래 가사중에 이런 게 있는 거다.
취한듯 만남은 짧았지만 빗장 열어 자리했죠....
뭐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빗장 왜열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 빗장 니가 마음대로 열고 그러면 안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빗장 열어 자리해서 어떻게. 내쫓고 싶은데 안나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콕 처박혀있잖아. 우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쳐울어. 듣자 듣자 들어보자 그노래.
약속해요 이순간이 다 지나고
다시 보게 되는 그날
모든걸 버리고 그대 곁에 서서
남은 길을 가리란 걸
인연이라고 하죠 거부할 수가 없죠
내생에 이처럼 아름다운 날 또 다시
올 수 있을까요
고달픈 삶의 길에 당신은 선물인 걸
이 사랑이 녹슬지 않도록 늘 닦아 비출게요
취한듯 만남은 짧았지만 빗장 열어
자리했죠 맺지 못한대도
후회하진 않죠 영원한건 없으니까
운명이라고 하죠 거부할수가 없죠
내생에 이처럼 아름다운 날 또 다시
올 수 있을까요
하고픈 말 많지만 당신은 아실테죠
먼길 돌아 만나게 되는 날 다신 놓지 말아요
이생에 못다한 사랑 이생에 못한 인연
먼길 돌아 다시 만나는 날 나를 놓지말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 노래네 내 노래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맺지 못한대도 후회하진 않죠 영원한 건 없으니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생에 이처럼 아름다운 날 또 다시 올 수 있을까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없어 없어 ㅠㅠㅠㅠㅠㅠㅠㅠ그렇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날이 있었음에 감사한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먼길 돌아 다시 만나면 나 놓지마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알아들었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러분 우리 어깨동무하고 다같이 울자 엉엉울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쩜 가사가 이래.
노래를 듣는 사람들에게는 두 가지의 자세가 있다.
첫번째는 노래의 가사를 찾아 보면서 듣는 사람, 두번째는 일단 들으면서 귀에 들어오는 가사에 꽂히는 사람. 나는 당연히 후자인데, 가사를 찾아서 가사를 보며 노래를 듣노라면 활자 읽는데 집중하기 때문에 노래를 백프로 음미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노래를 그저 노래로 듣는데, 그러다보면 저렇게 훅- 와서 나를 후려갈기는 가사들이 있다. 빗장 열어 자리하다니, 누구 마음대로 빗장을 열어... 막 이런 마음이 되고, 그렇지만 이미 열린 빗장에 너 들어와 앉았는데 이제와 다시 잠근들 무슨 소용이 있겠니, 쌀이나 축내렴...하는 마음이 되는 것이다......................
이 노래를 들으며 감성에 빠져 허우적대고 잇노라니, 갑자기 임태경의 옷깃도 생각난다. 아..옷깃이여...
잠시 스쳐간 옷깃의 인연으로 나는 오랫동안 비틀거립니다
저 바람은 한숨 되고 햇살엔 눈 시리죠
이 세상 모든 움직임이 그댄 떠났다고 하네요
그대안의 내 모습 재가 되어 날려도
고운 손등위에 눈물 묻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사랑이란 건 우리가 했지만
인연을 주는 건 하늘의 일인가 봐요
내 신앙 같고 내겐 형벌 같았던
그대의 옷깃 끝내 나 놓칩니다
이 생 다 지나고 다음 생에 또 만나기를...
사랑 그것만으로 함께 할 수 있다면
편히 돌아서길 마음도 남길 것 없죠
눈물은 거둬요 그댈 위해서 나를 버리길...
함께 있어도 멀어져 지내도
눈물로 살 텐데 같이 울면 안되나요
내 신앙 같고 내겐 형벌 같았던
그대의 옷깃 이제 나 보냅니다
이 생 다 지나고 다음 생에 또 만나기를...
사랑 그것만으로 함께 할 수 있다면
편히 돌아서길 마음도 남길 것 없죠
그대 눈에 눈물 다 일 테니 그댈 위해서 나를 버리길...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잠시 스쳐간 옷깃의 인연으로 나는 오랫동안 비틀거린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 왜 비틀거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좀 잡아줘 누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비틀거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 신앙 같고 내겐 형벌 같았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뭐 이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 신앙이고 형벌이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함께 있어도 멀어져 지내도 눈물로 살텐데 같이 울면 안되나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같이울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네 눈물 내가 닦아주고 내 눈물 네가 닦아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떨어져서 각자 힘들거면 함께 어깨동무 하고 이겨나가자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면 이제 이 노래 두 곡은 처절한 눈물바다를 만들다가 네, 그래요, 아라리를 소환합니다.....가지마오.....
아라리야 말로 무심히 듣다가 가사에 확 꽂혀가지고 차돌된장찌개 먹다가 흐느껴 울게 만든 바로 그 노래가 아닌가! 그러니까 처음엔 가는 사람한테 막 잘가라고 한단 말이야. 그래서 나는 들으면서 아니 어떻게 잘가라 그래, 내 가슴 찢어지는 건 어떡하고 잘가라고 하냐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막 이러고 있었는데 아니, 노래가 끝날 즈음엔 ... 가지말라고 울부짖는거야. 잘가라는 거 다 개구라였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렇게 나중에 본심 튀어나와서 가지 말라고 처절하게 울부짖는데 내가 차돌 된장찌개를 어떻게 먹어...다 먹었다. 노래는 노래, 슬픔은 슬픔.. 사람은 슬픔에 허우적대느라 밥을 굶으면 안돼.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울고 흐느적거려도 밥은 먹읍시다 여러분. 차돌된장찌개 맛있잖아요. 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는 차돌 된장찌개 숟가락으로 요케요케 몇번 떠서 밥 위에 얹어가지고 슥슥 비벼서 밥공기 들고 한숟가락 크게 떠가지고 입 안에 한 가득 넣으면 또 얼마나 맛있게요? 젓가락으로 깍두기 집어먹는 거 추천합니다. 오징어젓갈도 괜찮죠. 나쁘지 않아요. 좋은 궁합입니다. 그건 그렇고, 자, 아라리 가사 들어가실게요.
그리도 찬, 서리 같은 마음 어찌 품었나
너는 하오에 부는 바람만큼 온화했는데
우는 날 떼놓고 걸음 어찌 걸었나
하염없이 비 내릴 때 너도 억수처럼 울었나
떠나가소, 아주 가소 지금보다 더 멀리 가소
이내 이런 기다림은 헛된 희망 또 품음이라
나를 두고 가신 임 천리만리 더 멀리 가소
발병일랑 나지 말고 누구보다 더 행복하소
행복…. 하소
연무처럼 흩어지는 맘 어찌 붙잡나
너는 그믐에 피는 손톱달처럼 저무는데
기어이 돌아서는 널 어찌 탓할까
너는 아무도 몰래 받을 벌을 다 받았는데
떠나가소 아주 가소 지금보다 더 멀리 가소
이내 이런 기다림은 헛된 희망 또 품음이라
나를 두고 가신 임 천리만리 더 멀리 가소
발병일랑 나지 말고 누구보다 더 행복하소
언약과 증표 가련한 맹세여 다시없을
사람
마침표 없는 문장을 가득히 눌러 안고
안으로 외치는 말
가지 마소 가지 마소 나를 버리고 가지 마소
이내 이런 기다림은 멀리 멀리 저 고개로 넘어 간다
나를 두고 가신 임 십 리도 못 가 발병 나소
아라리요, 아라리야 끝내 떨치고 가신 임아
돌아보소…
간 밤에 꾼 꿈결인 듯 전부 다 잊고 행복 하소
나를 두고 가신 임아 누구보다 더 행복 하소
행복…. 하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는 날 떼어놓고 어찌 걸음 옮겼냐 진짜 잔인한 새끼..걸음만 옮겼겠어? 다른 여자 옆에 안착했겠지. 인생은 그런거니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발병이나 나라 새끼야...그리고 졸라 섹스 재미없어라....... 머릿속에서 재밌는 섹스를 하자 재밌는 섹스를 하자 오백번 생각하다가 그 강박에 섹스 실패해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슬프죠 여러분?
아무튼 쳐우는 금요일인 것이다. 오늘 이 페이퍼 읽는 사람 머릿속에서 이별 천번하고 다들 울기를...
그렇다면 이 페이퍼엔 버터 쳐발쳐발 빵이 나오니까...이것이야말로 눈물젖은 빵을 먹는 페이퍼가 되겠군. 멋지다...
그럼 뜻밖에 프로이트 재능 가진 나는 이만....
남은 시간은 내가 나에게 묻겠습니다.
점심 뭐 먹을거니?
내면의 나에게 귀 기울이는 시간 가질게요.
여러분 안녕-
덧) 리베카 솔닛, 언제 신간 나왔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