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느 분의 리뷰를 보다가 이런 댓글을 읽었다. 댓글 쓴 사람을 굳이 밝히진 않겠다.



"최근 페미니즘 무브먼트와 함께 이게 르뽀인지 극화인지 으냥 유우머인지 경계가 모호한, 다시 말하자면 소설로서의 가치나 아름다움은 현저히 떨어지는 작품이 시대성 하나만으로 시장을 휩쓰는 경우가 많은데, -> 이래서 한국 문단은 죽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더라구요. ㅠ"




보면서 너무 어이가 없었네.

한국 문단이 죽었다고 사람들이 생각한다는 건 본인이 그렇다는 거에 힘이 실리도록 가져온걸테고.

한국 문단이 죽었다고? 지금 그 어느때보다 활발한 게 한국문단인데? 저 댓글러가 한국남자라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아닐지. 내가 보기에 죽은 건 한국 문학이 아니라 한남문학이다. 한남문학이 죽은 걸 한국 문학이라고 퉁치는 것 같은데, 한국문학의 베이스도 정통도 한남이 아니다.


황정은, 김금희, 최은영, 김초엽, 한강, 정세랑, 윤이형.. 페미니즘 무브먼트를 놓고 보지 않더라도, 그 소설로서의 가치나 아름다움을 보더라도 여자작가들이 한국 문학을 휩쓸고 있는데 죽기는 뭐가 죽어. 어처구니가 없네. 

시인들은 어떻고? 여자 시인들이 지금 얼마나 아름다운 시들을 써대는지 알고서 그런 얘기하나? 

한국 문단은 거칠고 아름답게 냉철하게 살아있다.


죽은건 한국 문단이 아니라 한남 문단이다.

한남 문단이 죽어도 하나도 아쉽지 않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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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2019-09-22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는 말입니다. 현대 한국문학의 세태도 읽지 못하는 자가 한국문학이 죽었니 뭐니를 탓하다니요. ㅋㅋ 그저 웃음만 나옵니다. 앛 더 이상 한남스러운 문장들이 나오지 않아서 그런가?ㅎ

다락방 2019-09-22 14:52   좋아요 1 | URL
한국 문학이 어디 죽었나요? ㅎㅎ 이렇게나 격렬하게 살아있는데 말입니다. 제 눈에는 보이는 한국 문학이 저사람을 비롯한 일부에게는 보이지 않는모양입니다. 아니면 한남의 문장이 아니라면 문학 취급을 안하는건지.. 하하하

에곤 실례 2019-09-22 1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애란 김세희 구병모 박연준도 넣어 주세요.필요하다면 누드모델을 했다고 떳떳하게 말하는
차세대의 기대주 이슬아도 넣고요. 문학한남들의 도태는 환영할만 하지요.

다락방 2019-09-22 20:0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에곤 실례님. 문학한남들의 도태는 환영할 만하지요. 그들이 사라진 것이 한국 문단이 죽어가는 건 결코 아니죠. 오히려 사라져야 할 것들이 사라져가는 건 바람직하죠.

단발머리 2019-09-22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편하겠죠. 불편하니까 그런거겠죠.
이해하기도 공감하기도 어렵구요.
왜 이런 소설, 이런 이야기들이 시장을 휩쓰는지 이해할 수가 없겠죠.

한국문단은 등단을 통해 작가들이 발굴되고 문학상을 받은 작품들이 대중들에게도 많이 소비되는 구조이죠. 그게 좋은가 나쁜가를 떠나서, 한국문단이 죽었다고 생각하게 하는 판단의 근거가 되는 작품들이 바로 그 제도를 통과한 작품이라는 거죠. 그전에는 괜찮았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거죠. 왜? 나한테 불편한 작품이니까. 여자들이 쓴 거니까.

다락방님 분노에 100번 동의합니다.
저는 분노 더하기 헛웃음... 허허허.

다락방 2019-09-22 20:10   좋아요 1 | URL
아 진짜 너무 싫은 댓글이에요. 평소에도 페미니즘에 대해 안좋은 관점으로 글 쓰던 사람의 댓글이라 너무 뻔히 속이 들여다보였어요. 그것도 ‘다른 사람들이 그러더라‘ 하면서 자기 주장 살짝 얹는 식으로. 아 진짜 너무 투명하죠 ㅎㅎ

저도 지금은 그냥 헛웃음만 나오네요. 계속 책을 읽고 글을 쓰면 뭐하나요. 한국 남자들은 사고의 변화가 절대 없는데 말입니다. 후훗.

syo 2019-09-22 2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남 문학 으하하하하

저 같은 경우 나오는 족족 사서 읽고 싶은 책을 쓰는 작가들은 다 여성이거나, 그나마 생물학적 남성이라면 게이이거나..... 이게 과연 제 개인적 취향의 문제일 뿐일까요??

다락방 2019-09-22 21:51   좋아요 0 | URL
한국 문단은 곧 한남 문학이라고 생각하는 게 너무나 잘 드러나는 댓글이었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시이소오 2019-09-22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여전히 통쾌하시군요. 나열해주신 작가들의 면모가 후덜덜합니다. 남성작가들 분발해야겠어요~~

다락방 2019-09-23 07:56   좋아요 0 | URL
통쾌는요, 무슨. 이렇게나 많은 독자들이 많은 한국문학을 읽고 있는데 한국 문단 죽었다는 소리하니까 딥빡이 와서.. 한국 문단을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지 너무 뻔하게 드러나잖습니까!!

공쟝쟝 2019-09-23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의 한국문단 독자로 인입되며 요즘 행복한 독서 만끽중인 1인!!!으로서 동감합니다..(이전의 한(국)남(자) 작가들 문학ㅋㅋㅋ은 거의 안읽었는데요 재미가 음써서 안읽은 거드라고요 ㅋㅋ..)

다락방 2019-09-23 07:57   좋아요 0 | URL
한국 남자들의 작품이 재미가 없는 것도 없는거지만 쓸데없는 걸 많이 써놓잖아요. 박범신의 은교에는 은교의 자아가 전혀 없이 성적대상화된 은교만 있고(그러나 늙은 남자의 자아는 거기있죠), 김훈은 여자아이의 성기 안이 따뜻할 거라는 걸 아비의 시선으로 써놓고.. 할아비나 아비나 다 너무 읽기 싫은 글 쓰잖아요. 그걸 누가 읽어요. 그렇다고 한국 문단이 죽은 건 아니죠. 이렇게나 젊은 여성작가들이 팔팔하게 끓고 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