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코엑스 오라토리엄, 일본 재즈계의 총아 마사토 혼다 밴드의 공연이 있었다.

회사에서 표를 주길래,

어머, 이게 웬 횡재야, 신나게 다녀왔다.

과연 그 명성은 허명이 아니었다.

티스퀘어 출신들의 막강 세션,

현란하고 놀라운 연주 실력(정말 이건 막강 내공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과 흐트럼짐없이 꽉 짜인 레퍼토리.

덕분에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약먹은 애 마냥 하이텐션으로

열광, 열광 또 열광!

환호, 환호 또 환호!!

특히나 마사토 혼다는 각양각색색소폰(색소폰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다 ㅡ.ㅡ), 트렘펫, 플룻 심지어 리코더까지 다채롭고 경이로운 바리에이션을 갖춘 연주를 선보여 나의 가슴을 계속 울렁이게 했다.

활기찬 봄의 시작을 위한 공연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다음에 또 봐요, 혼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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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고 아바나를 떠날 때
이성형 지음 / 창비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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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남미란 어떤 곳일까?

아득하고 머나먼 미지의 대륙, 남미에 대한 제대로 된 책을 찾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성형의 <배를 타고 아바나를 떠날 때>를 권한다.

우리가 그동안 남미에 대해 보아온, 들어온, 그리고 경험(간접적인 경험이라 해야겠지)해온 것은 서구사회의 시각(특히 미국)을 통해 전해진 것이 많다.

이 책은 순수하게 우리의 입장(탈식민주의적 입장이라 해야겠다)에서 남미를 바라본 책이기도 하지만, 딱딱하게 남미를 소개하는 책은 아니다.
멕시코와 페루, 칠레 그리고 쿠바를 여행한 아주아주 재미있는 기행문이다.

저자가 책머리에 밝히고 있는 다음의 몇 문장 이 책의 성격과 본질을 아주 잘 표현해주고 있는것 같다.

"......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면서, 우리들의 얼굴 모습을 가늠하고 싶었다.

서양이든 동양이든 여행기 장르는 꽤 오랜 전통을 갖는다. 여행기는 다른 문화를 엿보는 망원경 역할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변별해내는 거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르뛰르 랭보가 그랬다던가. 나는 타자(je est un autre)라고. 타자의 모습을 정확히 변별하지 않고 어떻게 우리를 알 수 있겠는가?

나는 여행기가 신변잡기나 인상기를 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역시 동의한다.
물론 이렇게 내공이 쌓인 여행기를 쓰는 건 쉽지 않다. ^^;;;

휴가는 멀었고, 어딘가로 가고싶은데 돈 없고 시간없다면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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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행기, 다소 엽기적이기까지한 식사일기 등으로 인터넷 상에서 유명한(그가 운영하는 나오키스넷 www.naokis.net 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이트죠)

나오키상이 이대 앞에 라멘집을 냈다.

일본에서 20여년간 라멘집을 운영해왔다는 나오키 아버지가

비법을 전수해주셨는지, 암튼 오픈을 하기도 전에 나오키의 라멘집 아지바코는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듯.

아는 분이 나오키상에게 일본어를 배운 인연으로 아직 정식오픈은 아니지만,

프리오픈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어제 저녁 이대앞에 위치한 그의 라멘집으로 출동했다.

작은 가게안은 손님들로 이미 가득찼고

인사하랴, 서빙하랴, 계산하랴,주방까지 드나드랴 정신없는 나오키상...

다섯명 일행이 아지바코에서 파는 모든 종류의 라멘을 하나씩 시켜서 먹어봤는데,

맑은 국물의 쇼유라멘, 제 입맛에는 조금 짜다 싶었던 미소라멘,  미스즈멘, 매운 미스즈멘, 시오라멘을 각자 시켜서 조금씩 맛보았다.

가격대는 6000-7500원 정도이고, 라멘 외에 주류와 안주류도 파는 듯.








미소라멘, 조금 짜다 싶은...

매운 미스즈멘, 원츄~^^

생 레몬 사와..이거 강추여요~ ^^


디저트로 나온 흑임자 아이스크림

나오키상의 온가족이 출동해서 가게를 꾸려가는 것 같았다...

마초같이 생긴 나오키상의 남동생과 귀여운 여동생, 카리스마로 일관하시는 아버지까지...^^;;;

일단 자리를 잡을 때까지 모두 나오키상의 조력자가 되기로 했나보다.

암튼, 돼지등뼈로 국물을 낸 느끼한 하카다식 라멘이 싫은 사람에겐

아지바코의 개운한 미스즈멘이 대안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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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3-24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
전 오늘은 못 갈듯하고,
담주 평일 저녁에나 한번 가봐야겠어요. 정말 기대되네요. ^^
장소가 이대앞인게 좀 거시기하지만;;

플로라 2006-03-24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반가워요~^^
네, 오늘은 정말 붐비고 기다리고 그럴거 같은데..담주에 가심이 현명하실 듯...
이대앞 골목에 숨어있으니 잘 찾아가세요~
전 매운 미스즈멘을 추천함다~^^
 
통역사
수키 김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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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의 담배는 절망감의 표현이다.
11월, 비, 6호선의 지하철 사우스브롱크스 역 앞의 붐비는 맥도날드,

이런 아침이 아니라면 그녀에게 흔치 않은 일이다.
골목파티같은 이곳, 학교를 빼먹은 멍한 여덟 살배기들, 고함 지르기에 지친 미혼모들, 테이블마다 따분한 실직자들,
아침이 가득하다.
모두가 함께다.
공동 경험, 이 날, 이 삶.
하지만 그녀의 삶은 아니다.
그녀는 이 삶을 알지 못한다. 그녀는 이 삶을 원치 않는다. 대신 그녀는 고개를 들어 창문 너머로 아침 특선 메뉴가 적힌 커다란 간판을 쳐다본다. 그곳에는 신비함이 있다.


재미교포 작가 수키 김의 <통역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강렬한 빨간색 표지, 한켠에 옛날 교복을 입은 여학생의 경직된 모습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1970년대와 8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너도나도 떠났던 미국 이민의 행렬,
한인 이민 가정의 스산하고 고된 풍경을 이렇게 생생하게, 절절하게 드러낸 소설을 일찍이 보지 못했다.
미국으로 간 사람들이 열에 들떠서 흘리던, 달콤하고 풍요롭다는 미국 생활은 지옥같은 현실을 꿈으로 바꾸고 싶던 일말의 욕망이었을까?

좋은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고, 진한 우유를 먹는다고, 육질 좋은 고기를 먹는다고...
물질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을 채우기 위해...

여기 수지 박이라는 한 여자가 있다.
스물 아홉의 통역사.
장장 400여 페이지에 달하는 황량하고 복잡한 히스토리를 가진 그녀의 연대기가
하나하나 풀어지면서 80년대 미국 한인들의 역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깊은 외로움을 갖게 된 그녀의 삶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림처럼 비춰진다.

오랜만에 무척 재미있고 훌륭한 소설을 만났다.
수키 김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뱀다리: 미쉘 공드리의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 등장했던 '몬탁'이 이 작품에도 등장한다.

조엘과 클레멘타인의 바다.

아무도 찾지 않는 한겨울의 몬탁 바닷가. 

뼈속까지 사무치는 외로움과 그리움을 느끼고 싶다면

이 곳은 정말 적절한 선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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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바로 회사랑 코 닿을 거리라서

클라이언트와의 미팅 혹은 회식 장소로도 이용되는 곳이지만,

책읽고 노닥거리기에 좋은 곳.

밤새 일하고 무거운 머리와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주는 마법같은 곳.

일찍이 스노우캣도 드나들며 많은 흔적을 남긴 곳.

 딱 숨어있기 좋은 곳 B-h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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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i 2006-03-22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비하인드 가까이에 회사가 있다니 부럽습니다.

플로라 2006-03-22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냐오님, 반갑습니다. ^^ 정말 그나마 비하인드가 지척에 있어 갑갑한 직딩 생활이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