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영화도 날려버리고 하루 종일 회사를 지키다못해 오늘 새벽 3시까지 초절정 야근.
기획안 고치는거 말고도 갑자기 땜빵으로 처리해야할 일이 생겨서 어젠 하루종일 땜빵 작업하고
오늘 다시 기어나와 기획안 수정 중이다.
일단 돈이 되면 가리지않고 이것저것 해야하는 소규모 프로덕션이다보니
정말 말도 안되는 요구와 형편없는 자세로 일관하는 갑님들도 참고 넘어가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제 갑자기 맡게 된 일은 갑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외주를 맡긴 편집자였는데(나름 경력과 실력이 출중하다해서 믿고 있었는데),
이 아줌마가 원고는 엉망으로 해놓고, 거의 발등 찍어버렸다(자기가 쓴건 거의 없고 인터넷에서 몇 개 긇은 걸로 대강 분량만 맞춰놨다. 기가 막혀 말이 안나왔다). 다음주에 납품해야 하는데 최종교정도 안봐놓고 전화기 꺼넣고 잠적. 책임감 제로.
담당 디자이너는 거의 울상이 되어 나에게 SOS를 요청했고, 그간의 사정을 뻔히 아는데 그걸 어떻게 모른척 하나. 나만 믿어! 하고 큰소리치고는 잠적해버린 아줌마를 마구마구 씹으며 겨우겨우 다시 원고를 써서 넘기니 새벽 3시.
어젠 B양도 나와서 일을 하고 있다가 그녀 역시 엄청 말 안듣는 그림작가 때문에 그림 완성되기 기다리다 의리있게 나와 비슷하게 일을 정리했다. 집에 가려고 콜택시를 부르려는데, 자기 남친이 나까지 집에 대려다 주겠다고 했단다. 아아 이렇게 고마울때가...너무너무 멋진 커플이야....ㅎㅎ
아, 역시나 멋진 B양의 남친이 청개구리( 초록색 마티즈 ㅎㅎ)를 끌고와서 회사 앞에 대기중이었다.
자기네들이 나를 핑계삼아 새벽의 드라이브 데이트를 한다고 너스레를 떨며 이야기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마음을 써주니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암튼, 신새벽의 서울을 가로질러 집에 왔더니 새벽 4시.
브라질과 프랑스전을 보신다고 아빠가 깨어계시다 딸래미 얼굴이 핼쓱해졌다고 걱정. 괜찮아요..한마디 하고 얼른 씻고 침대로 점핑.
딱 눈 한번 감은 거 같은데 알람이 울렸다.
다시 후다닥 준비하고 지하철에서 거의 가사상태로 있다 옆에 앉은 사람이 툭 치는 바람에 겨우 내렸다.
오늘은 제발 집에 좀 일찍 가자. 불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