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의 밤길을 노랗게 비추는 <내 서재>라는 카페에서 친구와 생일축하를 나누었다.
삼청동엔 거의 반년만에 가보는 것 같다.
토요일, 광화문에서 밥을 맛있게 먹고 산책삼아 동십자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새로생긴 독특한 숍들을 구경하며,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떼지어 지나가는 좁은 골목길도 기웃거렸다.
수와래에서 조금 올라가다 우리은행 옆에 <내 서재>라는 초록색 차양을 드리운 멋진 공간을 발견하고
얼른 들어갔다.
주말이라 데이트하러 온 연인들로 그 작은 서재가 복작거린다.
치이....... 나와 S는 연인들 사이를 헤치고 들어가 육중한 나무 테이블 한 구석을 차지했다.
살짝 도서관같기도 했지만 정겨운 느낌을 주는 그 공간이 이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벽면을 가득메운 책, 책, 책....
론리플래닛이 눈에 들어왔고,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도 내 눈에 머물렀다.
그저 아무 고민없이, 시간이 천천히, 조용히 흘러가는 내 서재에서
좋아하는 책 한권 꺼내들고, 뜨겁고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책을 읽고 싶어졌다.
여름 휴가를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하루 저녁, 그렇게 작은 호사를 부리면 마냥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더할나위 없을테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