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가는지 오는지 책상 앞에만 눌러붙어 있다가
간만에 노동절 휴무라고 조조영화를 보러갔다.
시네큐브에서 <우리학교>를 드디어!! 봤다
홋카이도 조선학교를 담은 이 영화.
일본 최북단의 섬, 4월까지 눈이 오는 그 동토에 세상에 가장 따뜻한 우정과 사랑이 있더라.
어눌하고 서툰 우리말(아니 그보단 거의 일본어 억양으로 얘기하는 한국어지만)로 민족과 통일과 동포사랑을 일상적으로 얘기하는 아이들의 맑고 순한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진심은 마음을 통하게 한다고 했던가? 편견을 무너뜨린다고 했던가?
영화를 보다 어느새 눈물이 주룩주룩,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서로를 위하고 다독이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과 깊은 사랑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은 자꾸만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서경식의 에세이들이 겹쳐졌다.
그분이 지속적으로 재일동포들을 둘러싼 난제들과 그들의 삶에 대해 환기를 불러일으키는
글쓰기 작업을 해왔지만,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의 동포들에게 새겨진 신산한 역사의 흔적을 살펴보는 일은 언제나 가슴이 먹먹해온다.
재일동포뿐만 아니라 근대화 이후 양산된 수많은 한국적 디아스포라들에 대한 문제가 제대로 재조명되어야 한다.
상영관이 몇개 되지 않은 <우리학교>가 극장에서 내려가기 전에 얼른 보라고 여기저기 권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