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종일 코엑스에 콕 박혀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3편 섭렵.

1. 오전 8시 45분  <눈에게 바라는 것>

홋카이도 전통 놀이(인 것 같다) 말이 끄는 썰매경주를 배경으로 도쿄에서 사업실패하고 낙향한 한 청년의 삶의 의미와 의욕 찾기 과정. 배우들의 연기가 상당히 좋았고, 가끔 등장하는 질리도록 시려보이는 설원과 온몸이 꽁꽁 얼어오는 것 같은 추위가 그대로 전해지는 화면. 춥고 겨울은 싫지만 아주아주 제대로 그런 겨울과 마주하고 싶단 생각도 드는 건 왜일까? 주인공으로 나온 이세야 유스케(<금발의 초원>에도 주인공으로 나온 남자배우), 가 상당히 훈남이라 같이 본 친구가 계속 열광 열광.

2. 오후 1시 <터치>

아다치 미츠루의 원작에 <조제>와 <메종 드 히미코>를 연출한 이누도 잇신 감독의 작품이라 열과 성을 다해 예매를 했지만, 어이없게도 어제 본 3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지 않는 영화. 아다치 미츠루의 원작이 주는 감동과 포스가 워낙에 컸기 때문일까? 하긴 영화와 만화는 같을 수가 없는 거니까. 훌륭한 원작의 숨과 결을 영화에 담아내는 작업이 언제든 한계일 수 밖에 없을테지만. 그렇지만 영화만이 장기를 발휘할 수 있는 부분에서 새로운 것들을 창조하면서 감동과 놀라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었을텐데.... 음. 많이 아쉬운 기대작.  그리고 조제와 금발, 히미코를 통해 굳은 신뢰를 갖고있던 이누도 감독의 새로운 변신(?)이 낯설기도 했고.

3. 오후 6시 30분 폐막작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일본영화제 스케줄과 영화소개가 공개되었을 때, 시놉시스를 보니 정말 이 영화가 보고싶어졌다. 언제나 청춘물이라면 물불 안가리고 열광하며 달려드는 이 유치한 취향이 또 한몫을 했지만. 그리고 요즘 회사 사람들 사이에 광풍이 몰아치고 있는 일드 <노다메 칸타빌레>의 주인공 치아키 사마로 출연하고 있는 타마키 히로시가 남주라는 것도 이 영화를 꼭 봐야할 이유 중 하나였다(난 훈남을 무척 좋아하니까. ㅡ.ㅡ;;;). 결과적으로도, 어제 본 영화 중 가장 괜찮았던 영화. 영화의 스토리는 좀 뻔하지만(대학시절의 사랑+이별+그 후일담), 사진이라는 교감의 매체를 아주 멋지게 활용한 건 이 영화를 두고두고 기억에 남게할 것 같다. 당장 옷장 구석에 쳐박아 둔 니콘 FM 2를 꺼내 셔터를 누르고 싶었으니까. 사이사이 재미와 유머도 있고, 뭉클한 대사와 아름다운 풍경들과 서정적인 음악까지 제대로 갖춰진 사랑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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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6-11-20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플로라님, 정말 부지런한걸요!
저도 넘 보고 싶었던 영환데...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근데...영화는 커녕 하루 종일 잤다는....그래도 피곤한 월요일!

플로라 2006-11-20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저 이렇게 놀때만 힘나요...ㅎㅎ 이 영화 개봉할 것 같아요. 흥행요소가 꽤 있어서요...개봉하면 꼭 보세요~^^ 일욜날 자도자도 언제나 월욜엔 휘곤해요..ㅋㅋ 지금은 퇴근하시고 푹 쉬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