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의 달력을 펼치며...
 

그리고, 3년 전 10월의 달력을 다시 보니...



열락(悅樂)이 사람의 마음을 살찌게 하되 그 뒤에다 '모름다움'을 타버린 재로 남김에 비하여 슬픔은 채식(菜食)처럼 사람의 생각을 맑게 함으로써 그 복판에 '아름다움'[知]을 일으켜놓습니다. 야심성유휘(夜深星愈輝), 밤 깊을수록 광채를 더하는 별빛은 겨울 밤하늘의 '지성'이며, 찬서리 속의 황국(黃菊)도, 풍설(風雪) 속의 한매(寒梅)도 그 아름다움의 본질은 다름아닌 비정한 깨달음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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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ver
임주영 카툰 / 아침나라(둥지)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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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책장에서 오래 전 추억을 발견한다.
일명 김제동 어록 인터넷 카툰화의 주역 임주영 씨가 중국 유학 중에 그것을 책으로 엮었다.
광수생각, 도날드 닭, 삼팔육씨를 생각나게 하는 매력적인 이야기들...
촌철살인의 감동이 있다.
 

화장실 오갈 때 가볍게 볼 수 있는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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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에 강한 가치투자 전략 - 적극적 가치투자
비탈리 카스넬슨 지음, 김상우 옮김 / 부크온(부크홀릭) / 2009년 10월
구판절판


비탈리 카스넬슨: 여러분은 적극적으로 매수매도하는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매도의 중요성을 과장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분은 보유한 주식이 사전에 결정한 매도 목표가에 도달했을 때 주식을 팔아야 한다. 이는 감정적으로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다른 모든 사람들이 주식을 사고 시장에 열광할 때 주식을 팔아야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투자자, 역발상의 투자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11쪽

"강세장bull market은 금융시장의 가격이 장기적으로 역대 평균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시기로, 장기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약세장bear market의 반대말이다." 그러면 장기적으로 주가가 옆으로 횡보하는 시장은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장을 박스장range-bound market 혹은 추세 없는 시장trendless market이라고 부른다.-25쪽

결국 "수익의 90%는 자산배분에서 온다"라는 격언은 박스장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강세장의 순풍이 역풍으로 변하기 때문에(PER의 압박), 박스장에서 자산배분은 그리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 강세장과 달리 박스장에서는 주식과 채권의 수익률 격차도 거의 없다. 박스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주식 종목의 선택이고, 자산배분(주식, 장기 채권, 단기 채권 중에서 투자자산을 선택하는 것)은 강세장에서처럼 중요하지 않다.-107쪽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경영자의 두 가지 자질은 성실성과 장기적인 주주가치 창출에 전념하는 태도다. 단기적으로 월스트리트를 기분 나쁘게 하더라도 장기적인 주주가치 창출에 매진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경영자를 평가해야 할까? 전화 회의를 듣고, 보도자료와 연차 보고서를 읽고, 그들과 직접 대화함으로써 그들이 주주와 자기 자신에게 정직한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경영진은 왜 스스로에게 정직해야 할까? 어떤 문제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잇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실성에서 있어서 모든 경영자는 실수할 수 있다. 그들도 결국 인간인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고백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좋은 경영자와 그렇지 않은 경영자를 구분하는 좋은 기준이 된다.-122쪽

"패를 숨길 때와 깔 때를 알아야 한다"라는 도박 격언은 주식에도 적용된다. 어느 가격PER에 주식을 사고 어느 가격에 팔아야 할지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중략) 이론적으로 여러분은 매수PER에 주식을 사고 적정PER에 주식을 팔아야 한다. 그러나 매수PER에 사서 적정PER에 파는 투자행태의 문제점은 성장가치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여러분이 어떤 주식을 매수PER에 사서 장기간 보유한 후 적정가치가 되면 매도할 계획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여러분이 그 주식을 산 바로 그날 주식시장이 미쳐서 종장 무렵 그 주식이 적정가격이 되었다면, 이 경우 과연 주식을 팔아야 할까? -227쪽

매수-보유는"매수하고 매도는 잊어라"는 전략과 같다. 주식을 매수할 때는 아주 엄격한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보유'란 '죽음이 함께 할 때까지 보유하는 것'을 매도전략이라고 하지 않는 한, 실질적인 매도전략이 없음을 숨기는 말에 불과하다. (중략) 박스장에서는 적극적인 매수-매도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적극적인 매수-매도 전략이란 저평가되었을 때 주식을 사서 (고평가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정가격을 완전히 회복하는 시점에 주식을 파는 것이다.-262쪽

목표PER(또는 현금 흐름 대비 주가비율, 장부가 대비 주가비율)을 사용하는 것이 목표주가를 사용하는 것보다 좋다. 시간이 흐르고 이익이 증가하면 구체적인 목표주가의 의미는 감소한다. 왜냐하면 목표주가는 과거 이익이 더 낮았을 때 설정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가가 오른다 하더라도 이익이 주가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 해당주식은 여전히 매력적인 매수대상이 된다.
이러한 방법이 가진 장점은 어떤 주식을 당장 매수하지 않는다 해도 분석에 사용되는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좋은 회사를 좋은 가격과 좋은 조건에 매수할 기회는 시간이 좀 지난 뒤에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266쪽

한 주식이 미리 설정된 매도 목표가에 도달하게 되면 매도 결정은 자동적으로 감정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Just do it'이란 나이키 광고 문구처럼 그냥 매도해야 한다. 적정가격이 되면 주식을 죄인으로 간주하여, 보유한 다른 주식들의 죄를 따지는 데 집중해야 한다. 매수 시 설정한 매도 목표가를 가장 합리적인 게산으로 여기고 감정을 개입시키지 말아야 한다.-305쪽

가치투자자는 주가가 적정가격에 도달하면 바로 매도한다. 그러나 강세장에서는 주가가가 적정가격 이상으로 추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정가격에 매도하는 것은 '너무 빨리' 매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성공적인 투자자 버나드 바루치가 "나는 너무 빨리 매도해서 돈을 벌었다."고 말한 것처럼, 너무 빨리 매도하는 것이 최악의 문제는 아니다. 매도를 통해 보다 나은 리스크 보상 기회에 투자할 수 있는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너무 빨리 매도하게 되는 문제는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성장투자자의 열광을 이용하는 전략'으로 완화될 수 있다. 또한 "너무 빨리"라는 것은 오직 사후에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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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 어떻게 세계의 절반을 가난으로부터 구할 것인가
피터 싱어 지음, 함규진 옮김 / 산책자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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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난 주말 지방에 다녀올 일이 있었는데,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가수들이 다양한 이유로 모금함을 내걸고 있었다. 모금함의 구조는 같았으나 내용은 각각 달랐다. 결식아동 돕기, 결핵환자 돕기, 독거노인 돕기 등등...
그들의 모금함에 좀처럼 돈이 모이지 않는 것을 지켜보면서 아내에게 말을 걸었다.
"둘이서 하루 종일 노래해서 3~5만원 정도 모일 것 같은데, 과연 남을 도울 수 있는 여유가 생길까?"
"그럼~ 항상 오늘처럼 모금액이 적지는 않을 것이고, 나같은 사람이 천 원씩만 내면 충분해~"
아내의 마음 씀씀이가 기쁨으로 다가왔지만... 생활인으로서 중년 무명 가수들의 노랫소리가 애처롭게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 나이에 종일 벌어 가정을 꾸리면서 기부까지 한다는 것은 내 머리로는 도저히 가능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그들이 자선이 아닌 스스로 생활비나 벌 수 있을까 걱정을 했으며, 모금함의 용도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이 책은 지난 주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반복되었던 나의 의문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줬다.
물에 빠진 아이를 보면 당연히 구해줘야 한다. 내 아이가 물에 빠졌을 때만 구할 것인가? 남의 아이라면 망설일 것인가?  그것은 굶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유 막론하게 베풀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 책은 바로 나의 행복을 해치지 않고, 세계의 빈곤을 해결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관한 책이다. 한동안 인기몰이를 했던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을 되새기게 한 책이다.

조든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추궁당한 경찰은 그런 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변명했다. 조든의 엄마는 그 말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길을 가다가 아이가 물에 빠진 걸 보면, 지체 없이 뛰어들어야 옳죠······.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는 데 무슨 훈련이 필요한가요?" (22쪽) 

모르는 아이의 목숨과 자신의 소유물 중 어느 하나를 놓고 배타적 선택의 기로를 제시하여 잔인한 비교를 하지만, 의외로 사람들은 이기적인 판단을 하기도 한다.

그때 그는 아무도 타지 않은 차량이 궤도를 이탈한 채로 철길을 따라 굴러 내려오는 것을 본다. 아래쪽 철길을 보니, 한 꼬마가 철로에서 노는 데 정신이 팔려 있다. 탈선한 차량이 곧 덮칠 텐데, 밥이 기차를 멈출 수는 없고, 아이도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밥이 외치는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밥은 철로 변경 스위치를 돌려서 굴러 내리는 차량이 아이를 비껴가게 할 수는 있다. 그러면 차량은 바로 그가 부가티를 갓길에 세워둔 철로로 옮겨서 굴러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무도 목숨을 잃지 않겠지만, 열차는 썩은 목책을 부수고 갓길로 뛰어들어 부가티를 덮칠 것이다. 부가티로 인해 자신이 얻는 즐거움, 게다가 재정적인 안정감을 저버릴 수 없는 밥은 스위치를 돌리지 않기로 한다. (33쪽)  

얼마 전, 여름 휴가 때 2MB가 직원들에게 대국민 우민화와 여론 장악 등 다분히 아름답지 못한 목적으로 돌린 책이 바로 Nudge였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 책을 악용하지는 않을 것이며, 올바른 Nudge는 이미 널리 응용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선택의 범위를 조정하여 '디폴트'로 제안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음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독일에서는 국민의 겨우 12퍼센트만이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았을 때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등록했다. 반면 오스트리아에서는 무려 99.98퍼센트에 달한다. 독일인과 오스트리아인은 문화적 배경에 거의 차이가 없다. 그런데 어째서 오스트리아인들은 그토록 장기 기증에 열성적인 것일까? 아마도 그들이 유난히 열성적이어서가 아닐 것이다. 뚜렷한 차이는 독일의 경우 기증하겠다고 등록을 해야 예비 기증자가 되는 반면, 오스트리아의 경우에는 기증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를 하지 않는 한 예비 기증자가 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102쪽)

저자는 우리가 굳이 부유층이 아니라도, 수돗물을 놔두고 생수를 사 마실 수 있을 정도면 이미 충분한 사치를 하고 있다고 자극한다. 그만큼 절박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으로 수긍할만한 주장이다. 그러한 주장은 고가의 미술품을 소장하거나, 개인용 비행기나 대형 요트를 소유하는 부유층에 대한 공격으로 확대될 때 반론의 여지를 바닥으로 내려치기에 이른다. 그것을 개인의 자유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도덕적인 공격으로 몰아부치면 참으로 난처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음은 오러클의 CEO인 엘리슨를 예로 부유층의 사치생활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다.

로마 황제 비텔리우스는 공작 수천 마리의 뇌수와 플라밍고 수천 마리의 혓바닥으로 식사를 했다. 오늘날 우리는 그것을 도덕적 타락의 증거로 이야기 한다. 그런 초대형 요트를 보유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그것이 너무 가혹한 판단 같다면, 먼저 그런 배를 사들이고 유지하는 데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는지 생각해 보라. (중략)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기후 변화를 고려해도 거대한 요트를 가진 사람들에게 비난을 돌리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요트라는 이름에 속아서는 안 된다. 이 배들은 풍력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며, 큰 엔진과 펌프로 움직인다. 따라서 막대한 디젤 연료를 소비하며, 대량의 온실가스를 대기 주에 내뿜는다. 예를 들어 엘리슨의 '라이징 선'은 4개의 엔진으로 구동하며, 이 엔진들은 각각 풀파워 상태에서 시간당 548갤런의 연료를 쓴다. 따라서 이 배를 움직이려면 매시간 2천 192갤런의 연료를 써야 하다. 한 시간 만에 '라이징 선'은 보통의 미국인 운전자가 디젤 엔진의 폭스바겐 제타를 거의 7년 동안 몰며 쓰는 것과 맞먹는 연료를 써버리는 것이다. (214쪽)

생의 끝자락에서 평생을 베풀며 살아 온 '헨리 스피라'씨가 저자에게 남긴 말은 멋지다.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은 단지 상품을 소비하고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보다 더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사람이 인생을 돌이켜보며 자신이 한 일 중에서 가장 의미 있다고 여기는 일은 남들을 위해 자신이 사는 곳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든 일이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보면 되는 거예요. 내가 누군가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동기 부여가 세상에 있을까요?" (232쪽)

우리 부부는 집에서 마시는 생수에 대해 가볍게 토론을 했다. 그것도 사치라는 저자의 의견 때문이었는데, 그럼에도 우리는 이것저것 불안한 이유와 경제성을 이유로 그냥 생수만큼은 계속 삼다수를 구입해 마시기로 했다. 대신에 앞으로 고속도로 휴게소의 그 이름 없는 가수들을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것 같다. 내가 직접 베푼다는 것과 더불어 그들이 나의 대리인으로서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하리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모두의 베푸는 마음이 더욱 더 진화 하기를...

'기부를 망설이는, 회의하는 이들에게 내미는 100˚C 실천 논리'
책의 겉표지를 벗겨내자 돼지 저금통에 세계지도를 맵핑한 멋진 그림과 함께한 문구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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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09-10-01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정기기부를 두군데 하고 있습니다만, 생활에 쪼달리다보면 그것마저도 눈치가 보일 때가 있어요. 이 책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동탄남자 2009-10-02 07:23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생활을 실천하고 계시는군요.
제가 존경하는 신영복 교수님께서는 아름다움을 '앎'이라고도 확장해서 생각 하시는데, 뭔가 이치를 더 많이 알고 계시기에 이미 오래 전부터 아름답게 살아오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더욱 행복하십시오~
 
괴벨스, 대중 선동의 심리학 문제적 인간 2
랄프 게오르크 로이트 지음, 김태희 옮김 / 교양인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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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독일인 대다수가 ‘총통’을 숭배하게 되었다. 초인(超人)의 모든 속성들이 그에게 부여되었다. 그는 "누구와도, 그 무엇에 의해서도 결합되어 있지 않은, 신처럼 고독하게 살아가는 생의 공간", 오직 그를 위하여 존재하며 그외에는 아무도, 특히 여자는 들어갈 수 없어 보이는 무인지경 안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그에게 기도하고, 그를 직접 보면 도취에 빠지고, 심지어 집 한쪽에 있는 "하느님을 위한 공간"을 "총통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 사진과 꽃으로 장식한 것은 바로 여자들이었다. 그러한 ‘총통’ 숭배는 매일 수천 통씩 히틀러의 관저에 도착하는 흠모의 편지와 꽃들로 잘 나타났다.-577~578쪽

히틀러가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독일을 양면 전선 전쟁으로 몰고 가고 승리 대신 패배만이 거듭되었을 때에도 독일인들은 ‘총통’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 독일 국민들은 전쟁뿐 아니라, 유대인 학살처럼 나치가 저지른 수많은 끔찍하고 잔인하고 비열한 모든 일들의 책임과 죄를 힘러나 괴링 같은 나치 대표자들에게 돌렸다는 것이다. 독일인들은 히틀러가 모든 책임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표현을 사용했다. "총통이 그것을 아신다면!" 이 문장은 ‘총통 신화’의 힘을 상징하는 것이고, 괴벨스의 역사적 의미는 바로 이 신화의 창조자였다는 것이다.-922쪽

괴벨스는 청중들에게 이른바 ‘이념’의 숭고한 점을 전달하고 그들을 신자로 만드는 법을 알고 있었다. 나치즘은 그들에게 (머리가 아닌) 심장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나치즘이 다른 정치 노선보다 탁월해 보일 뿐 아니라, 물질주의적이고 차갑다는 판결을 받은 대도시의 세계에서 확연히 눈에 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괴벨스가 조직한 선전 집회들은 항상 청중들의 감정과 본능에 호소했다.-187쪽

(체육궁전 집회에서) 괴벨스가 연설 말미에 이르러 청중들에게 총통처럼 독일 군의 최후의 전면적 승리를 믿느냐고 물었을 때, 그리고 그가 "그대들은 총력전을 원하는가? 그대들은 필요하다면 우리가 지금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총체적이고 근본적으로 총력전을 벌이기를 원하는가?"라고 물었을 때, 체육궁전은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졌다. 그리고 선전장관이 광란하는 군중에게, 기진맥진했으면서도 집중한 상태에서 열정적인 목소리로 저 유명한 대사, "자, 민족이여, 일어서라, 폭풍이여, 몰아쳐라!"라고 외치자, 모든 것이 "미친 듯한 분위기의 일대 혼란" 속으로 밀려들어 갔다.-784쪽

괴벨스에 따르면 언론은 "정부의 손 안에 있는 피아노"가 되어 "정부가 연주해야 한다." 그 일이 바로 그가 자신의 ‘주요 임무’ 중 하나로 성취해야 할 ‘이상적 상태’라는 것이다. …… 그 밖에도 언론 획일화에 결정적 진전을 가져온 계기는 ‘편집인 법률’을 통하여 신문과 잡지의 발행인이 지던 책임을 편집인도 나누어 지도록 한 것이었다. 자신의 회사가 ‘획일화’되어버린 언론사 발행인들과 마찬가지로, 편집인도 이러한 조치들로 국가의 직접적인 간섭을 받게 되었다. 괴벨스의 미움을 사면 직업 명단에서 삭제당하거나, 경고를 받거나, 심지어 수용소로 ‘인계’될 수도 있었다.-415~4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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