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 보따리 -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우리 옛이야기 112가지 살아있는 교육 23
서정오 지음 / 보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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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어른 책으로 우리 전통의 옛이야기 112편이 수록되어 있다.
어린이들이 스스로 책을 읽는 것도 소중한 일이지만, 어른들이 감정을 담아 직접 옛이야기는 들려주는 것은 더욱 매력적이다. 어른이 아이 앞에 앉아 눈을 맞추며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그 소박한 행복은 훌륭한 교육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옛 이야기 들려주기의 소중함을 강조하면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반응한다고 한다.

"옛이야기를 뭐 하러 목 아프게 들려줘요? 요새 멀티미디어 자료들이 얼마나 잘나왔는데..."
"요새 아이들이 어디 옛이야기 같은 걸 들으려 해야 말이지요. 말머리만 떼도 싫증부터 내는걸요."
"나는 옛이야기를 많이 알지도 못하고 말재주도 없어서 들려줄 엄두를 못 내겠어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이야기꾼 서정오 선생님은 이러한 반응들에 대해 다음과 같은 답을 제시한다.

첫째, 칭얼대는 아이를 재울 때, 멀티미디어 자료를 통해 최고의 가수가 불러주는 최고 음질의 음악을 들려줄 것인가, 아니면 투박하더라도 엄마나 아빠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자장가를 불러줄 것인가?
둘째, 요새 아이들은 옛 이야기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자극적이고 요란한 영상 문화에만 노출 되었을 뿐, 만약 어른들이 진지하고 성의 있게 들려주는 옛 이야기 앞에서라면 금방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셋째, 옛 이야기를 달달달 외워서 들려주거나, 중언부언을 했다가는 오히려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에 나쁜 영향만 주기 때문에 그냥 생각나는 대로 대강 진행시키면 된다.
 
덧붙여, 옛이야기를 들려줄 어른들이 뿌리쳐야 할 세 가지 유혹이 있다는데...

첫째, 스승 되기 유혹으로 뭔가 교훈을 줘야 한다는 강박관념...
둘째, 부처님 되기 유혹으로 대상 어린이들을 손바닥 속의 손오공 다루듯 모든 등장인물들의 입장을 해석하며 아는 것을 다 말해주려는 어설픈 친절함...
셋째, 검열관 되기 유혹으로 오랜 세월 전승 과정에서 충분히 필터링 된 옛이야기를 보다 아름답게 각색하고 가위질 하려는 그릇된 선의...

이 세 가지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의 매력은 순식간에 반감되고 듣는 아이는 쉽게 흥미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좋은 이야기꾼은 불친절하고 무책임하고 뻔뻔스러운 세 가지 덕목(?)을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시켜 줄 것을 권장한다.
 



이 책은 서정오 선생님께서 오래 전에 어린이용으로 집필한 10권의 옛이야기 그림책을 어른용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때문에 신기한 이야기, 재밌는 이야기, 우스운 이야기, 무서운 이야기 등 각 부가 끝날 때마다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서’라는 글을 통해 각 이야기들을 어린이에게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지 가벼운 도움말을 덧붙여 놓았다.

옛이야기 들려주기에 서툰 어른들도 이 책 한 권이면 구수한 이야기꾼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무엇 보다고 쉬운 입말체로 풀어썼다는 것이 그렇다. 그냥 이 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이야기 한 자락 너끈히 펼쳐 낼 수 있고, 아이들 마음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말이다. 밋밋한 이야기도 없지 않지만 ‘호랑이 뱃속 구경’, ‘활 못 쏘는 활꾼’과 같은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가 불러일으킨 옛 기억도 새로운 문체로 인해 배꼽 잡는 즐거움을 배가시켜 준다.

과묵한 부모와 교사에게도 풍부한 옛이야기들로 유혹하는 매력적인 책이다. 특히, 이 책을 선택한 이가 노인이라면 손자들에게 인기 좋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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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1-05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바쁘신가 서재 활동은 뜸하시네요~ 잘 지내시죠?

아~ 이 책, 제 이벤트 당첨되신 분이 원했는데 좀 비싸서 패스했어요.ㅜㅜ
보리니까 님 생각했으면 그냥 주문해줄 걸~~ ^^

김태혁 2011-02-11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실무근님, 축하!! 이번 달 <이달의 마이 리뷰> 당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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