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벨스, 대중 선동의 심리학 문제적 인간 2
랄프 게오르크 로이트 지음, 김태희 옮김 / 교양인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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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독일인 대다수가 ‘총통’을 숭배하게 되었다. 초인(超人)의 모든 속성들이 그에게 부여되었다. 그는 "누구와도, 그 무엇에 의해서도 결합되어 있지 않은, 신처럼 고독하게 살아가는 생의 공간", 오직 그를 위하여 존재하며 그외에는 아무도, 특히 여자는 들어갈 수 없어 보이는 무인지경 안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그에게 기도하고, 그를 직접 보면 도취에 빠지고, 심지어 집 한쪽에 있는 "하느님을 위한 공간"을 "총통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 사진과 꽃으로 장식한 것은 바로 여자들이었다. 그러한 ‘총통’ 숭배는 매일 수천 통씩 히틀러의 관저에 도착하는 흠모의 편지와 꽃들로 잘 나타났다.-577~578쪽

히틀러가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독일을 양면 전선 전쟁으로 몰고 가고 승리 대신 패배만이 거듭되었을 때에도 독일인들은 ‘총통’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 독일 국민들은 전쟁뿐 아니라, 유대인 학살처럼 나치가 저지른 수많은 끔찍하고 잔인하고 비열한 모든 일들의 책임과 죄를 힘러나 괴링 같은 나치 대표자들에게 돌렸다는 것이다. 독일인들은 히틀러가 모든 책임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표현을 사용했다. "총통이 그것을 아신다면!" 이 문장은 ‘총통 신화’의 힘을 상징하는 것이고, 괴벨스의 역사적 의미는 바로 이 신화의 창조자였다는 것이다.-922쪽

괴벨스는 청중들에게 이른바 ‘이념’의 숭고한 점을 전달하고 그들을 신자로 만드는 법을 알고 있었다. 나치즘은 그들에게 (머리가 아닌) 심장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나치즘이 다른 정치 노선보다 탁월해 보일 뿐 아니라, 물질주의적이고 차갑다는 판결을 받은 대도시의 세계에서 확연히 눈에 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괴벨스가 조직한 선전 집회들은 항상 청중들의 감정과 본능에 호소했다.-187쪽

(체육궁전 집회에서) 괴벨스가 연설 말미에 이르러 청중들에게 총통처럼 독일 군의 최후의 전면적 승리를 믿느냐고 물었을 때, 그리고 그가 "그대들은 총력전을 원하는가? 그대들은 필요하다면 우리가 지금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총체적이고 근본적으로 총력전을 벌이기를 원하는가?"라고 물었을 때, 체육궁전은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졌다. 그리고 선전장관이 광란하는 군중에게, 기진맥진했으면서도 집중한 상태에서 열정적인 목소리로 저 유명한 대사, "자, 민족이여, 일어서라, 폭풍이여, 몰아쳐라!"라고 외치자, 모든 것이 "미친 듯한 분위기의 일대 혼란" 속으로 밀려들어 갔다.-784쪽

괴벨스에 따르면 언론은 "정부의 손 안에 있는 피아노"가 되어 "정부가 연주해야 한다." 그 일이 바로 그가 자신의 ‘주요 임무’ 중 하나로 성취해야 할 ‘이상적 상태’라는 것이다. …… 그 밖에도 언론 획일화에 결정적 진전을 가져온 계기는 ‘편집인 법률’을 통하여 신문과 잡지의 발행인이 지던 책임을 편집인도 나누어 지도록 한 것이었다. 자신의 회사가 ‘획일화’되어버린 언론사 발행인들과 마찬가지로, 편집인도 이러한 조치들로 국가의 직접적인 간섭을 받게 되었다. 괴벨스의 미움을 사면 직업 명단에서 삭제당하거나, 경고를 받거나, 심지어 수용소로 ‘인계’될 수도 있었다.-415~4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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