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멍멍이님께서 살이 쪘다고 한다.
처음엔, '그런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사실 나는 마른 개보다 통통한 개가 좋다.
그런데, 고기 통조림을 사료에 비벼 주는 것은 요즘 들어 1주일에 한~두번 뿐인데도
'살 찌니까 그런 거 자주 주지마!'라는 잔소리에 사랑스러운 개님의 몸을 자세히 보게 되었다.
이 녀석이 살찐 것은 인간이 먹는 음식을 매일 주니까 그런 거잖아!
인간의 음식에 염분이 얼마나 많은데! 짠 음식을 먹으면 사람이나 개나 살찌기 쉽다구!
라고는 해도.. 결국, 먹고 싶어하는 그 애절한 눈빛을 보면 주게 된다...아..나는 개바보..OTL (털썩)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보다는 내가 그녀를 부르는 호칭 때문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까지 그녀를
뚱!
뚱아!
하고 '뚱땡이'의 준말로 불렀었다.. 뭐랄까, '귀여운 대상에게만 부르는 호칭'처럼 처음에
장난 치듯이 부르던 것이..어느새 이름이 되어 버리고 말아 본인도 자기 이름인줄 안다.
(이래서 지구인한테 말을 배울 때는, 신중해야 한다. 쓰읍... =_=..;)
대단한 베스트셀러가 된 [The Screat]이라는 책에서 내가 감명 깊게 보았던 구절이,
"우주는 내가 생각한대로, 말하는대로 들어준다"라는 내용이었다.
우주와의 소통을 할줄 모르는 지구인을 위해 '소통법'에 대해 참 친절하게도 쉽게 설명해준 책이다.
그러니까, 본의 아니게 나는 '뚱뚱한 것'을 몇 년이나 계속 그녀에게 그리고 나에게 오도록 '주문'을
걸었던 것이다. 내가 그녀를 부를 때 늘,
"뚱아, 이리 와~"
"아이구, 예쁜 우리 뚱이~ 나 기다렸어~?"
"뚱아, 같이 자자~"
"뚱아, 집에 가자~"
사랑하는 멍멍이를 부를 때 가장 많이 쓰는 말이 바로 '이리 와'이다.
몇 년 동안 매일 불러대는 저 주문에 우주는, '이 녀석이 원하는 것은 '뚱'이군' 이었을 것이다..-_-
그리고 참 착실한 우주는 실제로 그녀에게 그리고 나에게
정말로 뚱뚱해짐을 선물했다 !!!!
아, 놔... ㅜ_ㅜ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단박에 '펑'하고 변신 시켜주는 것이 아니고, 우주는 그 오묘한 방법으로
아주 처~언천히 그리고 집요하게 조금씩 조금씩 그녀와 나를 변화시켜 주었던 것이다.
우리 개님한테는, '자꾸만 인간의 짜고 매운 음식을 먹고 싶다'라는 부채질을,
나한테는, '자꾸만 치킨과 맥주와 고기와 기타 고칼로리 음식이 너무 땡긴다'라는 충동질을 말이다.
그리고 운동은 하기 싫어지게 만드는 것도 함께 준단 말이다!
남들 보기에 그녀와 내가 '겉으로는' 멀쩡해보일 수도 날씬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교묘하게도, 아니 영악하게도! 그 살들은 철저히 안 보이는 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몸에 달라붙는 상의를 입고 의자에 앉아야지만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뱃살, 옆구리살.
내가 지금까지 좋아라 먹었던 남의 살들이 밀가루 반죽마냥 배를 빙 둘러 매달려 있다.
헐렁한 옷을 입고 서 있을 때는 나조차도 모르니, 이 얼마나 영악한 뱃살인가.
요즘 유행하는 스키니 진을 입었을 때(예전 사이즈만 생각하고), 종아리는 들어가는데 허벅지가
안 들어가서 당황하거나 바지가 타이즈처럼 꽉 조여 답답하다고 느껴서 보면..
허벅지 뒷 부분(그러니까 거울을 보았을 때 절대 앞에서는 보이지 않는 그 부위에!!)과 엉덩이
아랫 부분에 수줍게 잘도 매달려 있는 그 살들을 발견했을 때의 기분은...
몸의 지방 저장 능력의 교묘하고 치밀함에 나는.. 배신을 느낀다. ㅡ.,ㅡ
우주는, '뚱아 이리 와'란 말에 참 정직하게도 -
뚱함을 그녀 뿐만 아니라 내게도 안겨 주었다. 제길슨.
말이 가지는 힘은 굉장히 대단하다.
지구인들이 늘 하는 말, '말이 씨가 된다'라는 미신적인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요즘은
과학적으로도 접근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제는 웃어 넘길 수 없는 부분이 되어 버렸다.
에모토 마사루의 [물은 답을 알고 있다]라는 책을 통해 놀라운 사진들을 보여준 것처럼
말이 전하는, 말 속에 담긴 힘이 만들어내는 결과는 참으로 놀랍다.
일본에는 말에 영혼이 깃든다는 '고토다마'라는 사상이 있다.
즉, 말이 가지는 힘에 대해 에모토 마사루는 과학적으로 '증거'하고 싶었고, 그는 해내었다!
그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의 결정체가 모두 다르다는 것에 착안해 우리가 '미생물' 혹은
'살아있지 않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물에게 긍정적인 말과 부정적인 말을 들려주거나
보여주었을 때 나타나는 결과를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 끝에 물이 얼려지는 순간의 결정을 현미경을 이용해 사진 찍는 것을 성공한 것이다.
물론, 물 속에는 많은 '생명체'가 있다. 하지만 인간의 눈으로 보는 기준에선, 물은 그저
몸에 꼭 필요한 수분일 뿐이고 말도 못 하고 동물처럼 움직지도 못 하는 '미생물'이다.
그런 고정관념을 깨트린 사진이 이렇다.
- 특정 단어를 물에게 일정 시간 동안 보여주고 난 후에 찍은 물 결정체 사진들 -
사랑
감사합니다(일본어)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사랑은 가장 비싸고 귀한 보석같이 아름답고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는 그 어떤 나라 말로 해도 모두 예쁘고 부드러운 선을 보여준다.
반면에 나쁜 말을 물에게 보여 주었을 때의 모습은 -
아름답기는 커녕 형체를 알아볼 수 없거나 흉한 모습으로 나쁜 말이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나쁜 놈
You Fool
짜증나네. 죽여버릴거야
물은 생명의 근원.
당연히 물 속에는 인간의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생명'이 생물학적이든 화학적이든간에
존재하며 '그들은' 좋은 것과 나쁜 것에 대해 반응을 한다.
그리고 우리가 그 물을 마신다.
인간이 '고등 동물'이고, 어디까지나 인간의 기준에서만 평가한대로의 말을 빌리자면 -
분명 물은 '하등'일 것임에 틀림없다. 돌멩이같은 광석 수준 정도로 보지 않을까...?
그렇게 '낮은 단계'의 '하등'한 것들도 저렇게 긍정과 부정에 대해 다른 반응을 보이는데,
수분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육체를 가진 인간은 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겠는가.
천사
악마
너 정말 예뻐
망할 놈
오래 전, 어떤 학자는 식물이나 나무에게 음악을 들려줬을 때에 감정을 드러낸다는 것을
연구한 적이 있었고 그 연구 결과를 접했을 때도 적잖이 놀랐었는데, 이 물과 함께 한
실험도 꽤 충격적이었다.
나는 나의 사랑스런 멍멍이님이 살찐 것은 내가 늘 아무 생각 없이 내뱉었던 그 단어로
인해 전점 뚱뚱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몇 주 전에 들었었다.
그리고 약 10년 만에 다시 이 책을 펼쳐 사진들을 보면서 그녀의 이름을 바꾸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물이 전하는 놀라운 메시지
에모토 마사루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내가 입 밖으로 내뱉는 모든 말에 영혼과 힘이 들어간다면 -
그녀와 내게 둘 다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단어로 개명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의 이름을,
행복이라 부르게 되었다.
그녀에게 좋은 이름을 주므로 인해서 그녀도 행복해질 것이고,
나 또한 그녀를 부를 때 늘,
"행복아, 이리 와~"
하게 될테니 내게도 행복이 오지 않겠는가, 하는 그런 단순한 생각.
오호랏! 이건 내가 생각해도 정말 명철하지 않은가!
하고 감탄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살아 있는 생물에게 그런 이름을 붙이니,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이 따라 붙었다...=_=
이 멍멍이님은 내가 화장실 갈 때도 따라 들어오는 초민망한 시츄에이숀을 자주 하는데,
그럴 때 마다 나는 '나가~!' 하고 외쳤던 것이다. 당연히 이름이 바뀌었으므로 이 때도,
"행복아, 나각..(컥)"
습관적으로 '나가'라는 말을 하다가 말이 목구멍에서 삼켜지고 말았다.
기껏 좋은 이름으로 바꾸어 '행복아 이리 와'라고 불러놓고는 또 한편으로는 '행복아 나가'
라고 주문을 걸어버리니 내 바람을 이루어주려고 24시간 대기 중인 우주는
'도대체 어쩌라는 거임?' 하며 갈팡질팡 하게 될 것이란 생각에 말이다. 아, 놔..
게다가 그녀가 볼일 보고 있을 때에도 나는,
"행복아, 똥 쌌어..?"
하고 평소와 같이 물어보다가도 민망한 생각에 말이 입 안으로 다시 삼켜지곤 한다.
(그것도 하필이면 매번 '똥'이라는 단어가 나올 부분에 깨달으니, 계속 '똥'을 입으로 삼키..;;;)
그래서 요즘은 그녀와 대화할 때 말을 더 조심하게 되더란...(긁적)
뭐, 이런 사소하고 귀찮은(?) 부작용만 없다면 개명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은 진동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저런 좋고 나쁜 글자를 보여주었을 때 보다도 말로 소리를 내어 들려주었을 때 더 큰
반응을 보일 것은 말할 나위 없다. 사람도 몸 속에 많은 수분을 가지고 있는데다 전류까지
흐르니 당연히 우리도 '소리의 진동'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밝고 긍정적인 사람을 따르게 되고, 어둡고 부정적인 사람을 멀리
하게 된다. 특히나 유독 강한 기운(진동 혹은 파장 ; 다른 말로는 오로라라고도 한다)을 가진
사람들이 남에게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그래서 같은 말이라도 그런 사람들이 말하면
타인이나 주변 환경에 적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데, 문제는 본인이나 주변인들이 그
사실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그저 무의식적으로 그런 사람들에게 끌리거나 멀어지는 것일 뿐.
내가 이번에 크게 깨닫고 얻은 것은 -
내가 지금 불만이 가득하거나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은, 사실 과거의 수많은 내가 지금을 만든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결국 그걸 바꾸는 것도 내 자신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임을.
나의 혀는 가장 아름다울 수도 있고, 가장 치명적일 수도 있다.
눈이 두 개인 것은 많은 것을 보라고,
귀가 두 개인 것은 많은 것을 들을라고,
입이 하나인 것은 말을 적게 하라는 뜻이라고 누군가 우스개 소리를 한 적이 있었는데.
말을 많이 하든 적게 하든 적어도 내 자신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치명적인 것이 아니라
아름답게 사용하는 것이 되어야겠다.
나는 오늘도 그녀를 부르면서,
행복아, 이리 와~
하고 달콤한 하루와 부드러운 인생을 달라고 우주에게 주문을 걸어본다.
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