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 재생기 】- 다시 보고 싶은 20세기
1989년경
"쿠키와 우유를 난롯가에 놓고, 양말을 걸어놓으면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주고 가실거야."
나이가 한 자리 숫자였을 때는 의심한 적이 없었지만,
나이가 두 자리 되어서 심술궂은 친구들이 '산타는 없어' 라는 소리에
'정말, 그 뚱땡이 할아버지가 저 좁은 굴뚝으로 어떻게 들어온담' 하고
스스로 납득한 후에는 슬프게도 산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완전히 그의 신비하고 즐거운 존재를 다 지울 수 없어서 마음
한 구석에 조그많게 '그래도 예전에는 진짜 있었을거야' 라거나 '정말로
순수한 사람한테는 찾아올거야'라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어쨌거나, 정확한 나이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는 어릴 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기 위해서 양말을 머리 맡에 두고 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바보 같은 일이었다.
받고 싶은 선물은 큰 상자에 담겨 있었는데 그렇게 꼬딱지 만한 양말을
놓고 '그걸 주세요'라니. (웃음)
그러나 산타는 어린 아이를 실망시키지 않는 법.
자고 일어나니 정말로 그 원하던 선물이 도착해 있었다.
나는 기뻐서 뛰었지만 양말은 온데간데 사라졌음을 눈치채지 못했었다.
이제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애시당초, 남의 생일날 서로서로 선물 주는 것이 웃기긴 하지만.
(정작 예수는 지금까지 선물을 얼마나 받았을까 궁금하다. 웃음)
이번 달에는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재밌고 엉뚱한 짓을 해봐야겠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