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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ghtry - Daughtry
Daughtry (도트리)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오늘 왠일인지 감기에 걸렸다.
그래서 낮부터 비실비실거리며 밥도 잘 못 먹고 머리는 열이 나며 속은 메스껍고...
내가 택한 것은 음악을 틀어놓고 누워 버리는 것이었다.
다른 지구인들은 편안함을 얻기 위해 보통 클래식이나 연주곡을 듣는다.
그러나 나는 그런 서정적인 음악을 들으면 오히려 눈이 말똥말똥해지며 잠을 잘 수가 없다.
그러니까 내겐 클래식이나 연주곡들은 각성제인 셈.
그 반대로 남들이 그냥 듣기에도 시끄럽다는 락이나 헤미메탈류의 강렬한 음악을 들으면 꼬박꼬박
졸아 버리는게 나다. 어릴 때부터 락을 들어왔다.
걸음마을 익히기 전부터 들은 것은 어릴 때의 환경 탓에 팝이었는데 그 다음으로 친숙하게 다가온 것이
락이었으니 마그마같은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갈 정도의 아주 강렬하고 파워풀한 음악이라도 내게는
수면제가 되어버리나 보다.
그래서 오늘 낮에 이 Daughtry 의 음악을 틀어놓고 감기 기운에 끙끙대며 잠을 청했는데,
노래가 끝나자 역시나 그 고요함에 수면을 제대로 취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직도 머리가 아프다.
Rock Music 도 시대의 흐름을 탄다.
7,80년대에 KISS, Steel Heart, Metallica 등 입에서 불을 내뿜고 화려한 옷과 화장, 현란한 기타 연주와
8옥타브를 쉽게 넘을 것 같은 가창력이 Rock 이었다면, 90년대에는 Marliyn Manson 의 악마적인 하드코어가
Rock의 주류를 이루었었다. 물론, 아이러니하게도 90년대에는 이와 반대로 부드럽고 감미로기까지 한
소프트코어도 인기를 끌었었다. 그래서 내 Rock CD장에는 악마적인 락 뮤직인 마릴린 맨슨과 크리스쳔적인
음악인 Michael Sweet 이 함께 있다. (이름도 지극히 크리스쳔적이지 않은가, 웃음)
90년대말 고딕메탈의 대표적인 HIM 앨범도 두 개나 가지고 있고, 일본 비쥬얼락의 황제라 일컫는 뮤지션들의
음악들도 꽤 가지고 있어서 왠만한 락 뮤직은 다 즐겨본 것 같다.
그런데 지금, 21세기 초반엔, 과거의 저런 락 뮤직들과는 약간 다른 맛을 내는 음악들이 나오고 있어 신선하다.
음식도 동,서양의 맛을 골고루 내는 퓨전 음식이 인기인데, 음악도 '뉴 에이지'라는 장르로 신세기형 음악이
이미 한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니 락이라고 진화하지 말란 법이 있는가.
이 Daughtry 가 가지고 있는 락은 뉴 에이지 음악처럼 전혀 다른 새로운 맛을 내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전통 락
맛을 기본에 깔면서 그 위에 신세대적인 락을 덮은 느낌이랄까.
뭐라고 딱히 명명 부를 수 있는 표현어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지만, Red Hot Chili Peppers 의 음악과 비슷한
맛이 나는 것이 나는 마음에 든다.
락 하면 허스키하고 강한 목소리, 화려한 연주, 세상을 부셔버릴 정도의 강렬함을 떠올리곤 한다.
실제로 그런 면이 락의 멋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대의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맑은 목소리와 독특한 멜로디를 가진 락이 아닐까 싶다.
전통 락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What I want 라는 곡으로 이 뮤지션을 만나게 되었지만,
내가 요즘 좋아하는 New Rock 스타일인 There and back again 같은 곡도 맛볼 수 있어 좋다.
이 뮤지션, Chris Daughtry 가 좀 더 멋지게 신세기형 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새로운 음악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