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청바지 뒷주머니에 무심코 손을 넣었는데 무언가 부스럭 잡혔다.
    그래서 꺼내보니 천원짜리 파란색 지폐가 3장 손에 들려 나오는게 아닌가.
    보통 그럴 때는 공짜돈이라도 생긴 것처럼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려고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기억 세포가 초고속으로 날아와 거만한 표정으로 나에게 한 마디 던져준다.

 

    며칠 전, 이 바지 입고 편의점에 갔을 때 잔돈을 그냥 찔러 넣어 놓고 또 잊어버렸지?

    ㅡ.,ㅡ...........

    어쩔 때는 오천원이나 만원을 발견할 때도 있는데, 이유는 꼭 그렇다.

    먹을거리를 사러 편의점에 가거나 VHS를 빌리러 비디오 대여점에 가서 그냥 맨손으로 다시 왔을 때
    주머니의 돈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그냥 벗어버리는 것.....

    한번은 이런 어이없는 경우도 있었다.
    돈이 있는줄 알고 지갑을 들고 나갔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지폐가 하나도 없던 것...ㅡ_ㅡ!!
    이유는, 지갑에 돈이 얼마 들어 있었고 얼마 지출되어 얼마 남는지에 대해 평소 전혀 신경도 안 쓰고 산다는..

    내가 아무리 돈에 관심이 없다지만,
    내가 아무리 건망증이 심하다지만,
    내가 아무리 일상 생활에 무관심 하다지만 이건 너무 심하잖아. =_=

    한 두번도 아니고...

    나는 홈플 마트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혼자서도 잘가요~
    이거저거 사기 위해(는 솔직히 핑계고) 카트를 끌면서 타고 다닐 생각에 좋아서 입구까지 갔는데,
    백원짜리가 하나도 없을 때, 자동차에 달려갔는데 자동차 안에도 동전이 하나도 없을 때..!!
    그 때 또 다시 거만한 기억 세포가 나와서 나를 마구 비웃어주지.

 

    어제 밤에 저금통에 밥 준다고 좋아했잖아. 혼자 신나서 춤춰놓고는~

    ㅡ.,ㅡ...........

       

 

    생각지도 못했는데 전에 입었던 옷에서 돈이 나오면 좋아하기 보다는...
    나의 '무관심'이 도가 지나치는구나...하는 씁쓸한 생각부터 든다...으하하하핫...;;;

 

 

 

    긴장감 수년째 부재중....=_=
    서슬 퍼런 검을 들고 나가라고 협박하지 않는 한, 내 몸에 장기간 체류중인 꿈적도 안할 '무관심' 녀석.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8-03-18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스님의 "무심검법"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다는 "무심류"의 절대 계승자가 분명하십니다.

L.SHIN 2008-03-18 15:42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 그렇소만..이제 '무심검법'에선 배울만큼 배웠으니 다른 것을 배워야 할 듯 ..( -_-);

Mephistopheles 2008-03-18 15:52   좋아요 0 | URL
건망초식도 일인자라는 소문이...=3=3=3=3

다락방 2008-03-18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꼭 그러는걸요. 며칠전엔 겨울 파카 속주머니에 있는 이천원도 꺼냈어요. 흣. 가방 여기저기에도 막 있구 그래요. 핸드백에 막 던져 넣은 백원짜리는 스무개가 넘더군요. 하하. 아무렴 어때요.

그나저나 Lud-S 님.
메인의 새끼호랑이, 완전 짱 귀여워욧 >.<

L.SHIN 2008-03-18 18:08   좋아요 0 | URL
푸후후...아, 이런 나와 같은 동지애를 느끼며 웃음이..^^;
제가 그렇다니까요, 글쎄!! 저도 어느 날 정신차려 보면 가방 안에 동전들이 후두둑...=_=
그게 말이죠. 이럴 때는 정말 내 자신이 바보 같다는..
'지갑에 만 이천원 있었지~' 해놓고 밖에 나가 열었는데 이천원만 있을 때..그리고 그 만원을
도대체 어느 주머니에 찔러 넣었는지 기억을 못할 때...ㅜ_ㅜ

그나저나, 다락님.
메인의 새끼호랑이, 제 트레이드 마크라죠! (>_<)

칼리 2008-03-18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관심을 다른말로 표현하면 무심함! 무심함을 좋게 말하면 초연함! 초연함을 더 좋게 말하면 달관!
이리 저리 바쁜 세상...때론 무관심하게 살아도 가끔 무심하게 살아도 문득 초연하게 살아도 어쩌면 그리 사는게 더 여유로운 달관의 삶일지도 모르지요...요즘 세상에서는 더더욱. 비약이 지나쳤나요.-_-;;

L.SHIN 2008-03-18 18:10   좋아요 0 | URL
오옷...그렇게 풀어 놓으니 은근 멋있다는..ㅡ_ㅡ (후훗)
지난번에 칼리님이 쓰신 건망증이라는 페이퍼 기억납니다. 그 때 댓글 달려다가 '나중에 장문을
써야지' 해놓고 완전 잊어버린..(제가 이래요..ㅜ_ㅜ)
저, '무심함' 단계까진 온거 같은데 말이죠. 이게 또 실생활에 도움이 안될 때도...ㅋㅋ
요즘같이 바쁘게 사는 세상에서 '느릿'은 꼭 필요하죠.^^ (전 너무 지나쳐요.웃음)

마노아 2008-03-18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이 부자/부녀/모자/모녀? 암튼 근사해요! 털을 쓰다듬으면 막 미끄러질 것 같아요!
그나저나 저도 며칠 전에 주머니에서 천원 나왔어요^^;;;;

L.SHIN 2008-03-18 21:48   좋아요 0 | URL
호랑이 모자...일거라고 당연히 생각해 왔는데, 갑자기 헷갈리는...( -_-) ㅋㅋ
모자(母子)가 맞을 겁니다. 처음 봤을 때부터 저 표정은 '어머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오, 여기도 동지가 한 명 더.(웃음)

도넛공주 2008-03-19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부터 뒷주머니에서 돈 나오면 다 제게 보내주신다는 각서를 쓰세요.그러면 다신 그런 일 없을 겁니다.

L.SHIN 2008-03-19 10:17   좋아요 0 | URL
흐하하하핫...그거 괜찮은 방법이긴 하지만,,그럴 순 없어요~ ( -_-) ㅋㅋ
이제부터 잘 챙겨야겠다는.

2008-03-19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19 1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rosa 2008-03-19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전 예전에 보다 던져놓은(^^;) 책 속에서 3만원을 발견하고 감격~~했던 일이 있어요. 갑자기 횡재한 것 같아서 하루종일 헤헤 거렸다죠. ^^* 여행준비하다가 보니 정신이 없어서 글도 못 쓰고 책도 못 읽고.. 빨랑 다녀오고 싶어요. 부럽죠? ^^

L.SHIN 2008-03-19 18:45   좋아요 0 | URL
오, 그 정도 금액이면 횡재한 기분이 나겠는데요 (웃음)
흥, 하나도 안 부러워요. ㅡ.,ㅡ (그래놓고 빨리 갔다와서 후기 쓰길 기다린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