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미스 사이공 : 25주년 특별 공연
브렛 설리번 감독, 에바 노블자다 (Eva Noblezada)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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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사이공>은 <오페라의 유령>이나 <지킬 앤 하이드> 못지 않는 어쩌면 더 뛰어난 뮤지컬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 인기가 덜한 듯하다. 일단 우리나라 리메이크 공연이 활발하지 않고 미군이 주인공이라는 점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홍광호가 등장하면서 판세는 완전히 바뀌었다. 투이 역을 맡아 미스 사이공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이 부쩍 올라갔다. 드디어 그가 출연한 25주년 특별판이 공개되자마자 바로 보러갔다.

 

깜짝 놀랐다. 뮤지컬이 아닌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클로즈업을 극대화시켜 배우들의 생생한 모습을 모두 볼 수 있었다. 홍광호도 역시 잘했지만 진짜 돋보이는 건 엔지니어 역을 맡은 존 존 브라이언스였다. 그동안 주인공은 아니지만 매우 매력적인 포주 역은 주로 서양인이 맡아 공감이 덜되었는데 이번에 아시아인이 하면서 현장감이 확 살았다. 극장에서 미처 보지 못보신 분들은 블루레이로 꼭 감사하기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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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라이브
스티븐 달드리 외 감독, 루시 헨셸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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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엘리어트> 영화가 나왔을때부터 알았다. 빌리는 전설이 될거야. 예상이 맞았다. 뮤지컬로 제작되어 롱런하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더욱 흥미로운건 영화와 달리 뮤지컬을 위해 음악을 새로 만든 것인데 작곡가가 엘튼 존이었다는 사실. 과연 그의 이름에 걸맞은 영원불멸의 주제가가 나올 수 있을 것인가?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라이브>는 공연실황을 담고 있다. 자칫 평면적이고 지루할 수 있는데 유니버설은 마치 영화처럼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로 문제를 극복하고 있다. 보는 내내 마치 객석의 로얄자리에서 앉아 바로 눈 앞에서 배우들이 연기하는 듯한 기쁨을 선사한다.

 

특히 마가렛 대처를 조롱하는 노래와 춤을 보며 영국사회의 자신감이 부러웠다. 우리 같으면 국립오페라단에서 박근혜 탄핵을 외치며 수의 입은 그녀를 조롱하는 오페라를 제작하여 무대에 올린 식이었기 때문이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느끼는 것을 토해내는 사회은 언제나 건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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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이언 보스트리지 지음, 장호연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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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한번은 꼭 대형서점에 들른다. 구체적으로 강남에 가서 알라딘, 예스 24 중고매장을 둘러보고 교보문고에 간다. 새로운 책을 대하는 설렘은 언제나 신선하다. 이번 주에 만난 책은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다. 작가는 이언 보스트리지. 깜짝 놀란다. 내가 아는 그 보스트리지 맞나?

 

현역 최고의 성악가인 이언 보스트리지는 옥스포드 대학 역사학 박사학위 소지지다. 공부와 음악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이언의 또다른 타이틀은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다. 그만큼 슈베르트의 성악을 잘 소화해낸다는 뜻이다.

 

슈베르트는 불운한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서른한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을 울리는데 그 원인이 매독 때문이며 피아노 살 돈이 없어 책상위에 건반을 그리고 작곡을 했다니 신화적인 요소는 두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슈베르트의 모든 음악을 비극미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러나 이언의 생각은 다르다. 슈베르트의 음악은 당대에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으며 그의 음악 모두가 침울한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도리어 그의 음악에는 고요한 침잠같은 것이 있는데 이는 바하와 일맥상통한다.

 

이언은 다양한 텍스트를 분석하여 자신의 전공인 역사적 관점에서 겨울나그네의 비밀을 한꺼풀씩 벗겨낸다. 음악적 특징은 잘 알 수 없다며 자신의 해석을 과장하지 않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지나친 겸손임을 바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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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인문학 - 아는 만큼 꼬신다
김갑수 지음 / 살림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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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나 심포지옴에 가면 미리 읽어볼만한 자료를 나누어 준다. 나는 발표자가 말을 하기에 앞서 자료를 천천히 읽어본다. 한 줄, 두 줄, 세 줄째쯤 읽었을 때 내용이 명료하지 않고 비문이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바깥으로 나간다. 잘 알지 못하고 글을 썼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입밖으로 내는 말은 들으나마나다. 아무리 미사여구를 덧붙여 거창하게 지껄이더라도.

 

깁갑수는 잡다하게 많이 아는 사람이다. 어떤 주제든 물어보면 모르는게 없는 것처럼 답을 한다. 장점이다. 정치 토크쇼에, 연예 프로그램에, 음악방송에 부르면 부르는대로 달려가 거침없이 말한다. 처음 보거나 듣는 사람은 혹한다. 와 정말 박학다식하구나.

 

그러나 눈을 가고 가만히 그의 말을 들어보면 헛소리라는 걸 금방 깨닫는다. 수박 겉핧기식으로 대충 아는 것을 마치 대단한 지식인양 떠들어대기 때문이다. 아무리 커피를 잘 끓여도, 수만 장의 음반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소용이 없다.

 

<작업 인문학>은 잡다한 이야기를 대단한 철학인양 포장한 책이다. 책에서 읽었거나 누군가에 들은 이야기를 두서없이 늘어놓고 있다. 깊이와 폭넓음이 없는 얄팍한 앎이 찰랑찰랑거린다.

 

덧붙이는 말

 

김갑수씨에게 무슨 악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다. 소개할 좋은 책들이 차고 넘치는 것도 잘 안다. 굳이 이 책을 알리는 이유는 자기 이름으로 책을 낸다는 건 독자들의 어떤 평가도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다,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악서는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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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1~6 세트 - 전6권
최규석 지음 / 창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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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하면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르고 운동가요를 목청껏 부르며 데모를 일삼는 사람들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군사정권을 거쳐 이루어진 일종의 세뇌효과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영국에서는 노동당이 양당의 한 축이며 토니 블레어처럼 양복을 세련되게 갖추어 입은 총리가 탄생했다는 사실은 떠올리지조차 않는다.

 

<송곳>은 노조 이야기다. 프랑스계 대형 할인점을 배경으로 회사측과 맞서 싸운다. 회사와 노조 사이를 연결해주는 노무사가 주인공이다. 노무사는 노조의 성급함을 달래며 차근차근 급소를 가르쳐주며 따먹는 방법을 알려준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할리는 없다. 배에 칼을 맞은 일이 있을 정도로 극혐 직업이다.

 

노조의 극악스러움은 기업의 횡포가 커지면 커질수록 더욱 확장된다. 문제는 둘 관계가 대등하지 않다는 점이다. 기업은 갑이며 노조는 을이다. 그나마 노조가 있으면 을 행사라도 하지만 없는 경우에는 을 취급조차 받지 못한다. 언제든 대체 가능한 소모품이 되어 버린다.

 

그렇다고 해서 노조가 절대 선은 아니다. 대기업의 노조는 일종의 이익집단이나 마찬가지다. 진입장벽을 높이 쌓아 기업을 압박하여 하청을 괴롭힌다. 이른바 귀족노조의 폐헤다. <송곳>에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지만 노조 자체의 문제점도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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