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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이언 보스트리지 지음, 장호연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한달에 한번은 꼭 대형서점에 들른다. 구체적으로 강남에 가서 알라딘, 예스 24 중고매장을 둘러보고 교보문고에 간다. 새로운 책을 대하는 설렘은 언제나 신선하다. 이번 주에 만난 책은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다. 작가는 이언 보스트리지. 깜짝 놀란다. 내가 아는 그 보스트리지 맞나?
현역 최고의 성악가인 이언 보스트리지는 옥스포드 대학 역사학 박사학위 소지지다. 공부와 음악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이언의 또다른 타이틀은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다. 그만큼 슈베르트의 성악을 잘 소화해낸다는 뜻이다.
슈베르트는 불운한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서른한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을 울리는데 그 원인이 매독 때문이며 피아노 살 돈이 없어 책상위에 건반을 그리고 작곡을 했다니 신화적인 요소는 두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슈베르트의 모든 음악을 비극미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러나 이언의 생각은 다르다. 슈베르트의 음악은 당대에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으며 그의 음악 모두가 침울한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도리어 그의 음악에는 고요한 침잠같은 것이 있는데 이는 바하와 일맥상통한다.
이언은 다양한 텍스트를 분석하여 자신의 전공인 역사적 관점에서 겨울나그네의 비밀을 한꺼풀씩 벗겨낸다. 음악적 특징은 잘 알 수 없다며 자신의 해석을 과장하지 않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지나친 겸손임을 바로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