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1~6 세트 - 전6권
최규석 지음 / 창비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노동조합하면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르고 운동가요를 목청껏 부르며 데모를 일삼는 사람들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군사정권을 거쳐 이루어진 일종의 세뇌효과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영국에서는 노동당이 양당의 한 축이며 토니 블레어처럼 양복을 세련되게 갖추어 입은 총리가 탄생했다는 사실은 떠올리지조차 않는다.

 

<송곳>은 노조 이야기다. 프랑스계 대형 할인점을 배경으로 회사측과 맞서 싸운다. 회사와 노조 사이를 연결해주는 노무사가 주인공이다. 노무사는 노조의 성급함을 달래며 차근차근 급소를 가르쳐주며 따먹는 방법을 알려준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할리는 없다. 배에 칼을 맞은 일이 있을 정도로 극혐 직업이다.

 

노조의 극악스러움은 기업의 횡포가 커지면 커질수록 더욱 확장된다. 문제는 둘 관계가 대등하지 않다는 점이다. 기업은 갑이며 노조는 을이다. 그나마 노조가 있으면 을 행사라도 하지만 없는 경우에는 을 취급조차 받지 못한다. 언제든 대체 가능한 소모품이 되어 버린다.

 

그렇다고 해서 노조가 절대 선은 아니다. 대기업의 노조는 일종의 이익집단이나 마찬가지다. 진입장벽을 높이 쌓아 기업을 압박하여 하청을 괴롭힌다. 이른바 귀족노조의 폐헤다. <송곳>에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지만 노조 자체의 문제점도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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