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그린치
론 하워드 감독, 짐 캐리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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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은 우리에게는 그저 휴일이지만, 기독교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서양인들에게는 일년중 가장 기쁜 날이다. 정확하게 말하며 앞뒤로 며칠동안 흥겨운 주간이다. 곧 한 해를 마감할 때쯤 예수의 탄생을 핑계삼아(?) 가장 큰 명절로 정하고 신년까지 푹 쉬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크리스마스를 즐거워하는 것은 아니다. 설이나 추석이 더욱 곤혹스러운 사람이 있는 것처럼 성탄절이 아예 사라졌으면 하고 비는 이들도 있게 마련이다. 이런 상상을 동화로 옮긴 것이 그린치다. 만화로도 옮겨져 큰 인기를 얻은 이 괴물은 영화로까지 제작되었다.

 

우리에게는 다소 황당한 설정과 기괴한 등장인물들이 낯설지만 궁극적인 의미는 크리스마스이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다. 성탄절의 정신은 나만이 아닌 주변사람들을 돌보여 함께 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자는 뜻이다. 굳이 괴물까지 등장시켜 강조할 필요가 있냐 싶지만 짐 케리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나도 몰래 설득당하고 만다. 그는묘한 페이소스가 있는 배우임이 틀림없다. 아무리 진한 분장을 하고 있어도 웃기면서도 슬픈 표정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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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다빈치 코드 : 10주년 리마스터링
론 하워드 감독, 톰 행크스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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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코드> 책이 처음 선을 보였을 때 서양세계는 어마어마한 논쟁에 휩싸였다. 기독교 전통이 지배하는 시스템에 대한 정면도전었기 때문이다. 곧 예수는 동정녀 마리아의 아들이 아니라 남편이었다는 가설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일종의 신성모독인 셈이다. 아무리 소설이라는 형태를 띠고 있다고 하더라도 크리스찬의 반발은 당연히 예상된 일이었다. 그럼에도 댄 브라운이 참수를 당하지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노이즈 마케킹 덕이 컸다고 생각한다. 곧 기독교도 손해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책의 성공으로 역설적으로 예수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폭되었다. 원작과 영화에도 묘사되었듯이 어떤 논란이 있었건 예수는 휼륭한 사람(?)이었으면 당대는 물론 후대에까지 귀감이 될 인물이었으니 말이다.

 

당연히 영화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실제로 엄청난 제작비를 투여한 블럭버스터가 탄생하였다. 아직은 젊은 느낌이 살아있는 톰 행크스가 주인공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소설을 읽은 독자들은 대체 만족했다는 평가였지만, 영화만 본 사람은 다소 지루했다는 지적이 많다. 영화가 지나치게 원작을 충실하게 따라가려 한 당연한 결과다. 만약 감독이 론 하워드가 아니고 리들리 스콧이었다면 전혀 다른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었을텐데. 매우 섹시하게 돌변하지 않았을까?  한참 지나 다시 보고 난 느낌은 둘 다 이 영화 감독으로서는 적절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루한 보편타당과 과감하지난 도가 넘는 재기의 중간을 과연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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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장 자끄 상뻬 그림 / 열린책들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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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도 어려운 쥐스킨트의 소설이 풍미하던 시절이 있었다. 나오는 족족 베스트셀러가 되어 우리나라에까지 꽤 많은 추종자를 거느렸다.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희한하지만 묘하게 설득력있는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딜레마와 아이러니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작가의 능력이 빼어났다. 그렇게 빠져지내던 어느날 <좀머 씨 이야기>를 읽고나서 급 우울해졌다. 아, 이제 더이상 쥐스킨트의 글은 보지 못하겠구나, 라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소설속에서 자신의 신경을 거스르는 모든 것들로부터 계속 도망치던 주인공인 곧 작가라는 사실을 알아 챘다. 아니나 다를까 이 작품을 끝으로 그는 더이상 어떤 글도 쓰지 않고, 정확하게 말하면 발표하지 않고, 세상에서 사라져버렸다. 쥐스킨트의 거대한 서사가 어이없이 무너져 버리는 순간이었다. 한가지 다행이라면 그의 최후가 좀머 씨로 막을 내렸다는 점이다. 더이상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인 인간이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었다. 독자로서는 매우 아쉽지만 파트리크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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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의 과학 - 사랑, 섹스, 모든 끌림에 대한 과학적 접근
래리 영.브라이언 알렉산더 지음. 권예리 옮김 / 케미스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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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치고 실제로 그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는 사람은 드물다. 보수주의자도 마찬가지다. 진보와 보수는 이데올로기다. 곧 자신의 삶을 지배하는 가치를 말한다. 진보는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현실을 끝없이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보수는 기존 질서의 순기능을 강조하며 전통적인 가르침에 순응한다. 문제는 이 두 기준을 제대로 지키느냐이다.

 

<끌림의 과학>은 도발적이다. 남자가 여자에게, 여자가 남자에게 끌이는 이유를 생물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랑이라는 감정 또한 생물학적 반응이라는 뜻이다. 세상에나 그게 말이 되냐고 흥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사람은 동물이다. 곧 생물계를 관장하는 법칙에서 예외가 될 수 업다.

 

끌림을 유도하는 우선순위는 외모다. 다시 말해 잘 생기고 예쁘면 매력적이라는 말이다. 겉보다는 속을 중시하는 도덕 감정에는 걸맞지 않는 원리지만 생물학은 냉정하게 짤라 버린다. 허틴 소리 그만해. 뭐니뭐니해도 겉모양이야.

 

그러나 인간의 감정은 생각을 할 줄 아는 동물이라는 점이다. 감정 자체가 발생하는 것을 막지는 못하지만 이성저으로 판단하는 능력은 있다는 말이다. <끌림의 과학>은 이 지점을 놓치고 있다. 외양이 순간적인 끌림을 가져오는 강력한 도구임에 틀림없지만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힘은 되지 못한다. 또한 즉각적인 감정이 가져오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 성폭력 예방조치는 대표적인 예이다. 물론 여전히 미흡하지만 어떠한 형태든 죄가 된다는 인식만큼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오해를 사기 쉽다. 끌림이란 인간의 본성이기에 어쩔 수 없다는 식의 결론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학이라는 단어까지 붙여 매우 엄격한 법칙인것처럼 사기까지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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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탄생 - 마음을 사로잡는 것들의 비밀
톰 밴더빌트 지음, 박준형 옮김 / 토네이도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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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구치소에 계신 박근혜 씨가 대통령이던 시절에는 금기가 많았다. 청와대 내에서는 세월호의 시옷자도 쓰지 못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노란색만 봐도 경기를 일으킬 정도를 치를 떨었다고 한다. 독특한 취향이다. 문제는 개인의 기호에 그친 게 아니라 국가정책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취향이란 알게 모르게 형성된 개인의 기질을 말한다. 예를 들어 나는 필기도구로 연필을 선호하고 커피를 즐겨 마시며 과식을 하지 않고 나뭇가지를 걸개 삼아 늘어놓은 현수막을 보면 치를 떨고 춤추기를 좋아한다. 이 모든 성향은 어느날 땅하고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부지불식간에 형성된 것이다.

 

이 책은 근사한 제목에 걸맞는 내용을 갖추지는 못했다. 워낙 개별적인 특징이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차게 사변적이다. 결정적으로 취향은 물질적 기반을 토대로 하고 있음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바람에 비판적 시각을 전혀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곧 취향이란 겨제적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쓸데없이 까다로워질 수 있음을 간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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