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에서 생명으로 - 인간과 자연, 생명 존재의 순환을 관찰한 생물학자의 기록
베른트 하인리히 글.그림, 김명남 옮김 / 궁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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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의 으뜸은 물리학이다. 오랫동안 그 자리를 내려놓지 않았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만물의 근원과 우주를 탐구하는 학문이니 그 어떤 부류가 감히 도전장을 내밀 수 있었겠는가? 뉴턴, 아인슈타인, 보딩, 칼 세이건 등이 구천에서도 여전히 왕조를 건설하고 있는데.

 

생물학은 보조 학문이었다. 출발도 늦었다. 그 출발은 다윈이었다. <종이 기원>은 생명의 원천과 변천을 다룬 최초의 종합 서적이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생명은 호기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신이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곧 신의 형상을 본따 만든 인간이야말로 만물의 영장이기에 다른 동식물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다윈의 진화론이 보편적으로 확산되고, 여전히 부정하는 이들도 있지만, 환경위기가 닥치면서 생물학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특히 세포줄기를 포함한 다양한 치료제가 발명되면서 산업적으로도 널리 확산되고 있다.

 

<생명에서 생명으로>는 생체계의 순환구조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곧 모든 생명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삶과 죽음 또한 하나의 고리임을 증명한다. 구체적으로 베른트 하이리히는 동식물의 죽음 이후 자연에서 벌어자는 현장을 현미경으로 바라보듯 설명하고 있다. 생명이란 살아있을 때뿐만 아니라 죽고나서도 끈임없이 이어지고 있음을 생생하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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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의 고양이 - 물리학의 역사를 관통하는 50가지 실험
애덤 하트데이비스 지음, 강영옥 옮김 / 시그마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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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어쩐지 모르겠지만 내가 학교에 다닐 때 실험실은 그저 창고에 불과했다. 과학 수업시간에 직접 실험을 한 기억이 거의 없다. 개구리 해부인가를 했던 어렴풋한 추억만 남아 있다. 컴퓨터 보급이 확대되면서 실험은 점점 더 인기가 없어졌다. 직접 비커에 알코올을 담그고 불을 붙이는 마법같은 일은 이제 영화에서나 보게 되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물리학의 역사를 바꾼 역사적 실험을 소개하고 있다. 책으로나마 볼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자만 과연 현실에서 이런 실험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호기심을 억지로 억제하게 만드는 제도교육은 없어져 마땅하다.

 

참고로 실험은 반드시 장비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연필과 종이만 있어도 된다. 그것마저 없다도 상관없다. 사고실험이기 때문이다. 곧 머릿속에 실험실을 꾸미고 가상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양자역학의 세계를 열어젖힌 <슈뢰딩거의 고양이>도 바로 이런 생각실험의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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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블즈 디럭스 에디션 1 시공그래픽노블
빌 윌링험 지음, 이수현 옮김, 마크 버킹험 외 그림 / 시공사(만화)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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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만화가 어색한 이유는 단지 등장인물이 외국인이고 스토리가 익숙하지 않아서는 아니다. 만화라는 형식을 파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곧 일본의 애니는 컷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자재로 표현하기 때문에 생동감이 넘친다. 반면 서양은 주어진 칸을 벗어나지 않고 대사는 반드시 말풍선에 갇혀 있다.

 

<페리블즈 디럭스 에디션>도 틀은 깨지 못하고 있다. 컷은 답답하고 대사는 너무 많고 글자크기는 지나치게 작아 읽기에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이 만화 시리즈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대담한 상상력 덕이다.

 

"천 년 가까이 기복도 없는 결혼생활을 하려고 해 봐요."

 

첫 문장을 읽는 순간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느낌을 가졌다면 어떤 심정인지 잘 알 것이다. 사랑의 감정은 사라지고 생활고에 찌들어 마주보기만 해도 짜증이 나는 부부에게 결혼생활이란 지옥이나 다름없음을 이토록 멋지게 표현하다니.

 

이 만화는 어른 동화다. 일상과 판타지를 오고가는 이야기들이 혼을 쏙 빼놓는다. 인내심을 갖고 꼼꼼이 대사를 읽어나가다보면 어느새 등뒤에 날개가 솟아 나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자, 이제 남은 것은 가볍게 훌쩍 날아갈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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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혼 시대 - 낡은 결혼을 졸업할 시간
스기야마 유미코 지음, 장은주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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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백일섭씨가 졸혼선언을 했다고 해서 화제다. 무슨 사연인가 살펴보았더니 부인과 결혼상태는 유지한 채 따로 산다는 이야기다. 별거와 뭐가 다를까 싶지만 이혼으로 가는 중간단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다르다. 곧 졸혼을 둘 사이의 결혼생활을 끝낸다는 것이지 이혼을 하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그 말이나 저 말이나 말장난같기는 하지만.

 

<졸혼 시대>는 일본의 새로운 풍속도를 소개하고 있다. 결혼을 파기하는 것이 여전히 금기인 일본에서 생겨난 변형 이혼인 셈이다. 사실 결혼보다 힘든게 이혼이다. 이혼으로 인해 파생하는 문제 또한 심각하다. 금전부터 아이들까지. 그래도 한때 사랑했던 이들끼리 서로 얼굴 붉히며 원수가 된다는 건 정말 끔찍한 일이다. 사랑이 식어도 쉽게 결혼생활을 끝장내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결혼이라는 형식은 그대로 둔 채 각자 따로 삶을 살아가는 커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로에게 더이상 간섭하지 않고 서로 하고 싶은 일을 한다. 내심 설득이 되면서도 이미 마음이 멀어진 두 사람이 굳이 이혼하지 않는 건 왠지 비겁한 행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혼을 일종의 계약관계로 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여하튼 결혼은 숭고한 사랑의 약속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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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겠습니다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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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서는 어떻게해서든 직장에 들어가려고 난리고 회사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언제 그만둘까 궁리한다. 만약 돈때문이라면 굳이 일을 할 필요가 있을까? 다시 말해 국가에서 최소한의 생계비를 모든 국민에게 지급해준다면 나라는 절딴이 날까? 아니면 다들 행복해질까?

 

<퇴사하겠습니다>는 직장 후 삶에 대한 담담한 고백이다. 일본이나 우리나 회사 인간들이 주류인 사회에서는 일터에서 물러난 혹은 근처에도 가지 못한 사람들은 잉여인간 취급을 받는다. 그만큼 공포감이 크다. 과연 그럴까?

 

답은 아니다. 어떻게든 살아가게 되어 있는 것이 인간이다. 회사에 머물고 있을 때의 지위나 자금은 보장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 문제는 바뀐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를 회상하며 목에 힘을 주는 것이다.

 

만약 지금 회사를 그만뒀거나 혹은 퇴사 위기에 몰렸다면 고민하지 말고 물러서기를 권한다. 단 직장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권리는 챙겨두라. 카드를 만들거나 청약저축에 가입하거나 등. 그만두고 나서는 당장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 조급할 필요도 없다. 돈이 없다면 없는대로 버티면 된다. 그러다보면 의외의 길이 열린다. 괜히 퇴직금을 몽땅 투자하여 작은 가게를 내는 것이야말로 패가망신이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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