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혼 시대 - 낡은 결혼을 졸업할 시간
스기야마 유미코 지음, 장은주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배우 백일섭씨가 졸혼선언을 했다고 해서 화제다. 무슨 사연인가 살펴보았더니 부인과 결혼상태는 유지한 채 따로 산다는 이야기다. 별거와 뭐가 다를까 싶지만 이혼으로 가는 중간단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다르다. 곧 졸혼을 둘 사이의 결혼생활을 끝낸다는 것이지 이혼을 하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그 말이나 저 말이나 말장난같기는 하지만.

 

<졸혼 시대>는 일본의 새로운 풍속도를 소개하고 있다. 결혼을 파기하는 것이 여전히 금기인 일본에서 생겨난 변형 이혼인 셈이다. 사실 결혼보다 힘든게 이혼이다. 이혼으로 인해 파생하는 문제 또한 심각하다. 금전부터 아이들까지. 그래도 한때 사랑했던 이들끼리 서로 얼굴 붉히며 원수가 된다는 건 정말 끔찍한 일이다. 사랑이 식어도 쉽게 결혼생활을 끝장내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결혼이라는 형식은 그대로 둔 채 각자 따로 삶을 살아가는 커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로에게 더이상 간섭하지 않고 서로 하고 싶은 일을 한다. 내심 설득이 되면서도 이미 마음이 멀어진 두 사람이 굳이 이혼하지 않는 건 왠지 비겁한 행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혼을 일종의 계약관계로 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여하튼 결혼은 숭고한 사랑의 약속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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