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 투 도어
스티븐 샤크터 감독, 헬렌 미렌 외 출연 / 에이스미디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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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 투  도어>는 장애 극복에 관한 영화인 동시에 사라져버리는 직업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 주인공은 선천적인 장애로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지만 어머니의 용기에 힘입어 세일즈맨에 도전장을 내민다. 처음에는 누구나 꺼려하며 반기지 않았지만 어느새 없어서는 안되는 사람이 되었다. 고객의 신뢰를 얻게 된 셈이다.

 

만약 이 영화가 최고 판매왕에 오르는 과정으로 전개되었다면 뻔한 인간승리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방문판매라는 고전적인 마케팅 기업이 전화주문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며 결국 부서 자체가 없어져 버리는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세일즈맨은 언제나 고독한 직업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럼에도 그는 살아남는다. 집집마다 방문하는 바람에 속속들이 동네 사정을 전해듣게 된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원했기 때문이다. 사실 물건이야 꼭 필요하지 않더라도 이야기를 나누는 맛에 취한 것 아니겠는가?

 

약간의 픽션은 가미되었겠지만 이 영화는 실화에 근거하고 있다. 이점이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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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웨이 프롬 허
사라 폴리 감독, 고든 핀셋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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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맞이하는 방식은 제각각 다르다. 나라마다 받아들이는 경향 또한 같지 않다. 우리의 경우 살아있을 때 죽음을 떠올리는 것을 금기시한다. 누구나 자신은 죽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다. 마치 죽음 이후에도 삶이 연장될 것처럼. 자신이 죽고나서 펼쳐지게될 복잡다단한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배려를 하지 못하고 오로지 생에만 집중한다.

 

서양은 반대다. 모든 법적 문제를 미리 마련하는 것은 물론이고 예기치 못한 죽음에도 대비를 한다. 살아남은 사람들을 위한 배려인 셈이다. 몸과 마음이 온전할 때 대비해야만 후환이 없다는 뜻이다.

 

영화 <어웨이 프롬 허>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앨리스 먼로가 끈 소설이 원작이다. 어느날 치매기운을 느끼는 아내. 남편은 고민하다 요양원에 그녀를 보내기로 하고 주말에 찾아가 얼굴을 마주하기로 한다. 이러한 설정 자체부터가 우이에게는 낯설다. 그러나 과거 고려장문화를 생각하면 딱히 이상한 것은 아니다. 부부애든 효도든 정신이 온전치 못하는 이와 함께 하는 것은 지옥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순간 영화는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치매 문제를 다루는 듯하더니 애정 행각으로 변한다. 요양원에 간 아내가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 것이다. 자신과의 기억은 점점 희미해져가는데 부인은 새로운 사랑에 들떠 설레는 감정을 가감없이 털어놓는다. 남자는 고민한다. 딴 남자에게 마음을 준 아내를 용서할 것인가? 아니면 그렇지 않을 것인가?

 

원작에서도 이 부분은 철학적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부인을 과연 남남으로 볼 거이냐, 아니면 여전히 아내로 대해야 하는가? 이제 환자는 부인인 아니라 남편이다. 치매 걸린 부인은 행복에 겨워하는데 그런 아내를 보는 남자는 속이 타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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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가필드
피터 휴이트 감독, 브레킨 메이어 외 출연 / 폭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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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키워본 사람은 공감할 것이다. 고양이가 얼마나 주인 꼭대기에서 갖고 노는지를. 아이큐 검사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능청스러운 건 또 어떻고?

 

<가필드>는 고양의 매력을 철철 넘치게 보여주는 영화다. 세상 느긋하고 태평스럽지만 자신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은 그 어떤 대상이라도 철저하게 깔아 뭉갠다. 같은 애완동물이라도 집주인에게 알랑거리는 짓 따위는 하짇고 않는다. 그러에도 고양이에게 끌리는 이유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밀당의 고수인 때문인가?

 

이 영화는 흔히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동물이 아닌 철저하게 고양이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본다는 점이 참신하다. 물론 의인화된 고양이지만 실제로 그런 말과 행동을 할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생생하다. 거기에 배우들의 찰진 성우 연기도 보는 맛을 더한다. 빌 머레이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우리에게는 한국말이 익숙하니 가필드 역을 한 김용만 씨에게도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정말 딱일 정도로 가필드에 어울리는 캐릭터다. 한 때 도박 등으로 이미지가 안 좋아지면서 멀어졌던 그가 다시 돌아와 맹활약하는 모습도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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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마이웨이 - 아웃케이스 없음
강제규 감독, 장동건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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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시대 경성. 마라톤으로 인연을 맺은 한국인과 일본인 청년이 역사의 수레바퀴로 말려 들어간다. 일본군에서 소련군으로, 또다시 독일군으로 군복을 계속 바꿔입으며 악연은 끈질기에 이어지는데. 

 

<마이 웨이>는 지금 봐도 스케일이 속된 말로 쩐다. 역사상 중요한 전투장면을 재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중국 일본을 대표하는 스타들이 스크린을 누빈다. 대체 관객이 얼마나 많이 들어와야 본전치기를 할 수 있을까, 보는 내내 조바심이 날 지경이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소련군까지는 이해가 갔지만 노르망디까지는 오버도 그런 오버가 없다. 만약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면 그야말로 극적인 삶이겠으나 영화로는 과장되었다는 느낌이 전해졌다. 이야기도 억지스럽다. 어떻게 매번 살아남고 또 둘이 만나는지 우연도 그런 우연이 없다. 

 

한가지 소득은 오다기리 조의 재발견이다. 웬지 유약하고 의지없는 젊은이같은 이미지였는데 <마이 웨이>에서는 천황폐하 만세를 자신있게 외치는 강력한 일본군 장교로 변해 매력을 발산하였다. 장동건이 좀 촌스럽게 느껴질 정도의 세련된 외모덕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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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호른
디데릭 에빙어 감독, 톤 카스 외 출연 / 이오스엔터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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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60이 되면 집 안의 책이나 씨디 등을 죄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죽을 때까지 읽고 들을 딱 10권의 책과 10장의 음반만 골라야 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만큼 많다는 뜻이 아니라 집이 좁다는 말이다. 과연 실행에 옮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이건 이대로 사연이 있고 저건 저것대로 추억이 쌓여있고 하면 차일피이하지 않을까?

 

<마테호른>은 베트스 텐은 아니지만 소장할 가치가 있는 영화다. 새벽에 틀어주는 영화의 도입부만 보고 잠이 들었다가 마음 먹고 처음부터 다시 보고 나서 내린 결론이다. 아내를 잃고 아들은 어디 있는지 모르는 채 영화는 시작한다. 혼자 외롭게 그러나 엄격하게 살아가던 한 중년 아저씨에게 동네 부랑아가 나타난다. 먹이고 재우며 문명을 깨닫게 하던 어느날 동물흉내를 내는 뜻밖의 재능을 발견하고 파티 행사에 나가게 된다. 동네에서는 호모라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어떻게 하나 고민하던 차에 에라 모르겠다 하고 아예 함께 살 생각을 갖고 주민센터를 찾아갔다니 왠걸. 그는 주소지도 명확한 멀쩡한 남자였다. 살짝 미치기 전까지는.

 

이제 그는 다시 고독에 휩싸였다. 예전처럼. 동네 사람들도 그에게 다시 마음의 문을 여는데 홀연히 부랑자가 짠하고 나타난다. 사람이 없던 자리는 티가 나게 마련이다. 그리움은 사랑에 되어 둘은 결혼을 약속하게 되는데 그 언약 뒤에는 어마어마한 비밀이 도사리고 있다.

 

<마테호른>은 좋은 영화다. 인간이라는 심연과 관계라는 미궁을 자극적인 영상없이도 충분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거기에 바흐까지 더했으니 말해 무엇하겠는가?

 

덧붙이는 말

 

영화에 소개된 바흐의 음악이 너무 좋아 수록곡목을 찾고 있는데 도무지 발견하지 못하겠다. 네덜란드 영화라는 편견때문인지 아예 정보가 없다. 오에스티자체가 발간되지 않은 듯하다. 혹시 이 영화에 수록된 바흐 음악 전체의 곡목을 알고 계신 분이 있다면 답글을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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