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폴 사르트르 - 자유로운 실존과 글쓰기를 위해 살다 작은길 교양만화 메콤새콤 시리즈 14
마틸드 라마디에 지음, 아나이스 드포미에 그림, 임미경 옮김, 박정태 해제 / 작은길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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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학이나 철학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실존에 대한 관심이 컸을 때다. 곧 살아있어야 할 의미를 찾지 못해 방황했다. 뭔 개똥철학인가 싶지만 전쟁후 극심한 가난으로 시달리던 시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존의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조금 더 쉽게 풀이하면 인간이란 우연히 이 세상에 던져진 것이기 때문에 사실 살아가야 할 이유따위는 없다. 그 의미는 결국 각자가 찾아내는 수밖에 없다. 철저히 고독해야 한다.

 

사르트르의 실존 철학은 지금은 익숙하지만 당시에는 충격이었다. 어떻게 인간이 개인이 되어 험난한 인생을 헤쳐나갈 수 있단 말인가? 흔히 유럽은 개인주의가 발달되어 있다는 편견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했을 뿐이다.

 

이 책은 사르트르의 인생을 만화로 엮은 책이다. 아주 어린시절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다 담는 바람에 그의 철학이 돋보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어렵게만 느껴지는 실존의식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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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이 된 미술관 - 우리는 왜 미술 앞에서 구경꾼이 되었는가
니콜레 체프터 지음, 오공훈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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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이 욕을 먹던 시기가 있다. 우리에 동물을 가두어 두는 것 자체가 비인간적이라는 거다. 아니 비동물적이라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동물의 특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물원이 반드시 문제가 많은 시설만은 아니다. 오히려 야생에서 떨어져나와 보호받는 측면도 있다. 여하튼 중요한 건 눈에 보이는 대로 믿어서는 안된다.

 

유럽에 여행가면 반드시 들르는 곳이 미술관이다. 아무리 문외한이더라도 모나리자를 보지 않고 오면 왠지 찜찜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유명 전시관에는 연일 사람들로 들끓는다. 일종의 과시효과다.

 

문제는 미술작품을 동물처럼 바라보는 바람에 미술관이 동물원이 된다는 것이다. 곧 우루루 몰려다니며 아 저건 호랑이 이건 기린하며 유명 작품에 눈도장만 찍고 진정한 감상은 하지 않는다. 아니 할 여유가 없다.

 

저자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부럽다. 우리의 현실은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집 근처 현대미술관을 들러도 인사동의 전시실에 가도 사람들로 복작이는 장면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아주 가끔 외국 유명 화가의 작품이 오면 사정은 달라지지만 그것도 오픈빨이 통하는 며칠 뿐이다. 동물원이 되어도 좋으니 미술관이 사람들로 붐비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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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찍고 싶은 사진 - 대한민국 사진 고수들에게서 발견한 좋은 사진의 비밀
윤광준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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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사진에 빠져 살았다. 윤광준 덕이다. 촬영의 즐거움을 맛깔나게 소개한 책 덕이다. 마침 디카 열풍이 불었다. 큰 돈 들이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찰칵. 이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세상이다. 왠일인지 신비감이 너무 사라져버려서인지 예전처럼 설레임이 덜하다.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은 일반인들이 올린 사진에 윤광준이 해석을 달아 만든 책이다. 아무리 사진이 쉽다고 해도 프로 작가와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더 친근하다. 어딜 가든 남는건 사진뿐이 없다고 하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한다. 이사철만 되면 무수하게 버려지는 사진들. 이제는 그마저도 없어져 죄다 컴퓨터 파일로 저장되었다가 일제히 삭제되는 현실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사진은 기억을 일으키는 장치임에 틀림없다. 과거의 내 모습을 보면 과연 그 때 나는 무엇을 했는지 곰곰이 돌아보게 된다. 부지런히 사진을 찍는 이유는 앞으로 살 날에 대한 희망을 거두지 않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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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제임스 건 감독, 조 샐다나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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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하루만 무료라는 말에 시간을 때울겸 본 영화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다. 마블 시리즈라고 하는데 죄다 모르는 캐릭터라 조금 보다 재미없으면 끌까 생각하다가 끝까지 보고 말았다. 80년대 정서를 물씬 느끼게 하는 팝송과 황당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등장인물들 덕이었다. 마치 공들여 만든 B급 영화같다고나 할까?

 

기대없이 본 영화가 마음에 들면 왠지 돈을 번 것같은 기분이 든다. 감독이 만든 다른 영화도 기웃거리게 되고 후편도 보고 싶어진다. 아 이걸 노렸구나. 오늘 2편을 보러가기 위해 예매까지 마친 나는 과연 1편만큼 즐거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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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 레일라 하타미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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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게 뭐지 하며 밋밋하게 보다 점점 빠져들어가는 영화가 있다. <씨믹과 나데르의 별거>가 그렇다.

 

어렵사리 비자를 얻어 외국에 나가려는 아내, 그런 부인을 못마땅해 하며 절대 함께 갈 수 없다면 버티는 남편. 둘 사이는 냉냉해지고 결국 여자는 친정으로 잠시 도피한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풍경이다. 문제는 이들 사이에 치매 시아버지가 있었다는 것. 간병인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아이까지 딸린 여자는 한눈에도 아파보이지는 대안이 없다. 그러던 어느날 사건이 터진다.

 

어느새 이야기는 별거다툼에서 태아 살해사건으로 발전한다. 흥미로운 건 그 과정이 전혀 위화감없이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어떤 상황에 처하든 인간의 본성은 결국 이기적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쉬가드 파라디 감독은 이란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도 인류 보편의 문제를 건드린다. 모든 결과는 의도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인간은 한없이 어리석다.

 

덧붙이는 말

 

영화를 보는 내내 역사는 거꾸로 흐를 수 있음을 절감한다. 중동국가가운데 보기 드물게 세속화에 성공해 미국 못지않게 개방적이던 이란은 호메이니의 등장으로 정통 이슬람국가로 회귀한다. 여자는 희잡을 쓰고 남자들은 종교에 헌신한다. 그럼에도 몸에 배어 있던 상업적 색채는 완전히 빼지 못한다. 이 둘 간의 조화가 묘하게 어우러지는 재미도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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